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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⑤의회정치 언어로 들여다 본 일본 민주주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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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시다 시게루는 1949년 재건과 경제자립을 내세웠다
  • 전후 일본은 희생보다 생산·고용·수출을 중시했다
  • 미국 의존 속 요시다 독트린으로 안보와 성장을 택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패전과 재건, '희생의 대상'에서 '주권자'로 바뀐 일본 정치의 언어

요시다 독트린과 전후 현실주의: 국가적 희생에서 경제적 성과로

바로 이 모순 속에서 요시다 시게루(吉田茂)가 전후 일본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요시다는 전전의 총리들과 다른 종류의 정치적 언어를 사용했다. 그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웅변가가 아니었고, 의회에서는 오히려 거칠고 직설적인 답변으로 야당과 자주 충돌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정치가 일본 현대사에서 중요한 이유는 국가의 우선순위를 바꾸었다는 데 있었다. 군사적 팽창과 영토, 국위와 전쟁의 승리 대신 생산과 고용, 수출과 재정안정, 국민생활이 국가재건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냈다.

1949년 4월 4일, 참의원 본회의 단상에 오른 요시다 시게루 내각총리대신은 총선 결과를 설명하며 보수 단독 과반의 의미를 국가 재건의 책무로 규정하며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이번 총선거에 나타난 국민의 결의는 명백합니다. 종전 이래의 혼란과 시련을 거쳐 온 국민은 안정된 정국 아래에서 국가의 재건을 민주자유당을 비롯한 보수 건전 세력에 맡기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정부는 이 엄숙한 국민적 신임에 부응하여 모든 정쟁을 초월해 오직 국가의 부흥과 경제적 자립의 길을 닦아 나갈 것을 확약합니다."

요시다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장내 반응: 의원석 전반에서 큰 박수)

여기에서 1941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의 '국난'과 1949년 요시다의 '재건'을 비교해 보면 일본 정치언어의 변화가 선명해진다. 두 총리 모두 국민에게 국가적 목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그러나 도조 시대의 국민은 정부와 군을 믿고 고통을 견디며 끝까지 싸워야 하는 존재였지만,  요시다 시대의 정부는 국민에게 국가를 위해 희생을 강요하는 대신 경제와 생활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는 능력을 증명해야 했다. 정치적 정당성의 근거가 국가를 위한 희생에서 국민에게 제공하는 성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 경제사학자 나카무라 다카후사(中村隆英)는 『The Postwar Japanese Economy: Its Development and Structure, 1937–1994』 개정판(1995)에서 전후 일본 경제를 개혁과 재건, 고도성장, 안정성장의 단계로 구분한다. 그의 설명에서 전후 재건은 단순히 파괴된 공장을 다시 가동하는 과정이 아니었다. 전쟁경제의 자원과 제도를 민간생산으로 전환하고,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식량난을 안정시키며, 생산과 무역을 정상화하고 새로운 산업구조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국회의 말도 그 변화를 그대로 반영했다. 전쟁기에 중심을 이루던 '총동원', '성전', '충성'의 자리로 '물가', '생산', '식량', '재정', '수출', '외자', '고용'으로 바뀌었다. 전전의 강한 국가는 군수생산과 병력을 얼마나 신속하게 동원할 수 있는가로 평가받았지만, 전후의 국가는 국민의 생활과 경제를 얼마나 신속하게 회복시킬 수 있는가로 평가받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재건은 순수한 자력갱생의 결과가 아니다. 미국의 경제적·안보적 지원과 냉전이라는 국제환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것이 패전국 일본의 설움이자 도약의 기회이기도 했다.

미국은 일본을 패배시킨 국가였고 점령국이었지만, 동시에 경제재건을 지원하고 국제사회 복귀의 조건을 결정하며 팽창하는 소련과 중국의 공산주의 세력을 상대로 안보를 제공하는 국가로 자리매김 하고 있었다. 따라서 전후 초기 일본 국회는 미국의 점령과 의존, 협력과 국제사회 재진출의 복합적인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었다.

