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포지션을 옮기는 구단의 결정에 대해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스스로를 향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가진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해리슨 베이더를 데려오면 외야 수비가 훨씬 좋아질 걸 알고 있다. 우익수로 옮기는 결정을 내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팀을 돕기 위해 필요한 건 뭐든 해야 한다. KBO리그에서도 맡아본 포지션"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 내가 중견수를 더 잘했다면 팀이 날 그 자리에 계속 뒀을 것이다. 하지만 팀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 나는 항상 팀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겨울 수비 스페셜리스트 베이더와 2년 2050만 달러 계약을 맺고, 주전 중견수로 내정했다. 최근 2년간 외야 수비 지표가 리그 최하위권으로 추락한 샌프란시스코는 2021년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베이더에게 센터를 맡기고, 이정후를 코너 외야인 우익수로 돌리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을 했다.
그렇다고 이정후의 포지션 변경은 '좌천'이 아니다. 버스터 포지 야구부문 사장과 잭 미나시안 단장은 이날 이정후와 면담에서 우익수 전환 방침을 설명했다. 미나시안 단장은 "키움 시절 이정후가 2017~2020년 4년간 우익수로 뛴 경험이 있고, 내부 분석에서도 그의 점프·루트·송구 강도를 다른 우익수들과 비교해 볼 때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정후의 포지션 변경은 오라클파크의 구장 특성도 크게 작용했다. 샌프란시스코 홈구장은 우중간이 깊고, 우익수 쪽 펜스 구조가 독특해 중견수와 우익수의 협업이 중요하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오라클에는 중견수와 우익수 두 명이 모두 필요하다. 이정후는 원래 중견수였기에 전체 외야 수비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우리 홈구장이 워낙 특이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그의 개방적인 태도와 훈련 의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오히려 이정후의 장점, 특히 송구 능력을 극대화할 기회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평균 송구 속도 91마일대(시속 약 147km)를 기록하며 리그 상위 10%의 강한 어깨를 증명했다. 코너 외야수에게 송구 능력이 중요한 점을 고려하면, 포지션 변경이 수비 부담을 분산시키면서 팀 기여도는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구단 분석이다.
이정후는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기 위해 '전담 멘토'도 찾았다. 지난해까지 샌프란시스코 우익수로 활약했던 마이크 야스트르젬스키(애틀랜타)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할 계획이다. 그는 "몇 주 후 야즈에게 전화를 걸어 우익수에 대해 물어볼 것"이라며 "오라클파크 우익수 자리가 얼마나 복잡한지, 거기서 무슨 일들이 일어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라고 말했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