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다시 6개월 최저치를 경신했다.국제유가가 이틀째 하향세를 보이며 최근의 급등세가 꺾이는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엔이 108선대로 급락, 글로벌 달러화에 대한 약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미국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 압력 속에서 연말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도 경기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어 달러 매수세가 흔들리는 모습이다.달러/엔은 108선대로 급락하며 3개월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장기 지지선이었던 200일 이동평균선이 붕괴됐다. 유로/달러는 1.25선대를 상승돌파하며 상승 마인드가 형성되고 있다.이같은 글로벌 달러 약세 국면 속에서 달러/원도 수급상 공급우위와 함께 상승마인드가 다소 꺾이고 있어 1,145원대 회복이 당분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그렇지만 단기적으로 환율이 연중 저점인 1,140원대로 근접함에 따라 정유사 등 결제 등 수요가 등장하고 네고 등은 매도단가를 고려해 매도시기를 늦추고 있어 저점대 반발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다.특히 종합지수가 최근 890선대까지 단기 상승한 뒤 외국인 순매도가 아흐레째 지속되면서 조정을 받고 있어 환율의 하락 속도를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종합지수는 IT 등 주요 기업들의 3/4분기 기업실적 악화 및 경기 회복세 부진, 국제유가 급등,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지속,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등이 겹친 가운데 830선이 붕괴됐다.외국계 은행 딜러는 "달러/엔 급락으로 갭다운 한 뒤 정유사 등 결제수요가 유입되면서 저점대 반등시도가 있었다"며 "특히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는 데다 종합지수가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자 환율이 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시중은행 딜러는 "해외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더 하락할 수 있을 지가 달러/엔 추가 하락에 변수가 될 것"이라며 "국내시장의 경우 외국인 순매도가 더 나오거나 주가가 급락할 경우 달러 약세요인과 충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교보증권의 박석현 수석연구원은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멈추지 않고 있어 조만간 매수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가 무너졌다"며 "외국인 순매도가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볼 경우 수급악화에 따른 주가 조정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증권의 오현석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매수할 때 주가가 하락한 적은 있으나 외국인이 매도할 때 주가가 올라간 적이 없다"며 "당분간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는 지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한국 관련 뮤추얼펀드에는 자금도 들어오고 있는데 외국인이 파는 것을 보면 헤지펀드 계열 같다"며 "유가나 IT업종 등에 긍정적인 뉴스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수 기대치를 낮추고 실적주나 배당주 등의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 6개월 최저치 재경신, 글로벌 달러 약세 속 점진적 하향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42.90으로 전날보다 1.90원 하락, 종가기준으로는 지난 18일 1,143.50에 이어 지난 4월 13일 1,141.10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달러/원 선물 11월물도 1,144.60으로 전날보다 2.20원 하락하며 마감했다.이날 달러/원 환율은 1,141.50에 갭다운 출발한 뒤 1,141.40까지 일중 저점을 낮춘 뒤 정유사 등 결제수요로 반등을 시도, 오전 내내 낙폭을 줄이며 1,143.60까지 고점을 높였다.그러나 오후들어 추가 반등시도가 제한되며 매도세가 나오긴 했으나 종합지수가 급락하는 양상을 보이자 하락이 제한된 가운데 1,142.50선이 지지되다 장마감 전 1,143원 안팎에서 거래되다 다소 낮추며 마쳤다.이날 달러/원 환율의 일중 저점은 1,141.40으로 지난 4월 13일 1,140.30의 연중 최저치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일중 고점은 1,143.60으로 하루변동폭은 2.20원이었다.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 22억8,7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 13억9,600만달러 등 모두 36억8,350만달러를 기록했다. 21일(목요일) 기준환율은 1,142.70으로 고시될 예정이다.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818억원을 순매도, 지난 8일 이래 아흐레째 순매도를 지속했다. 종합지수는 27포인트 가량 떨어지며 830선이 붕괴됐다. 전업종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삼성SDI 실적 악화 등으로 IT 약세가 지속되고 최근 올랐던 건설, 은행주 등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오는 21일 헌법재판소의 수도권 이전에 대한 합헌 여부 결정을 앞두고 정부의 한국판 뉴딜 등 경기부양책이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됐다는 지적이다. 교보증권의 박석현 수석연구원은 "삼성SDI 실적 악화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헌재에서 수도권 이전이 위헌으로 판결난다면 정부의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회복 기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펀 달러/엔이 109선대 지지선이 붕괴되자 손절매 속에서 108.20대로 급락하며 3개월 최저치를 기록한 뒤 도쿄시장에서 장중 108.60대까지 반등하기도 했다.그러나 아시아시장을 마치고 유럽시장으로 넘어가면서 108.40선으로 반등폭이 축소, 글로벌 달러 약세 조짐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