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섬유·가입자 회복 모멘텀
이익·현금흐름 가시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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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VZ)의 주가가 연초 이후 20% 이상 뛰었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은 그만큼 빠르게 높아지지 않았다.
업체는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2025년 4.71달러를 기록한 뒤 2026년에는 4.90~4.95달러로 늘어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고, 잉여현금흐름(FCF)도 201억달러에서 215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매출액을 대폭 늘리지 않더라도 비용 절감과 자본지출 축소만으로 이익과 현금흐름의 증가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대목이 중요한 이유는 시장이 과거부터 버라이존에 붙였던 할인 요인이 명분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업체는 많이 벌지만 그만큼 많이 써야 하는 회사로 통했고, 이는 고질적인 할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새 경영진은 2026년 운영비 50억달러 절감과 160억~165억달러 수준의 설비투자 계획을 제시했고, 이는 5G 구축의 가장 무거운 구간을 지나면서 이제는 매출 성장보다 현금화 효율이 더 중요한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투자은행(IB) 업계는 현재 버라이존의 밸류에이션을 저성장 통신주의 전형적인 박스권에만 묶어두기에는 실적 구조가 달라지고 있고, 그렇다고 고성장주처럼 프리미엄을 줄 정도로 시장의 확신이 높아진 단계도 아니라고 설명한다.
바로 이 중간지대 때문에 주가가 이미 오른 뒤에도 추가 재평가 여지가 남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레이몬드 제임스가 비용 절감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56달러로 올렸고, TD 코웬도 54달러를 제시한 데는 이 같은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배당 수익률은 버라이존의 또 다른 매수 근거다. 업체의 배당 매력을 말할 때 단순히 수익률이 높다는 표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월가는 강조한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배당이 영업현금흐름과 잉여현금흐름의 개선에 의해 얼마나 안정적으로 뒷받침되는가의 문제인데, 업체는 2026년 영업현금흐름을 375억~380억달러, 잉여현금흐름을 215억달러 이상으로 제시했고 동시에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낮춘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배당의 원천이 차입 확대나 일회성 자산 매각이 아니라 본업에서 나오는 반복 현금창출력에 있다는 의미로, 전쟁과 금리, 유가 충격으로 시장 전반의 이익 가시성이 흔들릴수록 현금흐름의 질은 더 높은 평가를 받게 마련이다.
특히 무선과 브로드밴드를 함께 쓰는 결합 고객의 이탈율이 단일 서비스 고객보다 상대적으로 약 40% 낮다고 회사가 설명한 점은, 배당의 지속 가능성이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고객 유지력 개선과도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여기에 버라이존은 프론티어 인수 이후 광섬유 기반 고객을 넓히는 한편 무선과 유선을 묶는 컨버전스 전략으로 해지율과 가입자 확보 비용을 동시에 낮추겠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재의 배당은 성장이 멈춘 기업이 마지막으로 내거는 방어막이 아니라 비용 구조 정상화와 고객 기반 재구성이 함께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온 현금 배분의 결과로, 질적으로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볼 여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버라이존의 펀더멘털 개선에 의미를 두면서도 이미 강력한 주가 상승을 연출한 만큼 추가 상승의 여지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에 무게를 둔다.
레이몬드 제임스는 3월12일 보고서에서 업체의 비용 절감과 조직 슬림화를 근거로 목표주가를 50달러에서 56달러로 올리며 '시장 수익률 상회' 의견을 유지했고, TD 코웬도 2월 초 가입자 성장과 EBITDA(법인세, 감가상각, 이자 차감 전 이익) 및 잉여현금흐름 개선의 동시 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며 목표주가를 54달러로 상향했다.
반면 바클레이스는 1월 보고서에서 43달러 목표주가와 '중립' 투자 의견을 제시했고, 3월 말 기준 벤징가 집계에서도 버라이존의 평균 목표주가는 47.75달러로 나타났다. 최고치는 다이와가 제시한 58달러로, 3월 중순 주가가 이미 50달러대 초반까지 오른 상황을 감안할 때 월가 전체가 강한 업사이드에 일방적으로 베팅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지점이 바로 버라이존 투자 논리의 핵심이기도 하다. 주식시장이 흔들릴 때 자금이 피신할 수 있는 5%대 배당 수익률과 안정적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동시에 비용 절감과 가입자 회복, 광섬유 확장이라는 자구형 모멘텀이 살아 있는 종목이다.
여기에 업체는 2026년 최소 30억달러를 포함한 3년간 최대 25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고, 순차입/EBITDA 레버리지를 2027년 2.0~2.25배 범위로 되돌리겠다고 밝혀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 재무건전성 사이의 균형도 함께 제시했다.
하지만 무선 시장 경쟁 심화와 높은 부채, 프론티어 통합 실행 리스크, 그리고 업체가 스스로 인정한 높은 이탈율과 일시적 네트워크 신뢰 훼손 문제가 남아 있어 완전한 경기방어주가 아니라 실행이 동반돼야 하는 방어적 턴어라운드 종목이라는 진단이 보다 적절하다.
미-이란 전쟁으로 위험자산 전반이 흔들리는 상황에 버라이존의 투자 매력은 경기민감 업종처럼 단순히 거시 변수의 반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매달 반복되는 통신 매출 위에 비용 구조 혁신과 광대역 컨버전스라는 내부 변화가 얹히면서 2026년 이후 이익과 현금흐름의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점에 있다.
또 다른 변수는 경쟁 강도다. 버라이존은 2025년 4분기 후불폰 순증 61만6000건을 기록하며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의 반등을 보여줬지만, 미국 무선 시장은 여전히 프로모션 경쟁이 심하고, T모바일의 공격적 점유율 확대와 AT&T의 광섬유 확장 전략이 이어지고 있어 이번 반등이 구조적 추세 전환인지 일시적 회복인지는 앞으로 몇 분기의 실적을 통해 더 확인돼야 한다.
여기에 프론티어 통합 과정에서 기대한 시너지가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과 높은 부채 부담을 계속 관리해야 하는 과제, 그리고 조직 슬림화 이후에도 고객 서비스 품질과 네트워크 신뢰를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는 실행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