요시다가 선택한 길은 이 모순을 당장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는 것이었다. 일본이 즉시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군사적·전략적 자립을 이루기 어렵다면 미국의 안보 능력을 이용하면서 국내 자원을 경제 재건에 집중하자는 현실주의였다. 바로 이것이 훗날 요시다 독트린(Yoshida Doctrine)이라고 불린 전략이다.

오노기 히데지로(大野木秀次郎) 일본 참의원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그러나 일본 의회가 이것을 순순히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1949년 11월 11일 참의원 본회의, 녹풍회(緑風会)의 오노기 히데지로(大野木秀次郎) 의원은 발언대에 올라 강화조약과 국가의 주권 회복을 둘러싼 정부의 모호한 태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오노기 히데지로) 의원:

"국민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것은 조기 강화의 실현과 진정한 독립의 완성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강화의 구체적 조건이나 조약 체결 후 국가의 안전보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늘 침묵과 모호함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총리는 독립과 국가 안위라는 이 중대한 문제를 도대체 어떠한 방침으로 대처하려 하십니까? 국민 앞에 솔직하게 밝혀 주십시오."

(장내 반응: 의원석 곳곳에서 고개 끄덕임과 집중된 침묵)

단상에 오른 요시다 시게루 총리는 민감한 외교 교섭의 현실적 제약을 앞세우며 즉답을 피했다.

(요시다 시게루) 내각총리대신:

"강화 문제는 연합국 각국의 의향과 국제 정세에 긴밀히 얽혀 있는 사안입니다. 아직 연합국 측에서도 강화의 구체적 조건이나 안전보장의 형식을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은 현 단계에서, 본인이 이 자리에서 앞질러 구체적인 조건이나 방침을 명시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외교상 극히 곤란하며 적절치도 않습니다."

(장내 반응: 의원석에서 터져 나온 웃음과 웅성거림)

속기록에 남겨진 의원들의 웃음은 총리의 원론적인 회피를 꿰뚫어 본 의회의 냉소이자 여유였다.

전전 군국주의 시절 총리를 향한 비판이 반역이나 불충으로 몰려 침묵을 강요당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이는 결코 작은 변화가 아니다. 의회는 국가의 운명이 걸린 안보와 독립의 방식을 놓고 최고 권력자를 공개적으로 압박했고, 총리는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대신 현실 정치의 제약을 들어 의회를 설득해야 했다. 의사당 안에서 권력을 향한 질문과 그에 답해야 할 책무가 비로소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1950년 한국전쟁의 발발은 이 새로운 질서를 다시 흔들었다. 일본국헌법 제9조는 전쟁을 국가의 권리로 포기했지만 한반도에서 실제 전쟁이 벌어지자 미국은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요구했고 경찰예비대가 창설되었다. 동시에 미군의 대규모 군수조달, 이른바 한국전쟁 특수는 일본의 산업생산과 수출회복에 상당한 자극을 주었다. 전쟁을 포기한 나라의 경제재건에 이웃 한반도의 전쟁이 중요한 외부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은 전후 일본사의 가장 뚜렷한 역설 가운데 하나였다.

국회에서 재군비가 핵심 쟁점으로 등장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1951년 1월 27일 제10회 국회 중의원 본회의에서 요시다는 재군비와 헌법개정에 관한 질문을 받고, 당시 정부가 헌법개정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현 상황에서 재군비를 추진할 생각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영원히 재군비하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답변 뒤에는 박수가 기록되어 있었다.

