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뉴스핌은 20일 한국 제조업 공급망 리스크를 AI로 분석해 반도체·배터리·AI 인프라 등 8개 업종 취약성을 점수화했다.
- 전쟁·미·중 기술패권·자원 무기화 속에서 반도체 특수가스·배터리 광물·희토류·전력망·변압기·구리 등이 보이지 않는 병목으로 부상했다.
- 한국은 일본 수출규제 이후 소부장 자립을 진전시켰지만 중국 의존과 첨단소재 병목이 남아, 국산화보다 ‘공급선 다변화·비축·리사이클링’ 전략이 필요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중국 흑연·갈륨·텅스텐 수출통제, 자원 무기화 시대로
일본 수출규제 6년…한국 소부장 자립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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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더 이상 전선의 문제가 아니라 공장과 항로, 광물과 전력망을 흔드는 산업의 변수다. <뉴스핌>은 이번 [전쟁이 바꾼 세계 공장] 시리즈 6편 기획을 통해 전쟁·관세·기술패권·자원 무기화·탄소규제가 글로벌 공급망을 어떻게 재편하는지 짚고, 한국 제조업이 '가장 싸게'가 아니라 '가장 덜 끊기게' 버티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진단했다. [전쟁이 바꾼 세계 공장] 시리즈 6편 |
[세종=뉴스핌] 정성훈 경제부장 = 전쟁은 공장을 직접 폭격하지 않아도 제조업을 멈출 수 있다.
원유 항로가 흔들리면 공장 원가가 오르고, 소재와 광물 조달이 막히면 생산라인 자체가 멈춘다. 반도체는 칩 하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배터리는 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인공지능(AI) 산업도 알고리즘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한국 제조업의 취약성은 완제품보다 그 안쪽에 숨어 있다. 반도체용 특수가스, 포토레지스트 원료, 장비 부품, 리튬, 니켈, 흑연, 전해액, 분리막, 팔라듐, 희토류, 텅스텐, 구리, 변압기, 냉각장비 같은 품목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하나라도 막히면 공장 전체를 흔들 수 있다.
2022년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와 곡물뿐 아니라 네온·아르곤 등 반도체용 특수가스, 팔라듐·니켈 등 핵심 소재의 중요성을 드러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은 첨단 반도체 장비와 AI 칩, 그리고 흑연·갈륨·게르마늄·텅스텐·희토류 같은 자원을 전략 무기로 바꿔놓고 있다. 2025년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양국의 통제 카드는 더 거칠어졌다.
인공지능은 이번 3편에서 한국 제조업의 보이지 않는 병목을 분석했다. 결론은 분명하다. 앞으로 제조업 경쟁력은 완제품 생산능력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소재와 광물, 전력 인프라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 일본 수출규제 6년…한국 소부장 자립은 어디까지 왔나 |
이 회차의 출발점은 2019년 7월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빌미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폴리이미드)의 한국 수출을 규제했다. 그해 8월에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충격에 빠졌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다. 한국 정부는 2019년 8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2020년 4월 소부장 특별법을 시행했다. 100대 핵심전략품목을 지정하고 R&D·세제·금융을 패키지로 지원했다. 2021년 12월에는 K-칩스법과 함께 첨단전략산업법이 마련됐고,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했다.
성과는 분명하다. 불화수소는 솔브레인·SK머티리얼즈·후성 등이 국산화에 성공해 일본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포토레지스트도 동진쎄미켐 등이 일부 공정에서 대체에 성공했다. 플루오린폴리이미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SKC가 자립 기반을 갖췄다. 일본 수출규제는 결과적으로 한국 소부장 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평가는 엇갈린다. 고난도 첨단 공정용 소재·장비 부품에서는 여전히 일본·미국·유럽 의존이 두텁다.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초고순도 화학물질, 핵심 장비 부품(렌즈·계측·검사 장비)은 자립까지 갈 길이 멀다. 100대 핵심전략품목 중 일부는 자립도가 높아졌지만, 첨단공정으로 갈수록 대체가 어려운 영역이 남아 있다.
