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배우 최민식이 2일 넷플릭스 '맨 끝줄 소년'에서 허문오를 연기한 소감과 작품의 의미를 털어놨다.
- 허문오를 열등감과 집착에 찌든 모자란 인물로 보면서도 이해하고 변호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이라 강조했다.
- 말과 글이 폭력이 되는 시대를 언급하며 작품이 언어의 상처와 폭력성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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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배우 최민식이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 속 허문오를 연기하며 느낀 고민과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를 진솔하게 털어놨다.
'맨 끝줄 소년'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 허문오가 강의실 맨 끝줄에 앉은 학생 이강의 천재성을 발견한 뒤 그의 글에 집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서스펜스 드라마다. 김규태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최민식과 최현욱의 만남으로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최민식은 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은 인간의 욕망과 열등감, 집착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호평과 함께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최민식 역시 "공개 전에는 여름에 보기엔 다소 우울한 작품이 아닐까 걱정했다"면서도 "인간의 욕망과 찌질한 모습을 다루는 이런 근본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진지하게 생각할 여지가 있는 작품을 하길 잘했다. 요즘 정말 행복하다"며 "호불호는 나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수는 없다"고 담담하게 웃었다.
극 중 허문오는 자신의 재능에 대한 열등감과 실패의식에 갇혀 학생의 글에 집착하는 인물이다. 최민식은 "허문오라는 인간이 정말 싫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내가 그의 인생 속으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든든한 변호사가 돼야 했다. 그를 이해하지 못하면 연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허문오는 악한 사람이 아니라 모자란 사람"이라며 "정말 좋은 글을 쓰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인물이다. 몇 달을 함께 살아보니 실제로 있다면 술 한잔 사주고 안아주고 싶을 만큼 측은지심이 들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일부 시청자들이 지적한 이강의 복수 서사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최민식은 "어린 아이가 그렇게 오랫동안 복수심을 품는 것이 개연성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에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꺼냈다. 그는 "초등학교 2~3학년 때 폐결핵으로 죽을 뻔한 적이 있다. 의사도 가능성이 없다고 했는데 그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며 "어린 시절 가슴에 박힌 대못은 평생 간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허문오를 이해하는 과정이 배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 가치관으로 허문오를 보면 납득이 안 된다"며 "하지만 배우는 그 사람의 삶을 살아야 한다. 세상에 이해하지 못할 일은 없다. 각자의 고통은 모두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허문오의 행동에 대해 내 스스로 정당성을 가져야 했다. 그게 배우가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극의 핵심인 '글'에 대해서도 깊은 생각을 전했다.
최민식은 "'올드보이'는 떠올리지 않았지만 완성된 작품을 보니 공통분모가 있었다. 결국 폭력에 대한 이야기"라며 "'맨 끝줄 소년'은 말과 글이 어떻게 한 사람에게 폭력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어린 이강에게 상처를 남겼고, 그는 글을 수단으로 복수 한다"며 "지금은 말과 글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너무 많은 시대다. 이 작품이 그런 폭력과 분노를 한 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함께 호흡한 최현욱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최민식은 "나는 연기를 잘하면 예쁘다"며 웃은 뒤 "(최)현욱이를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찰떡같이 나를 바라볼까' 놀란 적이 많았다. 서로 연기를 주고받는 순간들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욱이와는 스스럼없이 잘 맞았다. 결국 배우는 합이 중요하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김규태 감독에 대해서도 깊은 존경을 표현했다. 최민식은 "현장에서는 감독님을 '총장님'이라고 불렀다(학교 배경이라서)"며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배우들이 마음껏 연기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다. 나는 그 지휘를 따라 연주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관객의 호불호를 따지면 작품을 하면 안 된다. 중요한 건 내가 이 작품을 하고 싶은지 여부"라며 "'맨 끝줄 소년' 대본을 읽고는 바로 결정했다. 배우가 꼭 멋있는 역할만 해야 하나. 오히려 이런 찌질하고 연민이 가는 인물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민식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좋은 작품을 만나면 아직도 흥분된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가장 행복하고 자유로운 순간은 작품을 할 때"라며 "아직도 표현해보고 싶은 작품이 많다. 지금이라도 좋은 작품이라면 언제든 하고 싶다"고 웃었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