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자유학기제가 전국 전면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다. 한 학기 동안 시험 부담을 내려놓고 스스로의 꿈과 끼를 발견하도록 설계된 이 제도는 현장에서는 종종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직업 박람회, 연봉 순위표, 미래 유망 직종 강연.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정보는 넘쳐나는데, '무엇이 나를 설레게 하는가'를 묻는 시간은 좀처럼 마련되지 않는다. 35년간 중학교 교단에 서 온 교육자 임하순이 펴낸 신간 '너만의 풍차를 찾아라'는 바로 그 물음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기존의 진로 교육이 안고 있는 역설을 정확히 짚는다. 유망 직업 목록, AI가 대체할 직종 분류, 연봉 상위 직군 통계 등이 모든 '정보 중심 진로서'는 청소년을 안심시키기는커녕 더 깊은 혼란 속으로 밀어 넣는다는 것이다. 시장의 언어로만 진로를 이야기할 때, 아이들은 '나는 무엇에 끌리는가'를 묻기 전에 '무엇이 안전한가'를 먼저 계산하게 된다. 저자의 말을 빌리면, "무엇이 유망한가만 가르쳤지, 무엇이 나를 설레게 하는지는 묻지 않았다."
책 전체가 그 비판에 대한 대안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진로 탐색의 출발점을 '시장 가치'가 아닌 '자기 발견'에 두고, 청소년 스스로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책의 구성 방식이 흥미롭다. 세르반테스의 고전 '돈키호테' 서사를 뼈대로 삼아, 진로 여정을 '나·세상·경제·표현·미래'의 다섯 단계로 설계했다. 돈키호테가 라만차 들판의 풍차를 향해 돌진한 이야기는, 세상이 어리석다고 비웃은 그 행위 안에 자신만의 가치와 용기가 있었다는 점에서 재해석된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묻는다. 너만의 풍차는 무엇이냐고.
다섯 단계의 여정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첫 번째 '나'에서는 자신의 꿈과 가치를 발견하고, 두 번째 '세상'에서는 신문 읽기와 NIE(신문활용교육)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기른다. 세 번째 '경제'에서는 용돈 관리와 기본적인 경제 감각을 익히고, 네 번째 '표현'에서는 글쓰기와 말하기로 자신을 드러내는 법을 배운다. 마지막 '미래'는 그 모든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단계다. 각 챕터는 개념 설명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교실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워크북과 연결된다. NIE 1세대 교육 혁신가로서의 경력이 이 책의 실용성에 깊이 녹아 있는 대목이다.
저자 임하순은 중학교 교사로 시작해 교감, 교장을 거치며 35년간 교단을 지켰다.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이사, 서울글로컬교육연구원 이사로 활동 중이며,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교사행복대학을 수료한 교육자이기도 하다. 그가 뉴욕 카네기홀에서 정지용의 시 '향수'를 낭송한 시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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