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정부와 건설업계 비공개 회의 진행
정부 "핫라인 통한 실시간 점검에 집중"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중동 지역의 전운이 고조되면서 정부와 국내 건설업계가 현지 체류 근로자의 안전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모으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중동 현장의 출장과 이동을 전면 제한하며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정부는 현장과의 직접 소통을 강화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대형 건설사가 현재 중동 상황에 긴급 대응하며 현지 체류 근로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연합군은 지난 2월 28일 '에픽 퓨리' 작전을 개시했다. 이란 수뇌부가 궤멸적 타격을 입고 최고 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는 등 중동 전역이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에 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인근에 위치한 미군 기지에 보복 대응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 글로벌 경제 전반에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 현재 이란 현지에 지사를 두고 있는 대형 건설사는 DL이앤씨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해당 지사 직원 1명이 지난 1월에 이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선제적인 대피를 완료해 현재 이란 내 체류 중인 인원은 없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중동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핵심 사업장으로는 ▲현대건설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현장 ▲대우건설 이라크 알포 신항만 개발 현장 ▲삼성E&A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 현장 ▲한화 건설부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 등이 있다. 아직까지 한국 기업 측에 접수된 직접적인 피해 현황은 없다.
각 건설사들은 중동 현지와 실시간으로 긴밀하게 소통하며 파견된 직원들을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거나 불필요한 외출을 최소화하도록 강력히 지시했다. 현장 임직원과 그 가족들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비상대응체계를 일제히 가동해 대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총 19개 중동 현장에 대해 업무상 출장과 개인 휴가 등 모든 이동을 전면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대우건설 역시 중동 지역의 영공 폐쇄 조치에 따라 현장 인력의 휴가와 출장을 전면 중단했으며, 사전에 수립된 육상 및 해상 루트를 통한 직원 철수 계획을 재차 점검하며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E&A 또한 철저한 비상대응체계 하에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한화 건설부문의 경우, 파견된 현지 임직원의 안전 보장을 위해 주이라크 대사관 및 이라크 군·경찰과 상시 협력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 부처와 유관 기관인 해외건설협회 또한 현장과 핫라인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대피로를 점검하고 출장을 통제하는 모습이다. 지난 3일 주요 건설사들이 참여한 비공개 회의를 열어 현장 안전과 공정 차질 가능성을 논의했다. 불필요한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의를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현장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지속적인 상황 파악에 나섰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정부 차원에서 중동 현지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해외 각 현장별로 별도의 안전 대책이나 비상 대피 대책을 모사전에 마련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이란과 이스라엘 지역 외에서 현장이 전면 철수하거나 하는 등의 극단적인 경우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현재 공사는 발주처와 기업 간의 계약 상황이므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철수 명령을 내리지는 못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협회 또한 현지에 진출한 업체와 하루 3번씩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소통망을 가동하고 있다. 협회 측은 "전쟁 상황으로 인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운 곳이 많아, 현지 근로자들은 현재 배정된 숙소나 확보된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며 "향후 인력 피해 발생 등 상황의 변동이 생길 경우 즉각적인 조치와 함께 관련 대응 자료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