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신뢰 기반 서비스 경쟁으로 시장 재편 가속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중고차 산업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직영 판매, 렌털, 딜러 중개 등 각 기업이 특정 영역에 집중하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경매·수출·직접 매입·플랫폼 거래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며 경계를 허무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거래 채널을 넘어 차량 확보·유통·재판매·데이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통합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전략 경쟁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1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케이카는 올해부터 개인 간 거래를 지원하는 C2C 안심직거래 서비스 등 신사업을 개시하며 거래 형태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효시장을 확장하고 향후 수익 모델 또한 다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간 거래 시장은 명의 이전 기준으로 전체 중고차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영역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성장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국토교통부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등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시장은 연간 230만~250만대 수준의 거래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개인 간 거래 비중은 약 50%에 달한다.
직영 판매 과정에서 축적해 온 품질 관리와 클레임 최소화 프로세스를 개인 간 거래 지원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보는 신뢰 기반 거래 모델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거래 중 개인 간 이전 비중이 적지 않아 C2C 영역까지 포괄하면 전체 거래 시장을 더 넓게 볼 수 있다"며 "플랫폼이 단순 광고를 넘어 차량 진단과 거래 절차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입한다면 소비자 신뢰를 유지하면서 거래 규모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기반 내차팔기 서비스로 성장한 헤이딜러는 개인 간 거래 플랫폼에서 출발해 B2C 직접 매입·판매 서비스 '내차 구매'를 도입하며 사업 구조를 수직 확장하고 있다.
차량 진단 결과 공개와 이력 조회 기능을 통해 거래 투명성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진단·평가 영역 기업 인수를 통해 서비스 체계를 통합하는 전략도 병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헤이딜러의 행보를 단순 중개 플랫폼에서 차량 매입·정비·판매까지 아우르는 구조로의 전환 신호로 해석한다.

렌터카·리스 자산 운영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롯데렌탈 역시 중고차 유통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있다. B2B 경매와 수출 중심 구조에서 나아가 UAE 두바이에 해외 법인을 설립해 중동·북아프리카·CIS 지역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고차 브랜드 'T car'를 출시해 B2C 소매 판매 시장에도 본격 진입했다. 수도권 매매센터를 기반으로 판매량 확대에 나서며 렌털 자산을 활용한 안정적인 매물 확보 능력을 유통 경쟁력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기업들이 기존 사업 영역을 넘어 확장 전략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시장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차량 이력 데이터 공개 확대와 온라인 거래 환경 정착으로 정보 비대칭이 완화되면서 유통 단계의 역할이 재정의되고 있고, 매물 확보 능력과 거래 신뢰 인프라, 가격 경쟁력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 수출, 경매, 직접 판매 등 복수의 유통 채널을 확보할 경우 경기 변동이나 내수 수요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는 점도 확장 전략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기업들이 기존 본업에 머무르기보다 잘하던 영역을 기반으로 인접 사업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본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고 고객 접점을 확장하면서, 단순 거래를 넘어 종합 모빌리티 유통 서비스로 진화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