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가데이터처가 15일 원유 생산비 발표한다.
- 생산비 상승률 4% 이상이면 유업계 가격 협상 시작한다.
- 6월 물량 협상에서 흰우유 비중 88.5% 줄이고 가공용 늘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낙농가는 팔고, 유업체는 떠안고, 창고는 쌓이고
원유값은 오르고, 영업익은 줄고…악순환 지속
수입산은 관세 0%, 국산은 만들수록 손해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오는 15일 국가데이터처가 원유(가공 전 우유) 생산비를 발표하면 유업계는 긴장 속에 협상 테이블을 열게 된다. 생산비 상승률이 전년 대비 4% 이상이면 원유 기본가격 조정 협상이 시작되고, 이는 곧 소비자 우윳값 인상 논란으로 번진다. 지난해 발표된 2024년 생산비는 리터당 1,018원으로 상승률이 1.5%에 그쳐 협상이 열리지 않았지만, 올해 결과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가격 협상보다 업계가 더 주목하는 건 오는 6월 시작되는 물량 협상이다. 2년마다 진행되는 이 협상에서는 국내에서 생산된 원유를 어떤 용도로 얼마나 쓸지 비중을 결정하는데, 올해 결과가 2027~2028년 원유 배분 기준으로 적용된다. 업계가 이 협상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의 배분 구조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 88.5%가 문제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88.5%는 흰우유·멸균우유·가공우유처럼 직접 마시는 용도로만 쓰도록 묶여 있다. 나머지 5%만 치즈·분유·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 원료로 쓸 수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예전만큼 흰우유를 마시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021년 26.6㎏에서 지난해 22.9㎏으로 줄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수입 멸균우유는 같은 기간 수입량이 119% 늘었다. 국산 우유 소비는 줄고, 수입산이 그 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는 것이다.
수요가 줄어도 낙농가는 계속 원유를 생산하고 유업체는 이를 전량 수매해야 한다. 팔리지 않는 우유가 쌓이기 시작하는 구조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산 우유는 올해부터 관세가 0%로 낮아졌고, 유럽산 우유도 오는 7월부터 관세가 철폐된다. 이미 안 그래도 비싼 국산 우유의 가격 경쟁력이 더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 남는 우유, 분유로 만들어도 팔 수가 없다
이 구조적 부담은 유업계 사업보고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남양유업의 경우 전체 원재료 매입액의 64.3%가 원유 한 품목에 집중돼 있다. 원재료 구조 자체가 원유 가격과 수급 변화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우유류 내수 매출은 2023년 5,085억 원에서 2024년 5,011억 원, 2025년 4,935억 원으로 3년 연속 줄었다. 비싼 원재료를 써서 만든 제품이 해마다 덜 팔리고 있는 것이다.
매일유업 사업보고서에는 이 부담이 더 직접적인 숫자로 나타난다. 원유 매입 가격은 2023년 리터당 1,271원에서 2025년 1,357원으로 3년 연속 올랐고, 원유를 포함한 원재료 비용이 전체 매입원가의 68%를 차지한다. 그러나 2025년 매출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4.65% 줄었다. 이는 매출 성장 속도보다 원재료비 상승 속도가 더 빨랐던 탓이다.
또 분유·유아식 생산 설비 가동률은 25.65%에 불과하다. 남아도는 원유를 분유로 만들어 보관하지만 설비의 4분의 3이 놀고 있다는 뜻으로, 공급 과잉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왜 이 지경이 됐을까. 원유는 오래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남으면 분유 형태로 바꿔 저장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산 탈지분유는 ㎏당 1만 3,000~1만 4,000원인 반면 수입 분유는 4,500~5,000원 수준이다. 업계에서 "분유로 만드는 순간 적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팔리지 않는 우유를 비싼 분유로 만들어 창고에 쌓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업계가 이번 물량 협상에 거는 기대는 분명하다. 흰우유 중심으로 묶인 88.5%의 비중을 줄이고, 치즈·단백질 제품·가공식품 등에 쓸 수 있는 원료용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는 이미 단백질·치즈·가공식품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원유 배분 구조도 현실에 맞게 바뀌지 않으면 지금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