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진짜 내 앞에서 공연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룹 투어스의 VR 콘서트 '러쉬 로드(RUSH ROAD)'는 관객을 무대 한가운데로 끌어들이며, 기존 공연과는 또 다른 몰입 경험을 선사한다.
VR 콘서트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을 활용한 공연 형태로, 관객이 VR 기기를 착용하고 콘텐츠에 접속해 무대를 체험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360도 시점에서 아티스트와 같은 공간에 있는 듯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온라인 공연과도 차별화된다.

투어스의 VR 콘서트 '러쉬 로드'는 이러한 기술적 특성을 적극 활용해 '거리감'을 핵심 경험으로 내세운 콘텐츠다. 약 1시간 동안 8곡 내외의 무대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실제 콘서트를 압축해 담아내면서도, VR 환경에서 극대화할 수 있는 연출에 집중했다.
체험은 시작부터 기존 공연과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단순한 영화관도, 콘서트장도 아닌 공간에서 VR 기기를 착용하는 순간, 관객은 곧바로 무대 안으로 이동한다. 공연이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도훈아!", "경민아!"를 외치는 팬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실제 무대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지만, 현장의 반응은 오프라인 콘서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거리'다. 멤버들은 단순히 가까이 있는 수준을 넘어, 눈앞에서 직접 노래하고 춤추는 듯한 착각이 들게 들게한다. 실제 콘서트에서는 불가능한 수준의 초근접 시야가 구현되며, 얼굴의 눈동자와 속눈썹까지 또렷하게 보일 정도다.
이러한 거리감은 곧 감정의 변화로 이어진다. 멤버들이 손을 내밀거나 쓰다듬는 듯한 제스처를 취할 때, 관객은 그것이 자신을 향한 행동처럼 인식하게 된다. '나를 위해 공연을 해주는 것 같다'는 감각은 VR 콘서트가 주는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이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선다.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하는 시선과 움직임은 설렘과 동시에 부끄러움을 동반한다. 실제 콘서트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1:1 교감'에 가까운 순간들이 이어지며, 관객은 자연스럽게 무대 안으로 끌려 들어간다.

여기에 '참여감'을 높이는 요소도 눈에 띈다. 관객의 손 동작이 인식되면서, 가상 공간 속에서 응원봉을 쥐거나 멤버들을 향해 하트를 날리는 등의 행동이 가능하다. 단순히 화면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반응하고 표현하는 과정이 더해지면서 몰입도는 한층 높아진다. 실제 콘서트에서 응원봉을 흔들고 함성을 보내는 경험이 VR 환경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셈이다.
'러쉬 로드'를 관람한 20대 여성 투어스 팬은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까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영상이 너무 잘 구현돼 한 공간에 있는 느낌"이라며 "실제로 내 앞에서 공연하는 느낌이었고 눈 바로 앞까지 다가올 때는 두근거렸다"고 말했다.
가격과 접근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된다. 일반적인 콘서트 티켓 가격이 15만 원 안팎, 많게는 20만 원대를 넘어서는 것과 비교하면 VR 콘서트는 약 3만 원대에 관람이 가능하다.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공연 경험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관람 방식 역시 유연하다. 오프라인 콘서트가 하루 한 차례 공연으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지만 VR 콘서트는 여러 타임으로 상영돼 시간 선택의 폭이 넓다. 특정 날짜와 시간에 맞춰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면서 관객 접근성은 더욱 높아진다.

다만 분명한 한계도 존재한다. 가장 크게 체감되는 부분은 '라이브'의 부재다. 실제 콘서트가 라이브 보컬과 현장 사운드를 통해 완성되는 반면, 이번 VR 공연은 AR 음원 중심으로 구성돼 다소 정제된 인상을 준다.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호흡과 즉흥성이 빠지면서 공연 특유의 긴장감은 다소 약화된다.
러닝타임 역시 아쉬운 지점이다. 약 1시간, 8곡 내외로 구성된 공연은 몰입도가 높은 만큼 체감상 더욱 짧게 느껴진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만족감과 함께 '조금 더 보고 싶다'는 아쉬움이 동시에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R 콘서트가 제시하는 가능성은 분명하다. 초근접 거리에서 구현되는 몰입감, '나를 향한 무대'라는 느낌,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높은 접근성까지. 기존 공연이 제공하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투어스의 '러쉬 로드'는 공연을 즐기는 방식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을 통해 만들어낸 새로운 무대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화할지 주목된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