게다가 자립화의 무게중심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일본 의존도는 줄었지만, 그 자리를 중국 의존이 메우는 품목이 적지 않다. 특수가스 일부, 배터리 광물 정제, 일부 화학소재가 그렇다. 한 곳의 의존을 줄이려다 다른 곳의 의존이 커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소부장 정책의 다음 과제는 단순한 국산화가 아니라, 공급선 다변화의 다변화다.
| 칩보다 먼저 멈출 수 있는 것은 '소재'다 |
반도체 공장은 최첨단 장비와 설계 역량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웨이퍼를 가공하고 회로를 새기고 세정·식각·증착하는 모든 과정에 수많은 소재와 화학물질, 특수가스가 필요하다. 반도체용 네온·아르곤·크립톤·제논 같은 특수가스는 노광과 식각 등 핵심 공정에 쓰인다. 포토레지스트는 회로를 새기는 감광액이다. 불화수소·고순도 화학물질·실리콘 웨이퍼·장비 부품·정밀 필터도 공정 안정성을 좌우한다. 이런 품목은 대체가 쉽지 않고, 품질 검증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문제는 공급망이 특정 국가와 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특정 소재가 부족해지면 공장 전체가 즉시 멈추지는 않더라도 생산 차질·재고 불안·가격 상승이 뒤따른다. 대체 공급선을 찾더라도 반도체 공정에 바로 투입하기 어렵다. 소재는 품질·순도·안정성 검증이 필수이고, 고객사 인증에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3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반도체 공급망의 진짜 취약성은 완성된 칩이 아니라 그 이전 단계에 있다. 첨단 공정 기술을 가진 국가라도 핵심 소재와 장비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 안정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반도체 경쟁은 이제 공장 규모와 미세공정뿐 아니라 소재 공급망 경쟁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SK하이닉스 청주 M15X와 용인 클러스터의 첨단 공정 라인이 정상 가동되려면 미·중·일·유럽에 흩어진 소재·장비 공급망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공급망 한 매듭이 풀리면 수십조 원 규모의 라인이 영향을 받는다.

| 러·우 전쟁이 드러낸 특수가스와 금속 병목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제조업이 특정 원자재와 소재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 반도체용 네온 등 일부 특수가스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세계 네온 공급의 상당 부분이 우크라이나·러시아에서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팔라듐·니켈·알루미늄·비료·에너지 등 여러 원자재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국가다.
네온은 반도체 노광 공정에 필요한 엑시머 레이저에 사용된다. 팔라듐은 자동차 촉매변환기·전자부품·일부 반도체 공정에 활용된다. 니켈은 스테인리스강과 배터리 양극재에 중요한 금속이다. 이들 품목은 특정 지역의 전쟁이나 제재가 곧바로 글로벌 가격과 조달 불안을 키울 수 있는 대표 사례다.
전쟁 초기 세계 반도체·자동차·배터리 업계는 이런 소재의 공급 차질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실제 재고와 대체 공급선이 있었더라도, 시장은 '혹시 끊길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가격과 계약 조건을 바꿨다. 공급망 리스크는 실제 부족이 발생하기 전부터 기업의 구매 전략과 재고 전략을 흔든다.
한국 반도체 업계는 일본 수출규제 학습 효과 덕에 비교적 빠르게 대응했다. 네온·아르곤 등 특수가스는 포스코·TEMC 등이 국산화에 속도를 냈다. 그러나 모든 특수가스에 같은 대응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일부 품목은 여전히 단일국 의존이 높고, 품질 검증의 벽도 있다.
| 미·중 기술패권이 자원을 무기화한다 |
자원 무기화는 물리적 전쟁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장비, AI 칩, 슈퍼컴퓨팅 기술에 대한 중국 접근을 단계적으로 제한해 왔다. 2022년 10월의 수출통제 조치, 2023년의 추가 강화, 2024년의 첨단 반도체 장비 통제 확대를 거쳐 트럼프 2기 들어 통제 범위는 더 넓어지고 있다. 중국은 이에 맞서 핵심 광물과 소재의 수출통제 카드를 잇따라 꺼냈다.
중국의 자원 카드는 시간 순서대로 보면 패턴이 분명하다. 2023년 8월 갈륨·게르마늄 수출허가제, 2023년 12월 흑연 수출허가제, 2024년 8월 안티모니, 2024년 12월에는 갈륨·게르마늄·안티모니의 대미 수출 사실상 금지까지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였다. 2025년에는 텅스텐과 일부 희토류 관련 통제도 추가됐다.
