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찬우 기자가 5일 볼보 EX90을 시승했다.
- EX90은 넓은 실내와 부드러운 승차감이 강점이다.
- 터치 의존 조작과 가벼운 주행감은 호불호가 갈렸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편리한 티맵·음성인식…물리 버튼 최소화는 호불호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최고출력 680마력의 성능을 제대로 꺼내 볼 기회는 없었다. 차량으로 꽉 막힌 서울 도심을 한 시간가량 달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볼보자동차의 순수전기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90이 어떤 차인지 더 분명하게 보였다.
EX90은 빠르게 달리는 전기차보다 가족을 편안하게 태우는 대형 SUV에 가까웠다. 넓은 실내와 부드러운 승차감, 티맵과 음성인식을 중심으로 한 편의 기능은 일상에서 강점이 뚜렷했다. 반면 지나치게 터치스크린에 의존한 조작 방식과 기존 XC90보다 가볍게 느껴지는 주행감은 호불호가 예상됐다.

지난 5일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경기 의정부의 한 카페까지 EX90을 약 1시간 운전했다. 대부분 정체된 도심과 간선도로로 구성된 코스여서 고속 성능보다는 출퇴근이나 가족 이동과 비슷한 환경에서 차량을 살펴봤다.

정체 구간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게 된 것은 디지털 기능이었다. 14.5인치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에 탑재된 티맵 오토는 별도의 스마트폰 연결 없이 익숙한 길 안내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어댑티브 크루즈 성능도 우수했고 작동 방법도 기어봉을 한번 더 내리는 식으로 구성돼 매우 편리했다.
호출어 '아리아'를 이용한 음성인식도 편리했다. 운전 중 화면을 직접 만지는 횟수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았다. EX90에는 티맵 오토와 누구 오토,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 등이 적용된다.

실내에서는 플래그십 SUV다운 고급감이 느껴졌다. 수평으로 길게 뻗은 대시보드와 우드 장식, 밝은 내장재가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화려한 장식보다 소재와 공간을 활용해 고급감을 강조하는 볼보 특유의 디자인도 그대로다.
다만 물리 버튼을 크게 줄인 방식은 아쉬웠다. EX90은 사이드미러와 스티어링 휠 위치 조절 등 기본적인 기능까지 센터 디스플레이를 거쳐야 한다.
익숙해지면 불편이 줄겠지만 직관성에서는 물리 버튼을 따라가기 어렵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장점이지만 물리적 조작감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는 분명한 단점이다.
주행에서는 거대한 차체에서 예상했던 묵직함보다 가벼운 움직임이 먼저 느껴졌다.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반응 덕분에 정체 구간에서 속도를 붙였다 줄이는 과정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한 달 전 시승한 XC90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뚜렷했다. XC90이 노면을 눌러가며 달리는 묵직한 느낌이었다면 EX90은 한결 가볍고 유연했다. 노면 충격을 걸러내는 능력과 전체적인 승차감은 EX90이 더 부드럽게 다듬어졌다는 인상을 줬다.
다만 차체가 노면에 단단히 붙어 움직이기보다는 다소 떠서 흘러가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묵직한 주행감을 선호한다면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반대로 뒷좌석 승객의 편안함을 우선한다면 EX90의 설정이 더 적합하다.
울트라 트림에는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다. 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은 106kWh 배터리와 사륜구동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고출력 680마력, 최대토크 81.1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4.2초다.

EX90의 가장 확실한 강점은 공간이었다. 전장 5040mm, 전폭 1965mm, 전고 1740mm에 휠베이스는 2985mm다. 전용 전기차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바닥을 평평하게 설계해 실제 실내는 차체 크기 이상으로 여유롭게 느껴졌다.
특히 2열의 만족도가 높았다. 무릎 공간과 좌우 공간 모두 넉넉했고 개방감도 좋았다.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2열에 앉아 장거리를 이동할 때 EX90의 장점을 더 크게 체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3열은 전동으로 접고 펼 수 있어 편리했다. 체격이 큰 성인 남성이 장시간 앉기에는 다소 빠듯하지만 어린이나 체격이 작은 성인이라면 큰 부담 없이 이용할 만했다. 트렁크는 3열을 사용한 상태에서도 324리터를 확보하며 시트를 모두 접으면 최대 2135리터까지 늘어난다.
예상 밖의 장점은 프렁크였다. 보닛 아래 마련된 46리터 공간은 실제로 보면 제법 깊고 넓다. 충전 케이블이나 세차용품 등 트렁크에 함께 넣기 애매한 물건을 별도로 보관하기에 충분해 실사용 과정에서 유용할 것으로 보였다.

EX90은 680마력이라는 숫자보다 일상에서 장점이 더 잘 드러나는 차였다. 정체된 도심에서는 넓은 공간과 부드러운 승차감, 음성인식과 티맵 같은 편의 기능이 성능보다 먼저 체감됐다.
다만 모든 것을 디스플레이 안으로 넣은 조작 방식과 XC90보다 가벼워진 주행감은 취향을 탈 수 있다. 운전자에게 묵직한 손맛을 주는 플래그십보다 가족 모두가 편안한 '전기 패밀리 SUV'를 원한다면 EX90의 방향은 명확하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