이 대목은 전전과 전후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전전 일본에서 군비는 국가의 명예와 생존, 충성의 문제로 도덕화되었다. 반면 요시다는 군사력을 당장 가능한가, 헌법에 맞는가,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라는 정책적 문제로 설명했다. 군사정책이 국가의 신성한 영역에서 다시 의회가 비용과 법적 근거를 따질 수 있는 정책의 영역으로 돌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 국회 [사진=로이터 뉴스핌]

샌프란시스코 체제: 국제사회 복귀인가, 종속적 독립인가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미일안전보장조약을 둘러싼 국회토론에서는 '독립'이라는 하나의 단어를 놓고 정부와 야당이 전혀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요시다에게 독립은 가능한 조건에서 점령을 끝내고 국제사회로 복귀하는 일이었다. 미국과의 동맹은 그 독립을 현실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장치였다. 반면 사회당을 비롯한 비판세력은 미국 군대가 일본에 계속 주둔하고 일본이 미국의 냉전전략 안에 들어가는 상태를 완전한 독립으로 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1951년 8월 16일, 제11회 국회 중의원 본회의 단상에 오른 요시다 시게루 내각총리대신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초안의 성격을 설명하며 패전을 처벌이 아닌 국제사회 복귀라는 새로운 언어로 규정했다.

(요시다 시게루) 내각총리대신:

이번 대일평화조약 초안은 과거 역사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패전국에 대한 가혹한 징벌이나 감시를 목적으로 하는 조약이 아닙니다. 전쟁에 따른 전후 처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항만을 두고, 장래 일본과 연합국 간의 평등하고 자유로운 우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작성된 화해와 신뢰의 조약입니다. 우리 국민은 이 조약을 통해 마침내 주권을 완전히 회복하고, 명예로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복귀하게 될 것입니다.

(장내 반응: 여당 의원석 전반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

그러나 이튿날인 8월 17일 본회의 질의에서 일본사회당의 스즈키 모사부로(鈴木茂三郎) 의원은 정부의 이른바 화해와 신뢰 수사를 통렬하게 비판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스즈키 모사부로) 의원:

총리는 이번 조약을 화해와 신뢰의 산물이라 자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약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미군 주둔을 용인하고 국토를 외국 군대의 기지로 내맡기는 불평등과 군사적 종속의 위험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미국에 이토록 일방적이고 과도한 권리를 안겨주면서 그것을 어찌 화해와 신뢰라는 미사여구로 포장할 수 있단 말입니까? 전면 강화와 영세 중립을 포기하고 기지 제공 조약을 감수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독립국가의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까?

(장내 반응: 야당 의원석 곳곳에서 터져 나온 열렬한 박수와 공감의 환호)

스즈키 모사부로(鈴木茂三郎) 일본 사회당 의원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전전의 제국의회라면 국가의 존립과 외교 교섭을 둘러싼 야당의 이러한 비판은 체제 전복이나 불충으로 몰려 국회 밖으로 배제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1951년의 국회에서는 총리가 제시한 국가 진로의 언어에 맞서 야당이 자주독립의 실질적 의미를 따져 묻는 날 선 질문이 의사당 안에 공존하고 있었다.

1951년 10월 평화조약 및 미일안전보장조약 특별위원회의 분위기는 더욱 생생하다. 요시다가 강화조약을 설명하는 동안 의원석에서 "마이크가 들리지 않는다"는 고함과 여러 끼어들기가 이어졌고, 요시다는 "조용히 들으라"는 취지로 맞받아쳤다.

속기록은 이런 소란까지 그대로 남기고 있다. 중요한 것은 국회가 시끄러웠다는 사실이 아니다. 정부와 야당이 미국 의존과 독립, 중립과 동맹이라는 서로 다른 국가전략을 공개적으로 놓고 신랄하게 응수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즉 전전 말기의 국회에서 사라졌던 정책적 선택지가 다시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52년 4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발효되면서 일본은 공식적으로 점령을 끝내고 주권을 회복했다. 그러나 미군은 일본에 계속 주둔했고 일본의 안보는 미일안전보장조약에 의존하게 되었다. 따라서 일본의 전후 독립은 처음부터 불완전한 성격을 띠고 있다.

