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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업계 몰락] ①앤스로픽발 공포…묵시록 입에 올리는 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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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S포칼립스…앤스로픽 신규 법률 AI 서비스 방아쇠
투매세 대서양 모두서, 낙폭 15% 전후
AI 파운데이션 업체 수직통합 위협 현실화
창조 넘어선 대사멸? 묵시록 입 올리는 월가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산업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다는 공포가 주식시장을 넘어 신용시장까지 삼켰다.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법률 업무 자동화 도구 출시가 도화선이 돼 소프트웨어주 전반에 투매가 분출됐고 대체투자 운용사와 레버리지론 시장까지 연쇄적으로 흔들었다.

월가에선 'SaaS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SaaS(정기 과금제로 운영되는 클라우드 구동형 소프트웨어)와 아포칼립스(Apocalypse·대재앙)의 합성어다. 코로나19 사태를 전후로 해 급성장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이 이제는 AI라는 '운석'에 맞아 종말을 맞을 수 있다는 공포가 이 단어 하나로 압축·표현된 셈이다.

◆AI의 연쇄 침공

3일(현지시간) 투매세의 방아쇠는 앤스로픽이 사내 법무팀용 AI 생산성 도구를 공개하면서 당겨졌다. 계약서 검토와 법률 브리핑 작성을 자동화한다는 이 법률 특화 도구는 "모든 산출물은 공인 변호사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사용 단서를 달고 나왔지만 주식시장은 단서가 아니라 도구가 내장한 파괴력에 반응했다.

관련주 낙폭은 가히 폭락 수준이었다. 톰슨로이터스(TRI)가 16%, 리걸줌(LZ)이 20%, CS디스코(LAW)가 12% 떨어졌다. 모간스탠리의 토니 카플란 애널리스트는 톰슨로이터스 보고서에서 "법률 분야 경쟁 심화의 신호이며 잠재적 부정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앤스로픽발 충격은 기존 우려의 분출 형태다. 앤스로픽은 이미 지난달 업무 자동화 범용 도구 '클로드코워크'를 출시해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에 우려의 씨를 뿌린 터였다. 코워크는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사무 업무 전반을 AI로 대체할 수 있다는 염려를 키웠다. 이번 법률 플러그인은 그 범용 도구가 특정 전문 영역까지 파고들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알파벳(GOOGL)도 전선을 열었다. 텍스트나 이미지 프롬프트만으로 몰입형 가상 세계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 지니'를 선보이면서 비디오게임주까지 하락의 대열에 합류했다. 코딩 없이 게임 세계를 생성한다는 발상은 게임 개발 산업의 인력 구조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공포를 자극했다. 앞서 월가가 경고한 '바이브코딩(AI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코드 작성)의 게임 개발 침범' 가능성이 현실화한 셈이다.

◆광범위한 투매세

이날 투매세는 미국 주식시장 개장 전부터 시작됐다. 영국 런던에서 신용·마케팅 서비스 업체 엑스페리안(EXPN), 비즈니스·법률 소프트웨어 기업 렐엑스(REL),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가파르게 밀렸다. LSEG는 13% 하락했다. LSEG가 보유한 대규모 데이터 분석 사업부가 AI의 사정권에 든다는 해석이었다. 공포가 법률이라는 좁은 영역을 넘어 데이터 서비스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신호가 런던에서부터 먼저 발신된 셈이다.

뉴욕 주식시장이 문을 열자 소프트웨어주 투매는 본격화됐다. 골드만삭스가 산출하는 미국 소프트웨어주 바스켓은 6% 하락하며 작년 4월 '상호관세' 충격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100은 장중 2.4%까지 빠졌다. 소프트웨어주 ETF인 'IGV(종목코드)'는 5% 떨어지며 6거래일째 하락했다. 이 ETF는 1월 한 달 동안 15% 급락해 2008년 이후 18년 만에 최악의 월간 성적을 냈다.

법률 AI 스타트업은 이미 시장에 넘쳐난다. 하비AI가 지난해 6월 50억달러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책정)으로 자금을 유치했고 레고라는 작년 10월 기업가치를 18억달러에 평가받고, 이를 토대로 투자를 받았다. 2년 넘게 법률 AI 신규 기업들이 여럿 등장했고 자금 조달도 활발했다. 그랬던 만큼 이 영역의 경쟁 격화 자체는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앤스로픽이 "어마무시한" 이유

하지만 앤스로픽은 차원이 다르다는 설명이 나온다. 하비AI나 레고라 같은 스타트업은 앤스로픽 등이 만든 여러 LLM(대형언어모델) 모델 위에서 작동한다. 앤스로픽은 자체 LLM을 보유하면서 이를 특정 산업에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는 모델 개발사다. 흔히 부르는 '파운데이션 업체'다.