각 품목의 무게는 다르다.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로, 중국이 글로벌 정제·가공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갈륨·게르마늄은 반도체·통신·태양광·방산에 활용된다. 텅스텐은 절삭공구·방산·반도체 장비에 필수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풍력발전·방산 장비·전자제품에 널리 쓰인다.
이런 자원은 단순한 원재료가 아니라 첨단산업의 기반이다. 수출통제·허가제·통관 지연이 발생하면 기업들은 재고를 늘리고 대체 공급선을 찾아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원가가 오르고,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입지와 생산 전략이 바뀐다.
미·중 갈등은 한국 기업에 복잡한 선택을 요구한다. 미국 시장과 기술 생태계는 중요하고, 중국은 여전히 거대한 생산기지이자 소재 공급망이다. 어느 한쪽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의 전략은 단순한 탈중국이나 친미 선택이 아니라, 품목별로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선을 확보하는 정밀한 리스크 관리여야 한다.

| 배터리 경쟁력은 광물에서 갈린다 |
배터리는 한국 제조업의 차세대 핵심 축이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은 글로벌 배터리 셀 시장 상위권이다. 그러나 배터리 경쟁력은 셀 제조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리튬·니켈·코발트·망간·흑연·전해액·분리막·양극재·음극재 등 광물·소재 공급망이 원가와 생산 안정성을 좌우한다.
특히 리튬과 니켈은 배터리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흑연은 음극재의 핵심 소재이고, 코발트와 망간은 배터리 성능과 안정성에 영향을 준다. 이들 광물은 특정 국가에 매장과 정제가 집중돼 있는 경우가 많다. 광산은 호주·칠레·인도네시아·콩고민주공화국 등에 분포하지만, 정제와 가공 단계에서는 중국의 영향력이 크다.
한국 배터리 3사와 소재 기업들의 광물 확보 전략은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호주·칠레 리튬 광산 지분 투자를 진행했고, 아르헨티나 옴브레무에르토 염호 리튬 사업과 호주 필바라 미네랄스 지분도 갖고 있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사업에, 고려아연은 호주에서 니켈 제련 능력을 키우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음극재 원료인 흑연의 대체 공급선 확보와 인조흑연 생산 확대로 중국 의존을 낮추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흑연은 중국이 2023년 12월 수출허가제를 도입한 이후 한국 음극재 산업의 가장 큰 화두다. 천연흑연뿐 아니라 인조흑연 자립과 다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고, 폐배터리 리사이클링도 광물 확보 수단으로 부상했다. 성일하이텍·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등이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를 회수하는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광물 확보 전략에는 변수도 많다. 고려아연-MBK 분쟁에서 보듯 핵심 광물·소재 기업의 지배구조 변동은 한국 자원·제련 역량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원안보가 산업안보와 이어지는 지점이다.
여기에 미국 IRA가 또 다른 변수다. 배터리 보조금을 받으려면 어디서 채굴했고, 어디서 정제했으며, 어느 국가의 소재를 사용했는지가 시장 접근성을 좌우한다. 트럼프 2기 들어 IRA 보조금 요건이 다시 흔들리고 있어, 한국 배터리·소재 기업들은 단기와 중장기 시나리오를 동시에 짜는 중이다. 배터리 산업에서 광물은 더 이상 원가 변수가 아니라 통상 변수이자 안보 변수다.

| 석유화학 원료와 전자소재도 취약하다 |
공급망 병목은 반도체와 배터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석유화학·전자소재·인쇄회로기판(PCB)·디스플레이·조선·방산까지 다양한 산업에 숨어 있다.
석유화학은 원유·나프타·액화석유가스(LPG)에 크게 의존한다. 중동 항로가 불안해지거나 유가가 오르면 나프타 가격이 흔들리고, 이는 플라스틱·합성수지·섬유·포장재·자동차 부품·전자제품 소재로 이어진다.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토탈에너지스 등 한국 석유화학 기업은 중동 항로 리스크와 중국 공급과잉이라는 양면 압박을 받고 있다.
