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뢰성 P-OLED 강점·경쟁사와 격차 확대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미래 핵심 먹거리로 낙점하고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양사는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검증된 고신뢰성 기술을 로봇 인터페이스로 이식해 중국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격차를 벌린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잇는 로봇 OLED가 K-디스플레이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로봇 관련 기술을 나란히 공개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내나 서비스, 가정용으로 활용되는 휴머노이드는 정보 전달과 상호작용을 위해 디스플레이 채택 비율이 최대 8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로봇에 요구되는 패널 규격이 기존 차량용 규격과 유사해 해당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국내 기업들의 OLED 기술이 시장 표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디스플레이 업계 중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AI 칩 파운드리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테슬라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대형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IT 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삼성 OLED 패널이 테슬라 옵티머스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최신 모델의 안면 디스플레이를 삼성이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정철동 사장을 필두로 기술 초격차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 사장은 CES 2026 현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자동차 규격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대응에 자신감이 있다"며 "P-OLED(차량용 OLED) 기술력을 통해 로봇의 곡면 안면부 등을 충분히 구현하며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볍고 충격에 강한 P-OLED는 인간의 안면 곡선과 유사한 형태 변화가 가능해 기술적 진입장벽을 구축하기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의 가정용 로봇 '클로이드' 등 그룹 내 로봇 생태계와 연계해 실질적인 성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로봇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 요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은 지난해 약 24억3000만 달러(약 3조5700억 원)였지만, 2032년 660억 달러(약 9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골드만삭스 역시 2035년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가 380억 달러(약 55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2050년 전 세계에 약 10억 대의 휴머노이드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봇이 피지컬 AI의 결정체로 진화하면서 인간과의 소통을 담당하는 화면은 이제 선택이 아닌 기본 사양이 되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로봇이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함에 따라 고화질과 형태 자유도를 갖춘 OLED가 로봇 시장의 필수 인프라로 안착할 것"이라며 "삼성과 LG가 차량용 시장에서 쌓은 고도의 신뢰성 데이터는 후발주자들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든 강력한 무기"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로봇이라는 새로운 폼팩터를 얼마나 빠르게 선점하느냐에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의 미래가 달라질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해당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역시 미래 산업의 핵심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된 피지컬 AI의 결정체인 만큼 이를 뒷받침할 디스플레이 인프라 선점 여부가 향후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가르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