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법원이 21일 박종준 전 경호처장에게 비화폰 증거인멸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 재판부는 비화폰 삭제는 보안사고 대응이었고 포렌식 복구 가능하다고 인식해 인멸 고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 윤 전 대통령의 추가 삭제 지시를 박 전 처장이 거부한 점 등이 고려됐고 특검은 항소해 2심에서 다퉈지게 됐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암호자재·3급 비밀 노출"…보안사고 대응 가능성 판단
尹 추가 삭제 지시엔 거부…특검, 사실오인·법리오해 항소
*[AI 판결 돋보기]는 판결을 요약·정리해주는 AI 콘텐츠로, 퍼플렉시티 AI 모델이 적용됐습니다. 상단의 'AI MY 뉴스' 로그인을 통해 뉴스핌의 차세대 AI 콘텐츠 서비스를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비화폰 전자정보를 원격 삭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비화폰 단말기 내 전자정보가 삭제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박 전 처장이 내란 관련 증거를 인멸할 의도로 해당 삭제 조치를 승인했다고 보기에는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29일 뉴스핌이 입수한 25쪽 분량의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지난 21일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 전 처장은 2024년 12월 6일 김 전 청장, 홍 전 차장,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한 경호처 비화폰의 사용자 계정을 삭제하도록 승인해 통화내역 등 전자정보를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 12월 6일 세 차례 삭제…윤석열·김봉식·홍장원 비화폰 대상

비화폰 삭제 조치는 2024년 12월 6일 하루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앞서 홍 전 차장은 이날 낮 12시 14분경 국회 정보위원장실에 출석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재명·한동훈 등 정치인 체포를 지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하며 자신이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내역이 표시된 경호처 비화폰 통화내역 화면을 제시했다.
해당 화면에는 윤 전 대통령의 비화폰 아이디 및 통화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김병기 의원은 이 화면을 그대로 촬영해 오후 1시 52분경 기자들에게 공개했고, 해당 사진은 언론에 보도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국정원 측은 이날 오후 3시 20분경 경호처 비화폰 실무 담당자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언론에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화면이 노출됐다. 대통령 아이디가 노출됐는데 보안조치가 필요한지 확인해 보라"는 내용이었다.
이 연락을 받은 경호처 실무진은 보고를 올렸고, 경호지원본부장과 IT계획부장이 검토 끝에 오후 4시 19분 박 전 처장에게 직접 찾아가 대면 보고했다. 홍 전 차장이 국회 정보위원장실에서 공개한 비화폰 화면에 윤 전 대통령의 비화폰 아이디까지 노출됐다는 내용이었다.
대면 보고를 받은 박 전 처장의 승인에 따라 오후 4시 51분에 홍 전 차장 비화폰의 정보가 삭제됐다. 이후 박 전 처장 등은 대통령 관저로 이동해 같은 날 오후 6시 45분 윤 전 대통령의 비화폰 정보도 삭제하도록 했다.
앞서 박 전 처장은 같은 달 5일 밤 10시경 김봉식 전 청장으로부터도 "비상계엄 선포 당시 경호처 비화폰을 사용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오해가 될 것 같다. 경호처 비화폰을 반납하고 싶다"는 의사를 듣고 비화폰을 회수해 다음 날인 6일 오후 4시 26분 김 전 청장의 비화폰 계정도 삭제하도록 했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삭제된 비화폰 자료를 국회 체포조 운영과 계엄 당시 지시 관계를 확인할 핵심 물증으로 봤다. 특검은 결심공판에서 "삭제된 비화폰 증거는 국회 체포조 운영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객관적 물증"이라며 박 전 처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 재판부 "삭제됐다는 것과 숨기려 했다는 것은 다른 문제"

재판부가 먼저 본 것은 비화폰의 성격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경호처 비화폰은 특수 제작된 스마트폰에 전용 서버와 연동된 SD카드를 삽입해 통신하는 보안 휴대전화다. 사용자는 직책별로 부여된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보안 앱에 로그인하고, 해당 앱을 이용해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는다.
재판부는 경호처 비화폰이 보안업무규정상 '암호자재'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비화폰 사용자의 아이디가 3급 비밀에 해당한다는 국정원 유권해석이 있었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재판부는 홍 전 차장이 2024년 12월 6일 국회 정보위원장실에서 자신과 윤 전 대통령의 통화내역이 표시된 비화폰 화면을 제시했고, 김병기 의원이 이를 언론에 공개한 상황이 경호처 입장에서 보안사고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경호처의 입장에서 이러한 상황은 암호자재의 촬영을 금지하는 보안업무규정 제23조 및 국가 정보보안 기본지침 제125조에 위배됨과 동시에 3급 비밀인 대통령의 비화폰 아이디 누설에 해당해 보안사고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대통령의 비화폰 아이디가 노출돼 대통령과 연락할 권한을 부여받지 않은 비화폰 사용자들도 아이디를 비화폰에 직접 등록해 대통령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게 됐다"며 "대통령에 대한 장난전화, 욕설, 협박, 허위 정보 전달 등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화폰을 관리하고 대통령의 경호를 책임지는 경호처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상황을 일반인들보다 더 엄중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보안조치 필요성 자체가 현저히 불합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 "포렌식으로 복구 가능"…인멸 의도 단정 어렵다

