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수사 장기화에 재산 은닉…환수율 8.84% 그쳐"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의사 명의를 빌려 불법으로 운영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이 건강보험 재정을 잠식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익 창출을 위해 유령 환자 동원, 과잉진료, 진료비 허위 청구 등이 반복되지만 수사는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전문성과 인력 부족으로 수사 효율이 낮은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에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재명 정부 들어 힘을 얻고 있다.
문정욱 건보공단 광주동부지사장은 지난 13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경찰 수사가 장기화되는 동안 불법 개설자들이 재산을 은닉하거나 빼돌리는 사례가 많다"며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특사경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문 지사장은 "불법 개설 의료기관과 면허 대여 약국 수사를 현재는 경찰과 검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며 "3개월 이내 수사가 종결되는 경우는 5%에 불과하고 최장 4년 6개월이 걸린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무장병원 등 불법 기관들의 부당이득 규모가 약 2조8000억 원에 달하지만 수사 장기화 탓에 환수율은 2025년 11월 말 기준 8.84%에 그쳤다"며 "건보 재정의 심각한 누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지사장은 "공단에 특사경이 도입되면 그간 축적된 행정조사 경험과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기반으로 신속하고 전문적인 수사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연간 약 2000억 원 규모의 재정 누수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경찰이 3000여 개 범죄 유형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반면, 공단은 보건의료 분야에 특화된 전문성과 2000여 건의 불법 개설기관 조사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사경 도입이 자칫 조직의 비대화와 권한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수사 범위는 불법개설 의료기관, 약국으로 엄격히 한정된다"며 "일반 의료 행위나 부당 청구에 대한 수사는 하지 못하고 명백히 불법개설기관에 대해서만 한정적으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사경 도입의 본질은 권한 확대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데 있다"며 2018년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사무장병원) 화재 사고'를 예로 들었다. 당시 병원 이사장이 비용을 아끼기 위해 스프링클러 등 기본 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47명이 사망하고 112명이 부상했다.
문 지사장은 "간호조무사가 성형 전문의 행세를 하다 환자가 눈을 감지 못하는 영구 장애를 입은 사례도 있었다"며 "사무장병원은 국민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경고했다.
끝으로 그는 "특사경 도입은 건강보험 재정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이자 건전한 의료 환경을 만드는 출발점"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이 반드시 올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