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혁신·OLED 경쟁력으로 위기 돌파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중동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겹치면서 디스플레이 업황이 하반기로 갈수록 악화될 수 있다고 국내 디스플레이 양대 기업 수장들이 전망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세트 업체의 원가 부담 확대와 원유·물류비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원가 구조 혁신과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경쟁력 강화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메모리값 상승 변수…패널 판가 압박 우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6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상반기는 지난해 탄성을 받아 괜찮을 것 같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도 같은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메모리 가격 상승이 (디스플레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이를 방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하면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예의주시하며 관리 중"이라고 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은 디스플레이 업계의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범용 D램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부터 약 1년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메모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세트 제품 원가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패널 가격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원가 부담 극복 방법 사실상 없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도 디스플레이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원유 가격 상승과 물류비 확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 뿐 아니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석유로 만드는 필름 등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원가 부담을 극복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비도 상승할 것이고, 원유 가격이 올라가면서 필름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다 올라갈 것"이라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원가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사장 역시 중동 사태의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태가 길어지는 경우에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영향이 없지만 더 길어진다면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의주시하면서 관리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 "원가 혁신·협력사 공조"…위기 속 경쟁력 강화
이 같은 경영 환경 악화 가능성 속에서 양사는 원가 구조 혁신과 협력사 공조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사장은 "사실상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 같다"며 "전 업계가 동일하게 겪는 상황에서 결국 여기서 어떻게 더 경쟁력을 가져가느냐가 포인트"라고 짚었다. 그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꾸준히 추진해 온 원가 구조 혁신과 협력사들과의 긴밀한 노력을 통해 이 과정을 잘 극복해 내면 그것이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 역시 "(메모리 가격 인상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아직까지 (판가 인하 압력 등) 큰 영향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면서도 "현실화할 경우 방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 수급 상황에 맞도록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AI 시대 OLED 기회…IT용 8.6세대 투자 속도
양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 사장은 "메모리 품귀로 세트 업체들이 AI가 탑재된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하는 한편 다양한 형태의 엣지 디바이스를 시도하고 있는 만큼, AI 기능을 직관적으로 시각화하고 제어하는 최적의 솔루션인 OLED에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IT용 8.6세대 OLED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장은 "현재 8.6세대 투자는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으며 생산도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IT 기기에 접목되는 AI 기술과 OLED의 특장점이 잘 어우러져 시장에 새로운 붐을 일으킨다면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3년 약 4조1000억원을 투자해 8.6세대 OLED 생산 라인을 구축했으며, 최근 고객사에 양산 샘플을 유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 차세대 기술 대응도 강조
양사 수장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로 주목받는 '글라스 인터포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사장은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저희도 내부적으로 그 기술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 역시 차세대 기술 대응 의지를 밝혔다. 그는 "폴더블, 글라스 인터포저 등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고 있고 사업화가 가시화되는 시점을 따져 적기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