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8일(한국시간) 열린 2025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전. 패한 한국의 김상겸(하이원)은 보드를 번쩍 들어올리며 은메달을 딴 감격을 은은하게 만끽했다. 승자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은 겹겹히 입은 상의를 하나씩 벗어 던지고 마치 킹콩처럼 포효했다. 영하 10도의 맹추위에도 흥에 겨워 맨몸으로 눈밭을 구르며 금메달의 기쁨을 자축했다.

이 장면은 즉흥적인 기쁨의 표출이 아닌 이미 계획된 시나리오였다. 오스트리아 알파인 스키의 전설인 헤르만 마이어에게 바치는 오마주였다. 마이어는 '헤르미네이터'라는 별명으로 1998 나가노 대회 대회전과 슈퍼 대회전에서 2관왕을 차지한 오스트리아 알파인 스키의 전설이다. 카를은 "오스트리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스키 선수 중 하나인 마이어가 종종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펼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도 항상 똑같이 해보고 싶었는데 베이징 대회 때는 감정이 너무 벅차올라 깜빡했다"며 "이번에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고 웃음을 지었다.

올해 40살로 개막식에서 오스트리아 선수단 기수를 맡았던 카를은 통산 5번째 올림픽에 출전했다. 2010 밴쿠버 대회 평행대회전 은메달로 처음 시상대에 선 카를은 2014년 소치 대회에선 평행회전 동메달에 이어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첫 금빛 질주를 펼친 뒤 이번 대회에서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40세 115일의 나이로 금메달을 따내며 역대 동계 올림픽 개인 종목 최고령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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