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 美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6일(현지시간) 美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행한 반기 통화정책보고와 관련된 증언에서, 미국경제가 새해에도 상당한 정도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며 인플레가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연준리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그린스펀 의장은 준비된 증언문에서 美 경제여건은 지난 반년동안 소비자지출이 여전히 강하고 기업신뢰도가 높아지는 등 성장세가 확대되었다고 평가했다.그는 "2005년 美 경제는 상당히 좋은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인플레 및 기대인플레는 여전히 잘 제어되고 있다(The economy seems to have entered 2005 expanding at a reasonably good pace, with inflation and inflation expectations well-anchored)"며,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이러한 견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On the whole, financial markets appear to share this view.)"고 덧붙였다.◆ 사회보장제도 개혁, 채권시장에 부담주면 안 돼한편 준비된 증언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그린스펀 의장은 부시 행정부의 사회보장제도 내 개인연금계좌의 도입계획을 방어하고 추천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러한 과정이 채권시장을 교란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조심스럽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개인연금계좌로의 도입을 위해서 정부의 국채발행이 증가할 경우 채권시장의 여건이 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일반적으로 말해서 정부의 재정적자를 확대시키는 정책은 잘못이지만, 사회보장제도 내에 개인연금계좌를 도입하는 것은 (재정적자를 증가시키지만 국내저축은 감소시키지 않는다는 면에서) 대단히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금리인상 점진적 지속, 인플레 압력에 따라 변할 수 있어한편 이날 그린스펀 의장은 경제성장세가 상대적으로 강하고 인플레 압력이 억제되고 있기 때문에 연준리가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하여 중립적인 수준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그는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을 꾸준히 제거해 나가는 것는 실질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하는 것이지만, 여전히 실질금리는 낮은 수준(The cumulative removal of policy accommodation to date has significantly raised measures of the real federal funds rate, but by most measures, it remains fairly low)"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향후 인플레 압력이 얼마나 상승 혹은 하락하는징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는 '일반론'을 제시하였다.여기서 그린스펀 의장은 기업의 노동생산성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노동자의 급여가 상승하고 이런 부담이 소비자에게로 전가되는지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Going forward, the implications for inflation will be influenced by the extent and persistence of any slowdown in productivity"). 다만 그는 생산성 추세에 대해 정확히 예상하는 것은 힘들다고 제한적으로 언급했다.美 소비지출과 관련해서는 가처분소득의 증가와 특히 주책가치 상승 및 저금리기조에 따른 자본이득으로 형성된 부의 효과로 인해 "잘 유지되고 있다(well maintained)"고 그린스펀의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인들의 소득 대비 저축률이 지난 30년간 평균 7%에서 1% 미만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은 문제라고 덧붙였다.여기서 그린스펀 의장은 주택 및 주식시장의 가격상승이 가계부채 증가 폭을 앞질렀기 때문에 가계의 소득이 역사적인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이런 추세가 역전된다면 미국인들이 저축을 더 늘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금리 하락 원인은 당분간 '수수께끼'이날 그린스펀 의장은 연준리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장기금리의 하락이 자신으로서도 '혼란스럽다(puzzled)'고 언급하면서, 장기 인플레 기대심리가 안정되어 있다거나 국내외 신용의 증가 등으로 이러한 괴리 양상을 설명하는 것은 상황을 설명하는데 충분하지 못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그는 "당분간 세계채권시장의 예기치 못한 변화(behavior)는 '수수께끼(conundrum)'로 남을 것 같다"며 "채권가격 변화는 단기적인 이탈현상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러한 상황을 이끌어 낸 요인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Bond price movements may be a short-term aberration, but it will be some time before we are able to better judge the forces underlying recent experience)"이라고 말했다.그는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채권금리의 하락이 아마도 주로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향후 경제성장 전망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지만, 주가의 상승과 신용스프레드의 축소는 상황이 그 반대라는 것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2005년 GDP성장률 3.75~4.00%, 인플레율 1.50~1.75%이날 제출한 보고서에서 그린스펀 의장은 2005년 인플레가 1.50%~1.75%에 이르고, 2006년에도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GDP성장률은 2005년에 3.75%~4.00% 수준으로 둔화되고 2006년에는 3.5% 정도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5.2%인 실업률은 연말까지 5.25%로 약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그는 미국이 장기적으로 다수의 경제적인 해결과제를 안고 있으며, 경상수지 적자의 급격한 조정을 막기 위해서는 좀 더 유연한 경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숙련노동자와 비숙련 노동자 사이의 임금격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과 기술혁신에 발맞추기 위해 직업교육 등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