두 번째 근거는 박 전 처장이 비화폰 기술 세부사항을 몰랐다는 점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박 전 처장에 대한 보고 당시 실무진은 "사용자계정 삭제 조치가 이루어지면 단말기 내 보안앱 데이터가 지워진다. 기존 통화기록을 볼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동시에 "서버에는 기록이 다 남아 있고 포렌식으로 복구할 수 있다"고 함께 보고했다.
재판부는 이런 보고를 받은 박 전 처장으로서는 서버에 저장된 기록이 복구 가능한 것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재판부는 "(실무진이) 서버에 통화기록이 남아 있고 이를 포렌식을 통해 '복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함께 보고하였는바, 이 보고를 받은 피고인으로서는 서버에 저장된 통화기록 등 전자기록을 복구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증거인멸을 의도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국정원이 홍 전 차장의 국정원 비화폰에 대해 전자정보가 삭제되지 않는 비밀번호 변경 조치를 한 점은 인정했다. 다만 경호처가 국정원보다 비화폰 기술 이해도가 낮았고, 참고할 선례도 없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경호처의 경우 비화폰 시스템을 개발했던 국정원에 비해 비화폰에 관한 기술적 이해도가 떨어졌던 것으로 보이고, 보안조치와 관련해 참조할 수 있는 선례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사용자계정 삭제를 실시한 것은 당시 경호처에서 검토했던 보안조치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선택한 것"이라며 "사후적으로 보았을 때 해당 조치가 미흡하거나 더 바람직한 방법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증거인멸의 고의를 함부로 추단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즉 법원은 '전자정보가 삭제되지 않는 다른 조치가 가능했는지'와 '박 전 처장이 증거를 없애려는 고의를 가졌는지'를 별개 문제로 봤다.
◆ '尹 삭제 지시' 거부 정황이 결정적 근거가 됐다

재판부가 무죄 판단에서 특히 비중 있게 다룬 것은 박 전 처장이 윤 전 대통령의 추가 삭제 지시를 거부한 정황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7일 박 전 처장에게 외부 가입자의 경호처 비화폰 전자정보 삭제를 지시했다. 그러나 박 전 처장은 "이틀이 지나면 서버에서 자동으로 삭제된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통신 문제는 내가 차장(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하고 알아서 할 테니 당신은 신경 쓰지 마라"며 박 전 처장을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은 반복적으로 군 사령관들의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를 실무진에게 요청했지만, 실무 담당자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거절했다. 결국 김 전 차장이 박 전 처장을 직접 찾아와 삭제 지시를 내려달라고 압박하자, 박 전 처장은 경호처의 대응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고, 여러 부서 관련자들은 철야 회의를 거쳐 보안조치를 하지 않는 게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철야 회의 결과를 보고 받은 박 전 처장은 "군 사령관들 비화폰 일체 손대지 마라"며 "법과 규정에 따라 올바르게만 처리하면 염려할 것 없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대응하라"고 지침을 내려 사실상 윗선의 협조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또한 박 전 처장이 계엄 이후 수사기관으로부터 자료 보존 요청을 받자 각 담당 부서에 관련 자료를 임의로 삭제하지 말고 철저히 보존하라고 지시한 사실 등도 무죄 판단의 참고 사정으로 거론했다.
◆ 재판부 "고의 입증, 검사가 해야…의심만으론 유죄 안 돼"
재판부는 법리적으로도 검사 측 입증이 부족하다고 봤다. 판결문은 증거인멸죄의 주관적 요건인 미필적 고의에 대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까지 있어야 한다고 설시하면서, 그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대법원 판결(2004도74)을 인용했다.
아울러 "유죄의 인정은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하고, 의심스러운 사정이 병존하고 이를 확실히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2022도14645)도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비화폰 단말기 내 전자정보가 삭제됐다는 결과만으로 피고인이 증거인멸의 가능성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까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고 결론 내렸다.
무죄를 받은 박 전 처장은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반면 내란 특검은 지난 27일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한편 박 전 처장은 김성훈 전 차장 등과 함께 윤 전 대통령 체포방해 사건과 관련한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인도피 혐의로 별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공범 관계인 윤 전 대통령은 이미 1·2심에서 관련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았다.

yek10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