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중요임무종사·위증 유죄, 직권남용은 무죄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법정을 나서자, 긴장감이 감도는 법정 안에는 딸의 "아빠 괜찮아, 사랑해, 힘내"라는 외침과 아내의 "우리가 진실을 아니까"라는 응원이 울려 퍼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1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다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선고 과정은 생중계됐다.
이날 오후 1시 57분 재판부가 먼저 법정에 들어섰다. 류경진 재판장은 스테이플러로 찝은 얇은 A4 용지 묶음을 들여다보며 선고를 준비했다.
당초 선고 공판은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 전 장관의 도착이 지연되면서 예정보다 17분 늦은 오후 2시 17분께야 시작했다.
오후 2시 17분께 법정 문이 열리고 이 전 장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색 줄무늬 정장 차림의 그는 법정 입구에서 수갑을 풀고 들어와 재판부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방청석에는 아내와 딸이 자리했다. 이 전 장관은 잠시 아내와 눈을 마주친 뒤 허리를 곧게 세운 채 피고인석에 섰다. 공소사실이 낭독되는 동안 그는 대체로 무표정을 유지했지만, 때때로 눈을 지그시 감거나 천장을 올려다보는 모습도 보였다.

재판부가 적용된 3개 혐의의 공소사실과 쟁점별 유무죄 판단을 차례로 읽어 내려가며 "(피고인의) 이에 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힐 때에도 그는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윤석열이 국회 내부로 들어가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대목이 언급되자, 잠시 입술을 굳게 다문 채 깊게 숨을 내쉬는 모습이 포착됐다.
선고가 중반을 넘어서자 법정의 공기는 더욱 무거워졌다. 이날 재판부는 양형이유에서 "내란죄는 사회 근간을 뒤흔드는 국가적 범죄로 피고인 등의 내란행위는 폭력적 수단으로 국가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것으로 민주주의 핵심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헌법 의무를 부담함에도 소방청에 직접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해 내란에 가담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이 내란을 적극적으로 만류했다고 볼 자료가 없고 내란 행위의 진실을 밝히고 합당한 책임 지기는커녕 위증까지 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대목에서 방청석에 앉아 있던 가족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는 모습도 포착됐다.
오후 3시께 "피고인을 징역 7년에 처한다"는 주문이 낭독됐다. 이 전 장관은 끝까지 재판부를 바라본 채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일부 무죄 부분에 대한 공시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변호인과 짧게 상의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퇴정 직전 방청석에서 딸이 "아빠 괜찮아, 사랑해. 힘내"라고 외쳤고, 아내도 "우리가 진실을 아니까"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옅은 미소를 지은 채 가족을 향해 손을 흔들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법정 밖에서는 지지자들이 "장관님 명예를 회복시켜 드리겠다"고 외쳤다.
한편 장우성 내란 특검보는 이날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형량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판결 이유를 면밀히 분석한 후 항소 여부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