전문가들은 앤스로픽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수직계열화에 나서며 그 위에서 '장사'하던 입주 업체가 쫓겨나는 것은 기술 산업의 반복되는 패턴이라고 지적한다. 그 패턴이 현재 AI를 통해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 주식시장의 판단이다.

제프리스의 주식 트레이딩 데스크의 제프리 파부자 부사장은 소프트웨어주 전반의 무차별 투매세를 가리켜 'SaaS포칼립스'라 이름 붙였다. 그는 "'코를 막고라도 살 가격이 어디냐'고 물어도 확신 있는 답이 없다"면서 "모두가 가격 불문하고 내다 팔고 있다"고 전했다.

◆실적 복선

이미 이번 결산 시즌의 숫자에서 불안의 복선이 깔렸다. S&P 500 편입 소프트웨어 기업 가운데 매출이 월가 애널리스트 기대치(추정치 컨센서스) 넘은 비율은 67%에 그쳤다. 기술 업종 전체(83%)와 뚜렷하게 대비되는 수치다. 이익 전망치는 모두 웃돌았지만 장기 성장성을 둘러싼 의구심은 주가 방어막이 되지 못했다.

서비스나우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하이퍼스케일러로 분류되면서도 미국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FT)도 실적 실망감에 주가가 급락한 흐름을 피해가지 못했다. 서비스나우(NOW)와 SAP(종목코드 동일)가도 마찬가지다. 파부자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조차 고전하는 형국에 충격의 앞에 선 기업의 운명은 더 가혹할 것"이라고 했다.

파이퍼샌들러는 어도비(ADBE), 프레시웍스(FRSH), 버텍스(VERX·동명의 제약사 버텍스파마수티컬스와는 별개 기업)에 대해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파이퍼샌들러의 피츠시먼스 애널리스트는 "좌석 수(사용자당 소프트웨어 사용 권한) 감소 및 바이브코딩의 내러티브가 멀티플에 천장을 씌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로 AI가 코드를 작성하면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쓰는 개발자 '좌석'이 줄고 좌석이 줄면 SaaS 기업의 과금 단위 자체가 축소된다. 과금 모델의 기반이 침식될 수 있다는 우려다.

◆창조를 넘어선 대사멸?

전문가 사이에서는 현재 소프트웨어 업종이 경험하고 있는 것이 일종의 '창조적 파괴'의 범주에 속하는지 아니면 산업 자체의 소멸로 이어지는 '대사멸'인지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진다. 창조적 파괴라면 기존 기업이 도태되는 대신 새 승자가 부상한다. 하지만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운영의 상당 부분을 대체한다면 승자로 올라설 소프트웨어 기업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

제프리스의 파부자 부사장은 후자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소프트웨어가 인쇄매체나 백화점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고 했다. 인쇄매체는 디지털에, 백화점은 전자상거래에 시장을 통째로 내줬듯이 새 기술이 기존 소프트웨어 산업의 존재 이유 자체를 크게 잠식할 것이라는 논리다.

노트북 화면에 표시된 앤스로픽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LPL파이낸셜의 토마스 쉽 주식리서치 책임자는 "AI로 경쟁이 격화되고 가격 압박이 커지면서 경쟁 해자가 얕아졌다는 공포가 있다"며 "밸류에이션을 부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장의 최선 시나리오와 최악 시나리오 사이의 간극이 극단적으로 벌어져 소프트웨어 업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라고 헀다.

◆기회를 읽는 눈

물론 공포 속에서도 냉정한 계산을 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주식시장 전체가 업종 전체를 한 묶음으로 내다 팔 때 개별 기업의 체력 차이는 오히려 선명해지고 그 곳에서 투자 기회를 볼 수 있다는 관점이다. 예로 AI 기반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인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PLTR)는 지난 2일 분기 매출액 증가율을 70%로 보고해 월가 기대치를 넘어섰다. 연간 매출액 전망치도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관련 소식에 주가는 7% 급등했다. 

유럽의 시코모어 서스테이너블 테크펀드는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매수했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수익배율(PER)은 예상 연간 주당순이익 기준 약 23배로 근 3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온 상태다. 시세 보조지표인 RSI(상대강도지수, 14일)는 과매도를 시사하는 국면으로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주식 전반이 과매도 국면으로 떨어졌다.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 테크니컬 애널리스트는 "반등이 나올 만큼 과매도 상태"라고 했다. 그는 다만 "[소프트웨어 주식들이] 새로운 기반을 다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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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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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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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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