전자산업에서는 인쇄회로기판·동박·고순도 화학물질·세라믹 소재·접착제·필름류 등 수많은 소재가 필요하다. 하나하나는 작아 보이지만, 특정 소재가 부족하면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와 이차전지·전장부품도 소재 품질과 공급 안정성이 중요하다.
방산 역시 자유롭지 않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KAI·현대로템 등 한국 방산기업의 수출이 K9 자주포·천궁·FA-50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지만, 화약 원료·희소금속·전자부품·센서·반도체·광학장비 등 다양한 소재와 부품이 필요하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방산 수요는 늘지만 동시에 핵심 소재와 부품 확보 경쟁도 치열해진다. 특히 텅스텐 등 중국 통제 품목이 방산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적지 않아, 자원 무기화는 곧 안보 변수다.
| AI 시대의 새 병목은 전력·구리·변압기다 |
인공지능 시대에는 새로운 공급망 병목이 등장하고 있다.
과거 AI 경쟁은 알고리즘과 데이터, 반도체 성능 중심으로 이야기됐다. 그러나 실제 산업 생태계로 들어가면 전력·데이터센터·냉각장비·구리·변압기·전력망이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고대역폭메모리(HBM)는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이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HBM 시장을 주도하고, 삼성전자가 추격하는 구도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려면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는 메모리가 필요하다. HBM 수요가 늘어나면 첨단 패키징 장비와 소재, 실리콘 인터포저, 본딩 장비, 검사 장비 공급망도 함께 중요해진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사용한다. 서버가 늘고 AI 연산 수요가 커질수록 전력 사용량과 냉각 수요가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변압기·전력기기·구리·냉각장비·전력망 인프라가 병목이 될 수 있다. AI 경쟁력은 반도체 칩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뿐 아니라, 그 칩을 돌릴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기업이 미국 데이터센터·전력망 투자 확대의 수혜를 보고 있다. 변압기는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늘면서 리드타임이 1~2년대로 늘어난 상태다. 구리도 신규 광산 개발이 더디고 수요는 빠르게 늘어 가격 상승 압력이 크다.
문제는 한국 자체의 전력 인프라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평택 캠퍼스, 청주 SK하이닉스 단지의 송전망 확충이 늦어지면 첨단 공정 가동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AI 산업 공급망은 반도체 공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발전소·송전망·변전소·냉각 시스템·소재산업까지 연결된 거대한 인프라 경쟁이다.

| 리사이클링과 순환경제도 공급망 전략이다 |
핵심 광물 리스크가 커질수록 리사이클링과 순환경제의 중요성도 높아진다.
폐배터리·희귀금속·전자폐기물에서 광물을 회수하는 기술은 단순한 환경 사업이 아니라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하는 전략 수단이다.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을 회수하면 신규 광산 의존도를 일부 낮출 수 있다. 전자폐기물에서 금·구리·희토류 등 유용 금속을 회수하는 도시광산도 중요한 보완 수단이다.
물론 리사이클링만으로 모든 광물 수요를 충족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략 품목의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데에는 의미가 있다. 특히 배터리 산업에서는 원료 확보와 탄소규제 대응이 동시에 중요해지고 있다. 재활용 원료 사용은 IRA의 원산지 규정과 EU의 탄소발자국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으로 공급망 전략은 광산 확보·장기 구매계약·정제와 소재 투자·리사이클링을 함께 묶어 설계해야 한다. 한국은 폐배터리 발생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을 앞두고 있어, 리사이클링 산업 자체가 새로운 성장 영역이 될 수 있다.
| 한국의 취약성은 '수입 의존도'와 '대체 가능성' |
한국 제조업의 공급망 리스크를 볼 때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는 특정 품목의 수입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가다. 둘째는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체 공급선을 얼마나 빨리 찾을 수 있는가다.
