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박진만 감독이 27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김영웅 만루홈런에 웃었다.
- 김영웅은 26일 키움전서 135m 만루홈런을 터뜨려 12-2 승리를 이끌었다.
- 2군 훈련 뒤 반등한 김영웅은 팀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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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뉴스핌] 남정훈 기자 = 삼성의 박진만 감독이 모처럼 터진 김영웅의 시원한 한 방에 누구보다 크게 웃었다.
박 감독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전날(26일) 김영웅의 만루홈런 이야기가 나오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홈런 순간 더그아웃에서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던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혀 화제가 됐다.

박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카운트가 불리해져 있어서 내심 '삼진만 먹지 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딱 치니까 나도 모르게 그런 리액션이 나왔다"라고 돌아봤다.
단순히 만루홈런 한 방이 터져서 나온 반응만은 아니었다. 삼성은 최근 고척에서 키움을 만날 때마다 고전했다. 25일에도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2-2로 비기며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선두 KT를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하위 키움을 상대로 승수를 쌓지 못하는 것은 뼈아팠다.
박 감독은 "키움과 고척에서 만날 때마다 항상 쉽지 않은 경기를 해왔다. 그동안 묵혀왔던 답답함이 확 풀린 기분이었다"라며 당시 격한 세리머니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 답답함을 날린 주인공이 김영웅이었다. 삼성은 26일 키움에 12-2 대승을 거뒀다. 1회부터 최형우가 박준현을 상대로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키움이 1회말 곧바로 2점을 따라붙었다. 5-2로 앞선 5회에도 삼성은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타석에 김영웅이 들어섰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서 박 감독의 바람은 하나였다. 삼진만 피하고 어떻게든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영웅은 그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정현우의 시속 124㎞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35m의 대형 만루홈런이었다. 순식간에 9-2까지 달아나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박 감독은 "그동안 (김)영웅이가 아쉬운 부분이 좀 많았는데 어제 결정적인 상황에서 좋은 활약을 해줬다"라며 "추가점이 나오면서 팀이 훨씬 여유 있게 투수 운영을 하고 경기 후반을 풀어갈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더 반가운 것은 그 한 방의 주인공이 김영웅이었다는 사실이다. 김영웅은 2024년 28홈런을 터뜨리며 삼성의 새로운 거포로 등장했고 지난해에도 중심타선의 한 축을 맡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26일 경기까지도 시즌 34경기 타율이 0.179에 머물 정도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김영웅 스스로 "야구하면서 제일 안 좋은 시즌"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타격감을 찾지 못하면서 출전 기회가 줄었고 결국 지난 13일에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박 감독은 김영웅이 2군에서 보낸 시간을 주목했다. 단순히 열흘을 채우고 돌아온 것이 아니라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상당한 훈련량을 소화했다는 설명이다.

박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훈련량도 많이 늘리고 준비를 정말 잘한 것 같다"라며 "퓨처스 한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치면서 타격 페이스가 올라왔다고 판단해 콜업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등의 신호는 1군 복귀 전부터 나타났다. 김영웅은 지난 21일 퓨처스리그 NC전에서 4타수 3안타 2홈런 2타점 2득점을 폭발시키며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다음 날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복귀 직후 곧바로 모든 것이 풀린 것은 아니었다. 첫 경기에서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25일 키움전에서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조금씩 감각을 되찾았고, 26일에는 만루홈런까지 만들어냈다. 박 감독 역시 "정타가 아니더라도 안타가 나오면서 서서히 밸런스를 잡아가고 있다. 점차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바라봤다.
김영웅의 변화에는 마음가짐도 영향을 미쳤다. 시즌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타석에서 적극성이 떨어졌고, 어떻게든 출루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의 장점인 과감한 스윙까지 잃었다. 김영웅은 26일 경기 후 "공을 많이 보고 볼넷이라도 얻어나가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때 주장 구자욱의 한마디가 김영웅을 깨웠다. 25일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뒤 구자욱은 김영웅에게 "눈치 보지 말고 자신 있게 돌려라"고 조언했다. 이후 김영웅은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바로 다음 날 대형 만루홈런까지 터뜨렸다.

흥미롭게도 김영웅과 박 감독이 만루 상황에서 생각했던 것은 비슷했다. 김영웅 역시 홈런을 노린 것이 아니었다. 그는 "삼진은 먹지 말자고 생각했다. 외야로만 보내면 1점이니까 외야 플라이라도 치자는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최소한의 팀 배팅을 생각하고 들어간 타석에서 최고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김영웅에게는 개인 통산 4번째 만루홈런이었다. 특히 이번 홈런은 개인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다. 삼성은 현재 KT와 불과 반 경기 차 안팎에서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 경기 승패가 곧바로 1위와 2위를 바꿀 수 있는 시점이다.
김영웅 역시 이제 개인 성적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엎질러진 거라고 생각하고 팀만 우승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바꿨다"라고 말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그래서 김영웅의 반등이 더욱 반갑다. 구자욱과 최형우, 르윈 디아즈 등이 중심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장타력을 갖춘 김영웅까지 살아난다면 타선의 파괴력은 한층 강해질 수 있다. 특히 시즌 막판에는 중심타선 몇 명에게만 공격을 의존하기보다 하위타선에서도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물론 만루홈런 하나로 김영웅의 완벽한 부활을 선언하기에는 이르다. 시즌 타율은 여전히 1할대이고 앞으로 꾸준하게 좋은 타격을 보여줘야 한다. 박 감독 역시 "점차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래도 2군에서 훈련량을 늘리고 다시 올라온 뒤 멀티히트에 이어 만루홈런까지 나왔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무엇보다 시즌 내내 김영웅의 부진을 지켜봤던 박 감독이 기다렸던 장면이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