주권은 회복했지만 안보의 상당 부분을 다른 국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일본의 보수정부는 이를 즉각적인 군사자립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함으로써 경제를 회복할 시간을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전후 일본의 미국 의존과 경제재건은 서로 다른 정책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전략으로 채택된 셈이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사진=뉴스핌 DB]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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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에 도전한 새 비만약 '에페' 가격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 신약 '에페'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86%를 장악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 후발주자인 만큼 자체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국내 환자 임상 데이터, 기존 병·의원 영업망을 앞세워 선발 제품 중심의 처방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실제 처방 전환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와 장기간의 처방 경험을 쌓은 데다 대표 임상에서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제시했다. 에페가 연매출 1000억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가격에 민감한 신규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GLP-1 치료제 사용자의 선택까지 끌어와야 한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목표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허가 이후 연내 출시가 목표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 가격 경쟁력 갖췄지만…출시 이후 기존 제품 인하 변수 에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주 1회 투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작용하도록 한 한미약품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에페가 진입할 시장은 이미 선발주자 중심으로 2강 구도가 형성돼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2426억원에서 지난해 8195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이 중 위고비와 마운자로 판매액은 각각 4833억원, 2209억원으로 두 제품이 전체 시장의 약 86%를 차지했다. 후발주자인 에페가 내세운 무기는 가격이다. 한미약품은 최종 공급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4주 투약 기준 10만원대 가격이 거론된다. 현재 위고비의 시작용량인 0.25㎎의 4주분 공급가는 21만6000원, 마운자로의 시작용량인 2.5㎎은 27만8000원 수준이다. 한미약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체 생산체제가 있다. 회사는 경기도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를 직접 생산한다. 외부 생산 의존도를 낮춰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가격만으로 선발주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비만치료제인 위고비는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앞둔 지난해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시작용량 공급가를 기존 37만2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약 42% 낮췄다. 경쟁 제품 등장에 맞춰 선발주자가 가격을 조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에페 출시 이후 추가 가격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만치료제의 핵심 경쟁력은 체중 감량 효과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에페 임상 3상 40주차 중간 결과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9.42%, 10% 이상은 49.46%, 15% 이상은 19.86%였다. 선발 제품들은 글로벌 임상에서 더 높은 체중 감소율을 제시했다. 위고비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한 STEP 1 임상에서 68주 투여 후 평균 체중이 14.9% 감소했다.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는 86.4%, 10% 이상은 69.1%, 15% 이상은 50.5%였다. 마운자로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한 'SURMOUNT-1' 임상에서 72주 후 평균 체중 감소율이 5mg 투여군 15.0%, 10mg 19.5%, 15mg 20.9%로 나타났다. 15mg 투여군에서는 70.6%가 체중을 15% 이상 줄였고, 56.7%는 20% 이상 감량했다. 다만 에페와 위고비, 마운자로의 임상은 투약 기간과 대상 환자, 용량과 시험 설계 등이 달라 체중 감소율을 단순 비교해 우열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현재 공개된 에페의 임상 수치는 40주차 3상 중간 결과다. 한미약품 비만 신약 '에페' 로고 [사진=한미약품] ◆ 국내 환자 448명 임상으로 차별화, 브랜드·시장 경험은 숙제 이에 한미약품이 강조하는 에페의 차별점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확보한 임상 데이터다. 에페 임상 3상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위고비 역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했지만 에페는 3상 전체를 국내 비만 환자로 구성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환자로 구성된 임상을 통해 한국 진료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다만 국내 환자 대상 임상이라는 사실 자체가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효능이나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에서 체질량지수(BMI) 30㎏/㎡ 미만 여성 환자의 평균 체중은 12.20%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이를 토대로 고도비만 환자뿐 아니라, 비만도가 낮거나 장기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한 환자까지 처방 수요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가 GLP-1 비만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역과 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기존 제품 대비 낮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구역과 구토는 비만치료제의 투약을 중단하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경험에 있어서는 선발주자의 우위가 뚜렷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각각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라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제품으로, 해외에서 이미 대규모 판매와 처방 경험을 축적했다. 환자들의 실제 사용 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쌓였다는 점도 후발주자인 에페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구축한 영업망과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 영업망을 치료제 처방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등 회사가 내세운 강점을 처방 확대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페는 가격과 국내 환자 대상 임상 데이터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높은 인지도와 처방 경험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후발주자인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환자의 선택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라고 봤다. sykim@newspim.com 2026-09-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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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일정 최소화 '18일 회견' 준비 몰두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17일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회견 