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14일 5%를 넘었다.
- 중동 긴장과 물가 재점화로 연준 인상 전망이 커졌다.
- 달러는 강세,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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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선호에 달러 강세… 10년물 실질금리 2008년 이후 최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중동 전쟁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미국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지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2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했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안전자산 선호까지 겹치며 달러도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14일(현지시간) 미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한때 5.0142%까지 치솟았다. 5%를 돌파한 것은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분을 반납해 전 거래일보다 1.83bp(1bp=0.01%포인트) 낮은 4.957%를 기록했다.
10년물 수익률이 2023년 고점인 5.021%를 넘어설 경우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이 된다.
시장에서는 10년물 수익률 5%를 단순한 숫자 이상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본다. 국채 금리가 이 수준을 지속적으로 웃돌 경우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채권 대비 주식의 투자 매력이 떨어져 증시 강세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TD증권의 몰리 브룩스 미국 금리 전략가는 "분명히 중요한 심리적 수준"이라며 "투자자들은 흔히 이런 둥근 숫자를 기준으로 '이 수준에 도달하면 매력적이다. 그때 저가 매수에 나서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0년물 수익률이 5% 아래에서 버틴다면 해당 수준에서 국채 매수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지만, 5%를 뚫고 올라설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브룩스는 "5%를 돌파한다면 투자자들이 장기물에 대해 분명히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금리가 여기서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유가 110달러 육박… 물가 불안 다시 고개
최근 미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다. 여기에 대규모 기업·정부 부채 발행과 견조한 미국 경제, 장기적인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지난 한 달간 국채 수익률에 상승 압력이 이어졌다.
미슐러 파이낸셜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예산과 재정적자, 전체적인 부채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금요일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이 실렸다. 인플레이션이 이미 연준의 연간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까지 치솟고 있어서다.
디 갈로마는 최근 물가 지표가 금리 인상 전망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고 평가했다.
중동 정세 악화는 이런 물가 불안에 기름을 붓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인프라와 중동 지역 선박을 겨냥한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커졌다.
브렌트유는 이날 한때 5% 급등한 배럴당 109.8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상승폭을 줄여 105.61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국제유가는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후티의 공격으로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아왔다.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주요 송유관을 폐쇄한 가운데, 이 송유관이 연결되는 홍해까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세력의 위협에 놓이면서 공급 불안이 커졌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끝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란과 걸프 국가 정부 간 회의가 연기됐고 역내 선박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원유 공급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 연준 인상 확률 90%대… 점도표에 시선
미국의 강한 고용시장도 연준의 긴축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고용주들은 지난달 16만2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16일 끝나는 연준의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약 60% 수준이었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상 여부뿐 아니라 연준이 공개할 새 '점도표(dot plot)'에도 쏠린다. 일부 연준 위원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까지 예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공개된 전망에서는 연준 위원 9명이 연말까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MUFG의 리 하드먼 수석 외환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통화정책 긴축을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이번 주 초 달러가 완만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이 시장 예상과 다른 결정을 내놓을 경우 달러 흐름은 급변할 수 있다.
숀 오스본이 이끄는 스코샤뱅크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다면 시장에는 충격이 될 것이며 달러에는 명백한 악재"라며 "금리를 올리더라도 추가 인상을 명확하게 시사하지 않는 '비둘기파적 인상'이라면 달러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달러인덱스 9월 초 이후 최고
달러는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와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맞물리며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주요 인공지능(AI) 기업 수장들이 AI 기술의 잠재적 위험을 잇따라 경고한 것도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3% 오른 99.41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99.735까지 올라 9월 2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유로화는 한때 한 달 만의 최저치인 1.153달러까지 밀린 뒤 0.2% 하락했고, 영국 파운드화도 0.2% 내린 1.3512달러를 기록했다.
ING의 프란체스코 페솔레 외환 전략가는 "걸프 지역 상황은 여전히 우려스럽고 일부 AI 관련 소식도 주식시장에 추가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달러가 계속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美 실질금리 2008년 이후 최고… 엔화는 약세
장기물 금리가 급등한 반면 단기물 금리는 이날 소폭 하락했다.
통상 연준의 금리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 수익률은 1.38bp 내린 4.63%를 기록했다. 다만 앞서 장중에는 4.679%까지 올라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물과 10년물 국채 수익률 격차는 33bp로 좁혀지며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됐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10년물 국채 실질 수익률은 2.622%까지 올라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 국채에 대한 시장 수요는 이번 주 미 재무부의 국채 입찰에서도 시험대에 오른다. 재무부는 이번 주 130억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와 19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를 발행할 예정이다.
일본 엔화는 최근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되돌림으로 약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0.5% 오른 154.355엔을 기록했다. 지난주 기록한 약 7개월 만의 최저 수준인 153엔 아래에서 반등한 것이다.
최근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며 강세를 보여왔다. 시장은 BOJ가 금요일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사실상 확실시하고 있다. 투기적 투자자들도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엔화에 대해 순매수 포지션으로 돌아섰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에서도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주요국 국채 수익률은 수년 또는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다만 각국 금리가 대체로 동시에 상승하고 있어 지금까지 외환시장에 미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영란은행(BOE)은 17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말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2027년에는 영국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15일 오전 7시 30분 기준 전장 대비 10.97% 내린 1348.50원에 거래됐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