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성훈 기자가 11일 AI 신약 개발의 한계를 짚었다
- AI는 후보물질 발굴은 앞당겼지만 임상 2상·3상이 병목이다
- 한국은 데이터·자본·규제 연계로 조기 실패를 줄여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AI가 표적·분자 설계한 렌토서팁, 2026년 7월 320명 임상 3상 진입
AI 후보물질 1상 성공률 80~90%…2상은 약 40%로 효능 병목 여전
탐색 속도 빨라져도 임상·제조·허가 비용은 남아…'싼 후보, 비싼 검증'
韓 파이프라인 74.6%가 발견·비임상…데이터·
|
AI는 이제 문서를 작성하고 질문에 답하는 소프트웨어를 넘어 공장과 농장, 연구소와 선박을 직접 움직이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AI는 생산량을 늘리고 불량과 연료비, 농약과 연구개발 기간을 줄이지만 새로운 설비투자와 데이터 종속, 고용 변화와 책임 문제, 그리고 막대한 전력수요를 만들어낸다. <뉴스핌>은 산업 현장에 적용된 국내외 AI 사례를 통해 누가 비용을 줄이고 누가 새로운 비용을 부담하는지, 그 편익이 전력망과 정부 거버넌스라는 한계 안에서 지속 가능한지를 10회에 걸쳐 분석한다. [AI, 산업의 판을 바꾸다] 기획시리즈 10부작 |
[세종=뉴스핌] 정성훈 경제부장 = 컴퓨터는 하루에도 수백만 개의 분자구조를 비교할 수 있다. 어떤 단백질을 겨냥할지 고르고, 약효를 낼 가능성이 높은 구조를 설계하며, 독성과 흡수 가능성까지 동시에 계산한다. 그러나 환자의 폐 기능이 실제로 좋아지는지 확인하려면 여전히 수백 명을 모집해 1년 가까이 관찰해야 한다. 신약개발에서 인공지능(AI)의 속도와 임상의 시간이 정면으로 만나는 지점이다.
2026년 7월 인실리코메디슨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 후보물질 '렌토서팁'의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했다. AI가 질병 표적을 찾고 분자구조를 설계한 후보물질이 후기 임상으로 넘어간 대표 사례다. 시험은 중국 47개 기관에서 환자 320명을 모집해 52주 동안 진행되며, 폐활량 감소 속도를 얼마나 늦추는지가 핵심 평가기준이다.
렌토서팁이 성공하면 AI 신약개발은 '후보물질을 빨리 만드는 기술'에서 '환자에게 유효한 약을 만드는 산업'으로 넘어가는 상징적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반대로 실패하더라도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AI가 어느 단계의 비용을 줄였고 어느 단계의 불확실성에는 한계가 있는지 보여주는 첫 대규모 검증이기 때문이다.

| 30개월 만에 임상 1상…그러나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 |
렌토서팁의 출발점은 기존에 널리 검증된 표적을 따라가는 방식이 아니었다. 인실리코메디슨은 다중 오믹스와 문헌 데이터를 학습한 AI로 TNIK라는 단백질을 폐섬유증의 치료 표적으로 제안하고, 생성형 AI로 이 표적을 억제하는 신규 분자를 설계했다. 회사는 연구 시작부터 임상 1상 진입까지 약 30개월이 걸렸고, 전임상 후보물질 선정까지 78개의 분자를 합성·시험했다고 설명한다.
통상 신약개발의 초기 탐색에서는 수천~수만 개의 화합물을 만들고 걸러내는 과정이 반복된다. AI는 가상공간에서 구조·결합력·독성·약물성을 동시에 계산해 실제로 합성할 후보를 좁힌다. 사람이 실험해야 할 분자 수가 줄면 합성비와 동물시험비, 연구자의 시행착오 시간이 감소한다.
2025년 발표된 임상 2a 결과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근거를 만들었다. 중국 22개 기관의 환자 71명을 12주 동안 관찰한 시험에서 60㎎ 투여군의 노력성 폐활량은 평균 98.4㎖ 증가했고, 위약군은 20.3㎖ 감소했다. 안전성과 내약성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이 결과를 치료 효과가 확정됐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환자 수가 적고 치료 기간이 짧았으며, 임상 2a의 1차 목적은 안전성 평가였다. 연구진도 더 큰 환자군과 장기간 시험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320명·52주로 설계된 3상이 중요한 이유다.