수입 의존도가 높아도 대체선이 많다면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 반대로 특정 국가나 기업에 의존하고, 대체 품질 검증에 시간이 오래 걸리며, 재고가 충분하지 않다면 위험은 커진다. 반도체 소재·배터리 광물·특수가스·희토류·전력기기 일부 품목이 대표적인 점검 대상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제도 리스크다. 단순히 물건을 살 수 있느냐뿐 아니라, 그 물건이 보조금 요건·원산지 규정·수출통제·탄소규제에 걸리지 않는지도 중요하다. 물리적으로 공급이 가능해도 제도적으로 막히면 기업은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공급망 관리는 품목별로 세밀해야 한다.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같은 포괄적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품목이 어느 국가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대체 품질 검증에 얼마나 걸리는지, 해당 품목이 어떤 산업의 병목인지, 재고와 비축은 얼마나 필요한지까지 데이터로 봐야 한다.

| AI로 '보이지 않는 병목'을 점수화한다 |
소재와 광물 공급망은 복잡하다. 수입 통계, 기업 거래, 가격 흐름, 뉴스, 제재 가능성, 항로 리스크, 기술 대체 가능성, 품질 검증 기간이 모두 얽혀 있다. 사람이 모든 품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기는 어렵다.
인공지능은 이 복잡한 병목을 읽는 도구가 될 수 있다. 특정 품목의 수입 집중도, 대체 공급선 수, 주요 생산국의 지정학 리스크, 수출통제 가능성, 가격 변동성, 국내 생산 가능성, 재고 수준을 결합하면 공급망 리스크 점수를 산출할 수 있다.
이번 시리즈의 AI 분석을 일부 미리 공개하면, 한국 8대 제조업종 중 소재·광물 병목 점수가 가장 높은 업종은 배터리와 AI 인프라로 나타났다. 배터리는 흑연·리튬·니켈 정제 단계의 중국 집중과 IRA 변수가 겹쳤고, AI 인프라는 변압기·구리·냉각장비의 글로벌 수급 불균형과 국내 송전망 제약이 동시에 작용했다. 반도체는 일본 수출규제 이후 자립도가 일정 부분 높아져 점수는 중상위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런 분석은 취재와 정책 판단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어떤 품목을 먼저 취재해야 하는지, 어느 산업이 가장 취약한지, 정부가 어떤 품목을 전략 비축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8대 업종 전체의 공급망 리스크 점수표는 후속 데이터 특집에서 매트릭스 형태로 공개한다.
| 한국 제조업, '완제품 강국'에서 '소재 공급망 강국'으로 |
한국 제조업은 오랫동안 완제품 경쟁력으로 성장해왔다.
반도체·스마트폰·자동차·배터리·선박·석유화학 제품을 세계 시장에 팔며 수출 강국이 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완제품만 잘 만들어서는 충분하지 않다. 세계 공급망이 전쟁·관세·기술패권·자원 무기화·탄소규제로 쪼개지는 시대에는 소재·광물·특수가스·전력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능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일본 수출규제 6년의 학습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자립의 무게중심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첨단공정으로 갈수록 대체가 어려운 영역이 남아 있고, 일본 의존이 줄어든 자리를 중국 의존이 메우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자원 무기화 시대에는 단순한 국산화가 아니라 다변화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한국의 과제는 명확하다. 핵심 소재와 광물의 수입 의존도를 데이터로 파악하고, 대체 공급선을 넓히며, 전략 품목은 비축하고, 국내 병목 생산 기반을 키워야 한다. 배터리와 희귀금속은 리사이클링·순환경제로 보완해야 한다. AI 시대에는 전력망·구리·변압기·냉각장비까지 공급망 전략에 넣어야 한다.
전쟁은 공장 밖에서 시작되지만, 소재가 끊기면 공장 안의 생산라인이 멈춘다. 한국 제조업의 다음 경쟁력은 더 많은 완제품을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완제품을 가능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병목을 지키는 능력이다.
■ 한 줄 요약
한국 제조업의 진짜 취약성은 완제품이 아니라 반도체 특수가스·배터리 광물·희소금속·전력 인프라 같은 보이지 않는 병목에 있으며, 일본 수출규제 6년의 학습 효과를 자원 무기화 시대로 확장해야 한다.
* [AI로 읽는 경제]는 AI 어시스턴트가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자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ChatGPT, Google Gemini, Perplexity, Claude AI 모델이 적용됐습니다. 상단의 'AI MY 뉴스' 로그인을 통해 뉴스핌의 차세대 AI 콘텐츠 서비스를 활용해 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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