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보 게재 전 유예기간 사수 총력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한국산 제품 관세 인상(15%→25%)과 관련해 미 백악관이 구체적인 시행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시점을 둘러싼 긴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 국회의 '대미 투자 관련 특별법' 처리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적 모호성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시행 시점을 묻는 질문에 "시간표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백악관 무역팀이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답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를 기존 합의 수준인 15%에서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한국 국회가 미국 내 대규모 투자 이행을 뒷받침할 특별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며 관세 인상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관세 인상 행정 절차는 진행하면서도 시행 시기를 공개하지 않는 점을 두고, 한국 정치권에 "언제든 단행할 수 있다"는 압박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구체적인 발효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미국 내에서도 "실제 시점은 아무도 모른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우리 정부는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미국을 찾아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잇따라 면담을 갖고 관세 인상 보류를 요청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약속은 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 역시 미 국무부·에너지부 등 주요 인사들을 상대로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의지를 설명하며 전방위 설득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핵심 전략은 관보(Federal Register) 게재 후 유예기간(Grace Period) 확보에 맞춰져 있다는 평가다. 여 본부장은 귀국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관보에 게재되더라도 관세 인상이 즉시 발효되느냐, 아니면 1~2개월 정도의 여유를 두느냐가 관건"이라며 "그 기간 안에 한국 국회가 특별법을 처리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입법 지연 명분이 상당 부분 해소돼 관세 인상 철회 또는 조정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