| 1상 성공률은 높아졌지만 2상에서 다시 막혔다 |
AI 신약의 초기 성적표는 고무적이다. 2024년 '드러그 디스커버리 투데이'에 실린 첫 분석은 2023년 말까지 임상 1상을 마친 AI 발굴 후보물질 24개 가운데 21개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 80~90%의 성공률을 보였다고 집계했다. 기존 업계의 1상 성공률보다 높다는 평가다.
그러나 임상 2상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10개 가운데 성공한 후보는 4개로 약 40%였다. 기존 의약품의 역사적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표본이 작고 'AI 신약'의 정의도 기업마다 달라 단정하기 어렵지만, 안전성과 약물성을 확인하는 1상보다 실제 환자에서 효능을 확인하는 2상이 더 큰 병목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AI는 분자가 인체에 흡수되고 독성을 일으킬 가능성을 개선하는 데 강점을 보일 수 있다. 반면 복잡한 질병은 하나의 단백질만 억제한다고 치료되지 않는다. 환자의 유전적 차이, 병의 단계, 동반질환, 기존 치료제와의 상호작용이 결과를 바꾼다. 실험실과 동물에서 맞았던 가설이 사람에게서 무너지는 '번역 실패'는 여전히 남는다.
문제는 AI의 계산능력이 아니라 학습한 생물학과 임상 데이터의 범위다. 특정 인종·병원·질환 단계에 편중된 데이터로 만든 모델은 다른 환자군에서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상관관계를 잘 찾는 모델이 질병의 인과관계까지 설명하지 못하면 표적 선택 단계에서 잘못된 확신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 문제는 개발 기간이 아니라 실패가 발생하는 시점이다 |
신약개발 비용이 비싼 이유는 성공한 약 하나를 만드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서만은 아니다. 실패한 수십 개 후보에 투입된 연구비와 임상비용이 최종 성공작에 누적되기 때문이다. 후보물질이 임상 2상이나 3상에서 실패하면 이미 수년과 수백억원 이상이 투입된 뒤다.
AI의 가장 현실적인 경제효과는 성공률을 단숨에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앞당기는 데 있다. 독성 가능성이 높은 분자를 합성 전에 제거하고, 효과가 낮을 표적을 동물시험 전에 걸러내며, 반응 가능성이 높은 환자군을 임상 설계 단계에서 선별하면 같은 실패라도 더 적은 돈을 쓰고 멈출 수 있다.
따라서 AI 신약의 성과는 후보물질을 몇 개 만들었는지보다 '얼마나 빨리 중단했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연구 시작부터 후보 선정까지 걸린 기간, 합성한 분자 수, 후보물질당 실험비, 전임상에서 중단한 비율, 임상 2상 진입 전 잘못된 표적을 제거한 비율이 핵심 지표다.

| 싸진 후보물질, 더 비싸지는 임상시험 |
AI가 초기 탐색비용을 낮추면 신약기업은 더 많은 후보를 임상으로 보낼 수 있다. 이때 산업의 병목은 발견에서 검증으로 이동한다. 임상시험을 수행할 병원, 적합한 환자, 장기간 추적 데이터, 임상약 제조시설과 자본은 단기간에 늘어나지 않는다.
후보물질이 두 배로 늘어도 임상 예산이 그대로라면 기업은 더 엄격하게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AI가 후보를 많이 만드는 능력보다 어떤 후보를 중단하고 어느 후보에 자본을 집중할지 판단하는 '포트폴리오 AI'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잘못된 낙관으로 임상 후보만 늘리면 발견비는 줄어도 전체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커질 수 있다.
대형 제약사는 이 구조에서 유리하다. 자체 임상데이터와 제조·허가 경험, 글로벌 병원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AI가 만든 후보를 빠르게 검증할 수 있다. AI 바이오벤처는 표적과 분자를 발굴해 기술이전할 수 있지만, 후기 임상을 버틸 자본이 부족하면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다. AI가 진입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후기 개발 능력을 가진 기업의 지배력을 높이는 역설이다.

