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필수 재료인 황산 생산에 차질도 불가피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고려아연이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 시도에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 국내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려아연 그랑서울 [사진=고려아연] |
6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국내에서 고순도 황산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이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다. 온산제련소는 반도체용 황산을 포함해 연간 총 140만톤(2023년 기준)의 황산을 생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한다.
황산은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 표면의 이물질이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고순도 황산이 필요하다. 반도체 제조에서 초기와 후반 공정에서 필수 역할을 하는 게 고순도 황산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황산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지만 MBK·영풍의 공개매수에 반대하는 고려아연 노조의 파업과 핵심 기술인력의 이탈로 반도체 황산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게 고려아연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노조는 MBK파트너스를 향해 '약탈적 공개매수 시도 중단하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19일 노조 조합원 70여명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개매수 시도를 규탄하기도 했다.
온산제련소의 핵심 기술인력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반도체 황산 생산에 대한 우려감을 키우는 또다른 요인이다.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과 핵심 기술인력들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가져가면 전원 퇴사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고려아연 측은 "국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고려아연 노조와 MBK파트너스의 갈등, 핵심 기술인력의 이탈 등을 우려해 고려아연으로부터 받는 반도체 황산 물량을 최소화하고 국내외 다른 업체로 공급처를 다양화할 수 있다"며 "고려아연은 회사 차원에서 큰 손해를 입을 뿐 아니라 주주가치도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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