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핵 합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초기 단계의 제한적 군사 타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백악관이 승인할 경우 수일 내 이뤄질 수 있는 1차 공격은 이란 내 일부 군사·정부 시설을 표적으로 삼는 제한적 공습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이란을 협상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경고성 조치' 성격이지만, 만약 이란이 핵 농축 활동 중단 요구를 거부할 경우 미군이 이란 정권 시설에 대한 광범위한 공세를 펼칠 것이며, 이는 이란 정권 전복을 목표로 할 수 있단 전언이다.

이 같은 '초기 제한 타격' 옵션은 그간 공개적으로 보도된 적은 없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한 보복 차원을 넘어, 군사력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 친(親)미 성향의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WSJ는 진단했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규모 공습으로 시작해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거나 정권이 붕괴할 때까지 공격 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방안을 실제로 얼마나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고위 참모진은 최근 수주간 이 옵션을 대통령에게 보고해왔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더 대규모 군사 캠페인 논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앞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관련 향후 조치를 10일 내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며, 이후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15일이 최대 한도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만들거나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의 애나 켈리 대변인은 구체적 대응 방안에 대해 "대통령만이 자신이 무엇을 할지 혹은 하지 않을지 안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규모의 공격도 최종 승인한 상태는 아니라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검토 대상에는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한 일주일가량의 집중 공습부터, 군·정부 시설에 대한 단기적 파상 공습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일부 미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격이 이란의 강경 보복을 촉발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번 검토는 트럼프 대통령 1기 당시 북한을 상대로 논의됐던 이른바 '코피 작전(bloody nose)'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 2018년 미·북 간 핵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 당시 행정부는 북한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제한적 선제 타격을 검토했으나 결국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핵 포기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외교 채널도 병행되고 있다. 미 고위 당국자들은 이번 주 이란 측과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은 이란의 핵 활동 전면 중단과 함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및 역내 무장세력 지원에 대한 제약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포괄적 합의안을 거부하고 있으며, 핵 활동과 관련해 제한적 양보만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핵무기 획득을 추구한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주장했다.
협상 교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동 인근에서 미군 전력 증강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수일간 최신예 F-35 및 F-22 전투기가 중동 지역으로 이동했으며, 공격기와 전자전기를 탑재한 두 번째 항공모함도 배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공중 작전을 조율하는 지휘통제기와 주요 방공 전력도 속속 전개되고 있다.
이란 역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 항공모함을 침몰시킬 수 있으며, 미군을 다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제한적 타격이 협상용 압박 카드로 작동할지, 아니면 중동 지역의 또 다른 군사 충돌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