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침착했던 미하일 샤이도로프(카자흐스탄)가 금메달 차지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은 대회 전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말로 막을 내렸다.
당초 판도는 비교적 뚜렷했다. '쿼드(4회전)의 제왕'으로 불리는 일리야 말리닌(미국)을 중심으로 아당 샤오잉파(프랑스), 가기야마 유마(일본) 등이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지난 11일(한국시간)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는 말리닌이 108.16점으로 1위에 올랐고, 가기야마가 103.07점으로 2위, 샤오잉파가 102.55점으로 3위를 차지하며 예측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14일(한국시간) 진행된 프리스케이팅에서 상황은 급변했다. 마지막 조에 들어서며 순위 변동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빙판 위에서는 연쇄적인 실수가 쏟아졌다.
19번째로 연기에 나선 차준환(서울시청)은 두 번째 점프인 쿼드러플 토루프에서 착지에 실패했다. 수행점수(GOE) 4.75점이 깎였고, 감점 1점까지 더해지며 최종 총점 273.92점을 기록했다. 동메달을 차지한 사토 순(274.90점)과는 불과 0.98점 차이였다. 작은 실수 하나가 메달 색을 가른 셈이다.
이어 등장한 샤오잉파는 더욱 크게 흔들렸다. 첫 과제 쿼드러플 러츠를 시작으로 쿼드러플 토루프, 쿼드러플 살코에서 잇따라 불안한 착지를 보였고, 트리플 악셀-더블 악셀 시퀀스에서도 완성도가 떨어졌다. 무려 세 차례 이상의 점프 실수가 나오며 메달 경쟁에서 멀어졌다.
이어진 가기야마도 실수를 난발했다. 그는 첫 점프 쿼드러플 살코부터 균형을 잃었고, 이어 쿼드러플 플립과 쿼드러플 토루프까지 4회전 점프 세 개를 모두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안정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최강자'로 불린 말리닌도 예외는 아니었다. 쿼드러플 악셀을 포함해 4회전 점프 7개를 배치하는 고난도 구성을 들고 나왔지만, 첫 쿼드러플 플립을 성공한 이후 흐름이 급격히 무너졌다.
필살기인 쿼드러플 악셀을 싱글로 처리하며 흔들린 그는 이후 쿼드러플 루프를 더블로 처리했고, 후반부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넘어지며 연결 점프를 수행하지 못했다. 쿼드러플 살코-트리플 악셀 시퀀스 역시 첫 점프에서 무너지며 연기를 마쳤다.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156.33점, 해당 부문 15위에 그쳤다. 쇼트 점수를 합한 총점 264.49점으로 최종 8위. 금메달은 물론 메달권에도 들지 못하는 결과였다.

경기 후 말리닌은 올림픽 특유의 압박감을 털어놓았다. 그는 "올림픽이라는 무대의 무게가 생각보다 훨씬 크게 느껴졌다"라며 "금메달 유력 후보가 실전에서 무너진다는 '올림픽 징크스'가 결국 현실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전까지는 자신감이 넘쳤지만, 막상 시작하니 모든 것이 순식간에 흘러가 버린 느낌이었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만큼 정신이 없었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고개를 떨군 사이, 가장 침착했던 선수가 정상에 섰다. 미하일 샤이도로프(카자흐스탄)는 큰 실수 없이 프로그램을 완주하며 총점 291.58점을 기록,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