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보다는 안정화 단계"…새 자금 유입 관건
비트코인 보유 기업 매수 지속…이더리움 스테이킹 ETF도 등장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글로벌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는 가운데서도 비트코인이 7만2000달러대에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단기 상승보다는 안정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BTC) 가격은 한국 시간 13일 오후 7시 40분 기준 7만2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최근 한 달 동안 이어진 박스권 상단을 유지했다. 24시간 기준 약 2.9% 상승했고 주간 기준으로도 소폭 상승했다. 이더리움(ETH)은 2.8% 상승한 212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XRP, 솔라나(SOL), BNB 코인 등 주요 알트코인도 3% 가량 상승하고 있다.
전체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은 약 2조4000억 달러 수준을 사흘째 유지하고 있다. 이는 1월 말 급락 이후 시장이 좁은 범위에서 횡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이다.

◆ 유가 100달러·달러 강세에도 버틴 비트코인
이 같은 안정세는 전통 금융시장의 불안과 비교해 더욱 두드러진다.
중동 전쟁 확산 우려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상승했으며, 글로벌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미국 S&P500 지수는 이번 주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아시아 증시 역시 하락했다.
또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DXY)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00선을 돌파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4.2%를 넘어 금융 여건이 긴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일반적으로 달러 강세와 높은 유가는 주식과 암호화폐 같은 위험자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높은 유가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고 금리 인상 기대를 높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은 중동 분쟁과 거시경제 압력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월 1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비트코인은 주요 거시 자산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성과를 낸 자산 중 하나로 평가된다.
Fx프로의 수석 시장 분석가 알렉스 쿠프치케비치는 "비트코인은 7만달러 부근에서 자신감을 보이며 지난 4주 동안 이어진 박스권 상단에 자리 잡고 있다"며 "달러 강세와 주식시장 하락 속에서 상승하기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투자 심리가 과거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현재 시장이 상승 돌파라기보다는 안정화 단계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일부 온체인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강한 상승장을 위해서는 기존 투자자 간 자금 이동이 아니라 새로운 자금 유입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기관들 '비트코인 디파이' 인프라 주목
시장에서는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안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BOB 공동 창업자 돔 하르즈는 "비트코인은 지금 금융 도구로 전환되는 단계에 있다"며 "기관들은 단순히 비트코인 가격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그 위에서 작동하는 금융 인프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관들은 대출·결제·수익 상품을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서 구현하는 '비트코인 디파이(Bitcoin DeFi)'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거시경제 환경이 기존 자산군을 압박할수록 비트코인 기반 금융 시스템의 장점이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비트코인 보유 기업 매수 지속…이더리움 스테이킹 ETF도 등장
비트코인 관련 기업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상장사인 스트래티지(MSTR)는 영구 우선주 STRC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이번 주 약 1만1000 BTC를 추가 매입했다.
또한 블랙록은 이더리움 스테이킹 ETF '아이셰어즈 스테이킹 이더리움 트러스트(ETHB)'를 출시했다. 이 ETF는 첫 거래일 약 1억 달러 규모 자산과 1500만 달러 거래량으로 출발했다.
ETHB는 보유 이더리움의 70~95%를 스테이킹해 발생하는 보상의 약 82%를 투자자에게 배당 형태로 지급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상품이 수익 창출형 암호화폐 ETF 시대를 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뚜렷한 거시경제 촉매나 대규모 신규 자금 유입이 나타나기 전까지 비트코인이 박스권 상단에서 횡보하는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