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제2차 내각 출범과 함께 장기 정권을 염두에 둔 정치 기반 강화 전략에 나섰다. 핵심 키워드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다.
정부 주도의 투자를 통해 경제 성장의 실감을 국민에게 확산시키고, 이를 정권 지지 기반으로 선순환시키겠다는 구상이다.
18일 국회에서 진행된 총리 지명 선거를 통해 연임이 확정된 다카이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신임에 겸허히, 그러나 대담하게 응하겠다"고 밝히며 향후 2년을 경제 성과 가시화의 기간으로 못 박았다.
지난 8일 실시된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연립여당이 전체의 4분의 3을 넘는 의석을 차지하며 '절대 안정 다수'를 확보한 점도 다카이치 정권의 정치적 여력을 크게 넓혔다.

다카이치 총리의 기본 전략은 단순하다. 경제 성장의 실감을 국민이 느끼게 함으로써 정치적 신뢰를 공고히 한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은 재정지출을 단순 경기부양 수단이 아닌 미래 투자로 전환해, 국내총생산(GDP) 확대→세수 증가→국채비율 안정이라는 선순환을 구축하려는 접근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의 잠재성장률이 낮은 근본 이유는 국내 투자의 부족"이라 강조하며,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전략 산업에 장기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시정방침 연설에서는 반도체·AI·조선 등 17개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다년도 별도 예산 편성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할 전망이다. 또한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식료품 소비세 2년간 면제 조치도 단기 물가 안정에서 나아가 내수를 끌어올리는 성장 방편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재정 확장과 시장 신뢰가 양립할 수 있을지 여부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채시장 불안을 의식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 시장의 신뢰를 얻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으나, 국채 발행이 늘면 장기금리 상승과 엔저 심화, 물가 자극 등의 부작용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성장 전략 재원 확보를 얼마나 '국채 의존 없이' 조달하느냐가 정책 실현력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 모델은 분명하다. 2012년 출범한 제2차 아베 정권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집권 초기에 과감한 금융 완화와 재정 지출, 성장 전략을 결합한 '아베노믹스'를 통해 경기 회복과 주가 상승, 고용 개선이라는 정치적 성과의 연쇄를 만든 뒤 안보법제 등 보수 아젠다로 확장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경제 성과를 발판으로 '강한 일본'을 내세운 보수 정책 ▲국가정보국 신설 ▲경제안보 강화 ▲방위력 증강 ▲스파이방지법 제정 ▲헌법 개정 등을 차례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 아베 시대 이후 일본 정치의 불안정은 뚜렷했다. 5년 사이 네 명의 총리가 교체되며, 정책 연속성이 흔들렸다. 다카이치 총리가 그 흐름을 되돌리려면 임기 첫 2년 안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
경제 성장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현실로 만들 때만, 그가 추구하는 장기 정권의 패러다임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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