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일본이 2026년 MLB와 EPL에서 우위를 보였다
- MLB는 일본 14명, 한국 3명으로 격차가 컸다
- 한국은 스타 의존, 일본은 육성 시스템이 강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한국 프리미어리거 스타 먼저 배출했지만 0명 위기...일본 10명 활약
특정스타 활약 의존 벗고 많은 유망주 해외 진출시키는 시스템 구축을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모이는 꿈의 무대다. 과거 아시아 선수들에게 가장 높은 벽이었고 한국과 일본 프로선수들은 두 무대에 꾸준히 도전했다. 2026년 두 무대에서 활약하는 두 나라의 선수 면면을 따져보면 명암이 뚜렷하다. 축구에서는 한국이 먼저 정상급 스타를 배출했지만 최근 흐름은 급격하게 일본 쪽으로 기울고 있다. 야구에서는 일본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다.
2026년 MLB 개막 로스터 기준 일본 출신 선수는 14명이다. 한국은 3명이다. 일본의 14명은 2010년과 함께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단순한 국적별 숫자를 넘어 일본이 MLB에 꾸준히 선수를 공급하는 구조를 갖췄다는 의미다.

일본 야구의 강점은 오랜 시간 축적된 '검증의 역사'다. 노모 히데오가 1995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성공한 뒤 이치로 스즈키, 마쓰이 히데키,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가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까지 등장했다. 선수 한 명의 성공이 다음 선수의 진출을 쉽게 만드는 선순환이 만들어졌다. MLB 구단도 일본 선수의 기량과 훈련 방식, 경기 적응력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했다.

한국도 1994년 미국으로 진출한 박찬호를 시작으로 김병현, 서재응, 구대성, 류현진, 김광현, 김하성, 이정후 등 적지 않은 MLB 선수를 배출했다. 하지만 선수층의 폭에서는 일본에 밀렸다. 특히 일본이 투수와 야수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MLB 주전급 선수를 배출한 반면 한국은 투수 쪽의 성공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선수 이동 제도가 차이를 만들었다. NPB와 KBO리그 모두 포스팅을 통해 선수가 MLB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 일찍부터 해외 진출을 리그 산업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선수를 보내면서 포스팅비를 확보하고 성공한 선수의 뒤를 이어 또 다른 선수가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구조를 만들었다.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도 일본에 유리했다. 투구 구속과 회전수, 타구 속도, 발사각, 수비 지표 등 선수의 능력을 수치로 비교하기 쉽다. NPB에서의 성과를 MLB 구단의 데이터 분석 시스템으로 옮기기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일본 선수에 대한 투자 위험이 줄어드는 이유다.
축구에서 한 선수의 성공 여부는 개인 기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감독의 전술, 포지션 경쟁, 출전 시간, 팀의 경기 스타일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그래서 EPL에서는 국적별 선수 숫자보다 누가 먼저 정상급 선수로 자리 잡았느냐가 더 중요했다.
한국은 박지성과 손흥민이라는 강력한 선구자를 보유했다. 박지성은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핵심 전술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뒤 EPL 득점왕까지 올랐다. 주장까지 맡았다. 한국 축구의 EPL 위상을 사실상 두 선수가 끌어올렸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청용, 기성용, 김보경, 황희찬 등이 EPL에 도전했지만 손흥민의 뒤를 이을 선수층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손흥민이 떠나고 황희찬의 소속팀 울버햄프턴이 강등되면서 한국은 EPL에서 사실상 존재감이 사라지는 상황을 맞았다.
반면 일본은 숫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 시즌 EPL에서 미토마 가오루, 가마다 다이치, 다나카 아오, 엔도 와타루 등이 뛰었다. 새 시즌에는 다카이 고타, 도미야스 다케히로, 모리타 히데마사, 마에다 다이젠, 사카모토 다쓰히로 등이 가세할 전망이다. 스즈키 자이온의 애스턴 빌라 이적까지 성사되면 일본 선수는 최대 10명에 이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EPL 진출이 갑자기 시작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 선수들은 오래전부터 독일과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경험을 쌓았다. 나카타 히데토시, 가가와 신지, 오카자키 신지 등이 유럽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특히 독일 분데스리가가 중요한 중간 기착지였다. 일본 선수들은 유럽 축구의 속도와 전술에 먼저 적응한 뒤 EPL로 이동했다. 미토마는 벨기에를 거쳐 브라이턴의 핵심 공격수로 성장했다. 엔도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주장까지 맡은 뒤 리버풀로 향했다. 도미야스 역시 벨기에와 이탈리아를 거쳐 아스널에 합류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EPL 직행 성격이 강했다.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성공 이후 EPL의 상징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팬덤과 중계 시장이 EPL에 집중되면서 선수들도 EPL을 최종 목적지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EPL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 속도와 강도를 자랑한다. 곧바로 적응해야 하고 출전 경쟁도 치열하다. 유럽 중소 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일본 선수들이 EPL에 도착할 때는 이미 유럽 축구에 대한 적응력을 어느 정도 검증받은 상태다.

2000년 이후 유럽에서 활동한 일본 선수는 236명으로 한국의 102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일본 선수들은 24개 유럽 국가에서 활동했고 한국 선수들은 23개 국가에서 뛰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일본 선수의 활동 사례가 52회로 한국의 28회를 크게 웃돌았다.
결국 MLB와 EPL의 한일 격차는 선수 개인의 능력보다 '선수를 해외로 보내는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일본 야구는 NPB라는 강력한 국내 리그를 기반으로 MLB에 지속적으로 선수를 공급했다. 축구에서도 J리그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유럽 중소 리그를 거쳐 빅리그로 이동하는 경로를 만들었다.
반면 한국은 특정 스타의 성공에 크게 의존했다. 박찬호와 류현진은 MLB에서 선발투수로 성공했고, 김하성과 이정후는 한국 야수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축구에서는 박지성과 손흥민이 EPL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문제는 '다음 선수'의 부재다. 일본은 한 명의 슈퍼스타보다 여러 명의 경쟁력 있는 선수를 동시에 배출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MLB에서는 오타니라는 초대형 스타가 등장했지만 그 뒤에 야마모토와 사사키 등이 있다. EPL에서도 미토마 한 명에 의존하지 않는다.

한국이 다시 해외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손흥민과 오타니 같은 스타를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18~20세 유망주가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유럽과 미국의 수준 높은 환경에서 일찍부터 경쟁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 국내 리그 역시 해외 진출을 단순한 전력 유출이 아니라 선수와 리그의 가치를 함께 높이는 산업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국제 경쟁력은 한 명의 천재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한국은 세계적인 스타를 만드는 능력을 증명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대를 이을 스타를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