준비에 몰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3일간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고 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외교 일정으로 숨가쁘게 지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일정을 18일로 정한 것도 외교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하루 정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상 목요일에 열던 수석보좌관회의도 없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접견하는 일정만 소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녁 기자회견에서 주택공급을 위해 재건축·재개발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국민이 궁금한 국정 현안, 진솔하게 소통할 것" 이 대통령은 비롤 사무총장 접견 외 나머지 시간은 회견 준비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서 분야별 핵심 쟁점과 추진 방향을 보고받고 예상 질문을 추려 답변을 거듭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견은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마무리 발언을 합쳐 90분가량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50여 명이 참석한다. 질의응답은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눠 주제 제한 없이 진행하고 실시간 국민 댓글도 소개한다. 청와대는 회견 제목을 수식어 없이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정했다. 회견장 배경막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를 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확고한 개혁 의지와 민생 최우선 국정 기조, 더 단단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고 듣고 싶어 하는 국정 현안을 진솔하고 충실하게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이 생중계되고 있다. 2026.06.08 kunjoo@newspim.com ◆연임·공소취소·파병 정치 현안에 부동산·증시 민생 현안 산적  회견의 관심은 산적한 현안에 이 대통령이 과연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인지다. 특히 공소 취소와 연임 헌법 개정(개헌)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9월 중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줄지가 핵심 쟁점이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앞장서 주장했던 김승원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민주당 주도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야권의 공세는 더 거세졌다. 인사 검증 문제에 대한 언론의 질의도 예상된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했고 김승원 후보자는 '식약처 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미국 요청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대미 투자 협상 관련 질문도 이 대통령에게는 고난도 문제다.  민생 현안으로는 부동산이 첫손에 꼽힌다. 정부는 취임 후 8·13 대책을 포함해 6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이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3주 연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운 최장 기록(85주)에 바짝 다가섰다. 강남 3구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지만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르고 전세 매물 품귀와 월세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이번엔 어떤 답 낼까 이 대통령이 앞서 일부 현안에 짧게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대체로 원론적 언급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연임 개헌 논란을 두고는 프랑스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9일(현지시간) 파리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했다. 취임 초 해외 순방을 자주 다니는 이유를 설명하는 차원의 언급이었지만 연임 논란을 의식한 우회적 입장 표명이라는 해석이다.  공소 취소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 8일 진행한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조작기소 여부의) 진상 규명은 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공소 취소 특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결론적으로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최소한의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뭔가 문제는 있어 보인다. 주관적 판단은 있지만 객관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이 꽤 많다"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잡고 없으면 그냥 놔두면 된다.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된 게 아니면 놔두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공소가 잘못됐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여권에서도 "공소취소·연임 명확한 입장 내야" 목소리 강해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이 대통령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회견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동안의 오만과 무능부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부동산과 이란 파병 문제 등 모든 정책에서 국정 기조 대전환을 선언하고 국민이 납득할 분명한 답을 내놓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자회견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정 현안을 두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공소 취소는 정무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이니 대통령이 언급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연임 개헌이나 공소 취소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향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9주 연속 지지율 하락…추석 전 기자회견, 반등 할까  이번 기자회견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4일 공개한 9월 2주차 주간동향(에너지경제신문 의뢰, 7~11일, 무선 자동응답 방식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9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인 33.8%였다. 부정평가는 63.3%로 처음 60%대에 올라섰다. 리얼미터는 외교 행보에도 개각 인선 논란과 호르무즈 파병 검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이 겹친 데다 진보층과 20대 이탈이 더해진 것을 하락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시사IN 의뢰, 6~8일,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무작위 전화걸기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치인 중 2위로 내려앉았다. 이 대통령은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줄곧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였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1위를 내줬다.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신뢰한다' 35.9%, '불신한다' 50.4%였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1.2%, 불신한다는 응답이 34.1%였다. 신뢰와 불신의 국민 평가가 1년 만에 뒤집어졌다.  the13ook@newspim.com 2026-09-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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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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