| AI가 만든 약, 누가 설명하고 책임질 것인가 |
규제기관이 심사하는 것은 AI 자체가 아니라 AI가 만든 결과의 신뢰성이다. 왜 이 표적을 선택했는지, 어떤 데이터로 학습했는지, 데이터가 환자군을 대표하는지, 모델 성능이 어떤 조건에서 떨어지는지, 사람이 어떤 단계에서 검증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은 2026년 AI 기반 의약품 개발에 적용할 10개 원칙을 공동 제시했다. 인간 중심 설계, 위험 기반 접근, 명확한 사용 맥락, 데이터 거버넌스와 문서화, 모델 생애주기 관리가 핵심이다. 모델 정확도 한 번을 제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발과 변경 이력을 계속 관리하라는 의미다.
AI가 잘못된 후보를 추천해 임상 실패나 안전 문제로 이어졌을 때 책임은 모델 개발사에만 돌릴 수 없다. 최종 후보를 선택한 제약사, 데이터를 제공한 기관, 임상을 설계한 연구자, 판단 근거를 검토한 규제기관의 역할이 연결돼 있다. 계약서에는 데이터 오류, 모델 업데이트, 지식재산권과 손해배상 범위를 구체적으로 나눠야 한다.
| 한국은 후보는 많지만 후기 임상으로 갈수록 급격히 줄어든다 |
국가신약개발재단이 2026년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신약 파이프라인은 2162건이다. 이 가운데 발견 단계가 851건, 비임상이 760건으로 전체의 74.6%를 차지한다. 임상 1상은 294건, 2상은 194건, 3상은 57건, 허가신청 단계는 5건에 그쳤다.
산업계 파이프라인 1929건 가운데 바이오벤처가 보유한 건수는 1505건으로 78.0%다. 초기 연구와 혁신 후보는 풍부하지만 후기 임상을 감당할 자본과 글로벌 임상 운영 능력이 부족한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AI로 후보물질 생성 속도만 높이면 초기 파이프라인 쏠림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병목은 AI 모델 하나가 아니다. 병원별로 분절된 임상데이터, 표준화가 부족한 오믹스 데이터,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민감정보, 자동화 실험실과 고성능 컴퓨팅 접근성, 식약처와의 조기 규제상담이 동시에 필요하다. 특히 국내 데이터만으로 학습한 모델과 해외 환자군에서 검증된 모델의 차이를 비교할 국제 다기관 임상이 중요하다.
정부는 2025년 말 'AI 바이오 국가전략'을 통해 신약개발용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과 에이전틱 AI, 합성신약 시범 연구거점, 국가바이오데이터통합플랫폼 연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700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방향은 맞지만 데이터 건수보다 품질·대표성·재사용 가능성을 먼저 측정해야 한다.

| 해법은 후보물질 개수가 아니라 '조기 실패 정확도'다 |
단기적으로 정부 지원과제는 AI 활용 여부보다 데이터 출처와 모델의 사용 맥락, 인간 검증 절차를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AI가 발굴한 표적, AI가 설계한 분자, 기존 후보를 AI로 최적화한 경우를 구분해 성과를 비교해야 한다. 'AI 신약'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으면 실제 기여도를 검증할 수 없다.
중기적으로는 병원의 원자료를 외부로 옮기지 않고 여러 기관이 공동 학습하는 연합학습 체계와 표준 임상·오믹스 데이터셋을 구축해야 한다. 공공 연구거점에는 컴퓨팅 자원뿐 아니라 AI 예측을 즉시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는 로봇 실험실, 약물평가, 독성·약동학 검증 기능이 함께 있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성공 데이터만 모으는 정책에서 벗어나 실패한 표적과 후보물질의 이유를 익명화해 공유하는 '실패 데이터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AI는 성공 사례보다 무엇이 왜 실패했는지를 많이 학습할수록 불필요한 임상을 줄일 수 있다. 정부의 성과지표도 후보물질 수, 특허 수에서 중단 시점 단축, 임상 전환율, 기술이전 가치, 환자당 임상비용으로 바뀌어야 한다.
AI 신약의 본질은 컴퓨터가 약을 대신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사람이 늦게 발견하던 실패를 더 빨리 찾아내고, 제한된 임상 자본을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렌토서팁의 임상 3상 결과가 무엇이든 산업이 기억해야 할 기준은 같다. 성공을 약속하는 AI보다 실패비용을 투명하게 줄이는 AI가 더 가치 있다.
■ 한 줄 요약
AI 신약의 본질은 임상 실패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표적과 분자를 더 이른 단계에서 걸러 실패비용을 줄이는 데 있으며, 한국의 해법은 후보물질 생성 경쟁보다 임상·오믹스 데이터와 자동화 실험, 독립 검증, 규제 사전상담을 연결하는 데 있다.
* [AI로 읽는 경제]는 AI 어시스턴트가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자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ChatGPT, Google Gemini, Perplexity, Claude AI 모델이 적용됐습니다. 상단의 'AI MY 뉴스' 로그인을 통해 뉴스핌의 차세대 AI 콘텐츠 서비스를 활용해 보기 바랍니다.
j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