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26은 자동화로 반복 절차 대신 처리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경량 설계 주목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지난해 공개된 갤럭시 S25는 인공지능(AI) 사진·오디오 지우개 기능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 속 인물을 감쪽같이 지워내고, 영상에서는 불필요한 소음을 분리해 제거하는 경험은 단순 편집을 넘어 결과물을 바꿔놓는 수준이었다. 당시에는 스마트폰 교체를 고민하게 만들 만큼 분명한 '와우 포인트'가 있었다.
반면 이번 갤럭시 S26 시리즈는 결이 다르다. "우버로 금문교 가는 택시를 불러줘"라고 말하면 앱을 실행해 목적지를 입력하고 호출 준비까지 마친 뒤 최종 선택만 사용자에게 맡긴다. 감탄을 유도하는 기능보다는 반복되고 번거로운 절차를 대신 처리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눈에 띄는 한 방을 기대했다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대신 귀찮은 일을 줄여주는 구조는 분명 현실적이다.
◆ 지하철에서 빛날 기술,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을 방문해 직접 갤럭시 S26 시리즈를 체험해봤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기능은 의외로 AI가 아니었다. 울트라 모델에 처음 적용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였다.

해당 기능을 활성화한 뒤 측면에서 화면을 들여다보면 텍스트와 이미지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거의 인식되지 않는다. 시중의 사생활 보호 필름과 달리 상시 부착이 아니라, 필요할 때 켜고 끌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금융 앱 실행 시 자동으로 전환되도록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 환경을 떠올리면 체감도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버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비중이 높은 한국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활용성이 높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메시지를 만들기 쉬운 기능이다.
다만 완벽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프라이버시 모드를 켜면 정면 시야각이 다소 좁아지는 느낌이 있었고, 밝기도 미세하게 낮아진 인상이 남았다. 보안성과 시인성 사이에서 어느 정도 타협이 이뤄진 셈이다. 운전 비중이 높은 미국 등 시장에서는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지역별 체감 온도차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 AI, 감탄보다 '대신 처리'에 방점
AI 자동 실행 기능은 이번 시리즈의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우버로 금문교 가는 택시를 불러줘"라고 말하자 갤럭시 S26은 우버를 실행하고 목적지를 입력한 뒤 호출 준비 단계까지 진행했다. 그 사이 다른 앱으로 이동해 메시지를 보내거나 영상을 시청해도 흐름은 유지됐다.

호출 직전 단계에서 알림이 뜨고, 차량 종류를 선택하라는 안내가 나온다. 모든 과정을 대신 처리하되 최종 선택은 사용자에게 남겨두는 구조다.
문제는 이 구조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작동하느냐다. 시연 환경에서는 매끄럽게 이어졌지만, 실제 일상에서 네트워크 환경이나 앱 연동 오류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복수의 앱을 자동으로 넘나드는 구조인 만큼 안정성이 곧 경쟁력이다.
'나우 넛지(Now Nudge)' 기능이나 퍼플렉시티 전환 등 일부 AI 기능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전작에도 적용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기능별·모델별 지원 범위에 따라 사용자 체감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다.
◆ 포토 어시스트, 합성은 아쉬웠고 생성은 놀라웠다
'포토 어시스트' 기능은 기대와 아쉬움이 동시에 남았다. 셀카 배경을 금문교로 바꾸는 작업은 비교적 자연스러웠다. 배경과 인물의 톤이 크게 어긋나지 않았고, 일상적인 SNS 활용 수준에서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반면 모자를 촬영한 후 "이 모자를 씌워줘"라고 지시해 인물에 적용하는 기능은 어색함이 남았다. 모자와 머리카락의 경계선 처리, 조명 방향에서 인위적인 느낌이 뚜렷했다.

반면 생성 기능은 완성도가 높았다. 잘라먹은 케이크 사진을 찍은 뒤 "홀케이크로 바꿔줘"라고 지시하자 약 4~5초 만에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생성됐다. "초를 더해줘", "불을 붙여줘"라는 추가 요청에도 어색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 튀지 않는 색, 길어진 교체주기
이번 시리즈는 AI 기능과 카메라 개선 등 내부 진화가 분명했다. 그럼에도 막상 손에 쥐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건 '가벼워졌다'는 인상이었다. 두께와 무게가 소폭 줄었고, 그립감 역시 전작보다 정돈됐다.
하드웨어를 강화하면 보통 무게와 두께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특히 고해상도 카메라 모듈과 발열 제어 구조를 보강하면 설계 부담은 커진다. 그럼에도 외형상 변화가 크지 않게 느껴지는 점은 의외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능을 추가하면서도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크기와 무게를 유지하는 것이 사실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기능을 늘리면서도 사용자 체감 변화를 최소화하는 설계가 더 어려운 과제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갤럭시 S26은 눈에 띄는 디자인 변화 대신 미세 조정을 택했다. 내부는 복잡해졌지만 외형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확 달라졌다"는 감탄보다 "부드러워졌다"는 인상이 먼저 남는다.
색상 변화도 눈에 띈다. 이번 갤럭시 S26 시리즈는 전반적으로 쨍한 컬러를 배제했다. 과거 일부 모델이 과감한 색감으로 화제를 모았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차분해졌다. 갤럭시 노트8이 이른바 '용달 블루(딥씨 블루)'라는 별명으로 불렸고, 갤럭시 S9이 '고무 대야 레드(버건디 레드)'라고 불리던 시절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당시에는 파격적인 색상이 눈길을 끌었지만 호불호도 뚜렷했다.

코발트 바이올렛, 화이트, 블랙, 스카이 블루 등 차분한 색상이 중심이다.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자극적인 색으로 교체 욕구를 자극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쉽게 질리지 않는 선택을 했다. 단기 판매보다 장기 사용 경험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