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엔화가 3일 이틀 새 5엔 넘게 급등했다
- BOJ 금리인상 기대에 엔 캐리 청산 경계가 커졌다
- 155엔 붕괴땐 엔화 강세와 청산이 가속될 수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엔화 가치가 이틀 새 달러당 5엔 넘게 급등하면서 외환시장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그동안 쌓였던 엔화 매도 포지션이 한꺼번에 되돌려질 경우 엔화 강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달러/엔 환율이 시장 참가자들이 중장기 추세선으로 여기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면서 엔화 매도 포지션의 되돌림이 확산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 동부시간 3일 엔화는 한때 달러당 155.30엔까지 상승했다. 9월 1일 밤 160엔대 초반에서 움직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이틀 만에 5엔 이상 엔화 가치가 뛰었다. 지난달 3일 미·일 공동 외환시장 개입 이후 기록했던 고점에도 근접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달러당 158엔대가 중요한 분수령으로 거론된다. 달러/엔 환율이 200일 이동평균선인 158.44엔 부근을 밑돌면서 레버리지를 활용해 엔화를 매도했던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빌려 매도한 뒤 금리가 높은 다른 통화나 자산에 투자해 금리 차익을 얻는 전략이다. 엔화 가치가 안정적으로 약세를 보일 때는 비교적 수익을 내기 쉽지만, 반대로 엔화가 급격히 강세를 보이면 환차손이 발생해 그동안 쌓은 금리 수익을 단숨에 까먹을 수 있다.
더구나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환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 움직이면 손실을 줄이기 위한 강제적인 포지션 청산이 나타날 수 있다. 엔화를 매도했던 투자자가 포지션을 닫기 위해 엔화를 다시 사들이면서 엔화 강세가 추가적인 엔화 매수를 부르는 구조다.
이번 엔화 급등을 단순한 기술적 반등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8월 25일 기준 레버리지드 펀드의 엔화 순매도 규모는 2020년 이후 평균의 두 배를 웃돌았다. 외환시장 개입 이후 한때 축소됐던 엔화 매도 포지션도 최근 2주 동안 다시 확대됐다.
엔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강세로 돌아설 경우 상당수 투자자가 손실을 감수하고 포지션을 정리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BOJ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시장의 기대 변화도 겹쳤다.
BOJ의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통상적인 6개월 안팎의 금리인상 간격이나 한 번에 0.25%포인트씩 올리는 방식에 얽매일 필요가 없으며 경제·물가 상황에 따라 기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시장에서는 BOJ가 기존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엔화 약세를 지지했던 일본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이 정상화되는 속도가 빨라질 경우 엔 캐리 거래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리 차이를 노리고 엔화를 빌려 투자했던 자금이 일본으로 되돌아오면 엔화 매수 수요가 커질 수 있다.
미국의 대일 통상·환율 압박 가능성도 변수다. 미국이 일본에 과도한 엔저의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이 금융·재정정책 양쪽에서 엔화 약세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남아 있다.
대규모 기관투자자인 일본의 연기금 운용 방향을 둘러싼 관측도 엔화 강세 요인으로 거론된다. 일본의 연금자산 운용기관인 GPIF가 지난달 이례적으로 8월에 경영위원회를 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산배분 재검토 가능성이 시장에서 부각됐다.
실제로 엔화 자산 비중을 확대할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엔화 매수 가능성을 둘러싼 시장의 기대를 자극하기에는 충분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최근 엔화 약세가 미·일 금리 차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확대됐다는 점이다.
통상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달러화 자산의 투자 매력이 높아져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리 차이와 달러/엔 환율 사이의 괴리가 커졌다. 금리 차이로 설명되지 않는 엔화 매도가 상당 부분 투기적 포지션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그 포지션이 되감길 때 엔화 강세의 폭도 커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 때문에 이번 움직임을 단순한 엔화 반등이 아니라 수년간 이어진 엔저 흐름의 전환 신호가 될 수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엔화 강세가 일방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거나 미 연방준비제도(FRB)가 금리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경우 미·일 금리 차이가 다시 확대되면서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재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시장의 시선은 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8월 고용통계로 향한다.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약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가 한층 가팔라질 수 있다. 반대로 고용지표가 강하게 나오면 최근 급격하게 진행된 엔화 강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155엔이 다음 심리적 지지선으로 거론된다. 올해 두 차례 외환시장 개입에도 쉽게 돌파하지 못했던 수준인 만큼 155엔을 밑돌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됐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
결국 이번 엔화 급등의 핵심은 엔화가 얼마나 더 오르느냐보다, 그동안 누적된 엔화 매도 포지션이 얼마나 빠르게 되돌려지느냐에 달려 있다. 158엔대가 무너진 데 이어 155엔마저 뚫릴 경우 엔 캐리 거래의 손익 구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엔화 강세가 또 다른 엔화 매수를 부르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