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경기 정점이 언제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5.9% 증가하는 데 그쳐 전월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증가율은 지난해부터 매달 상승하다 올해 1월 7.5%를 정점으로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2월에는 7.1%, 3월에는 6.6%를 기록했고 4월에는 5%대로 떨어진 것.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것은 상하 방향성을 모색하던 경기가 하락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올해 1월 수치가 정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의 단맛을 보기도 전에 경기가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에 따라 이제 시장의 관심은 선행지표가 아닌 실제 경기의 정점이 언제일까에 모아지고 있다.◆ 경기 사이클 단축, 올 9월경 실물경기 정점 가능성 과거 20년 동안의 경기국면을 살펴보면 선행지수가 정점을 찍은 뒤 실물지표가 정점을 보이는 기간은 8~15개월 뒤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1월을 선행지수 정점으로 보면 올 9월부터 내년 4월 사이에 경기 정점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다.그러나 경기 정점이 내년에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로 선행지수와 실물경기 사이클 기간이 점차 짧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외환위기 전에는 선행지수 정점 뒤 약 15개월 뒤 실물경기의 정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90년 9월 선행지수가 정점을 찍고 난 뒤 15개월 뒤인 1992년 1월 경기가 고점에 이르렀고, 마찬가지로 1994년 선행지수가 정점을 찍었을 때도 실물경기 정점은 15개월 뒤인 1996년 초에 나타났다.그러나 1999년 중반에 나타났던 선행지수 정점 이후 12개월 뒤 경기 정점이 이뤄졌고, 2002년 중반에 나타났던 선행지수 정점은 99년 때보다 더 짧은 8개월만에 실물 경기의 정점이 나타났다.이렇게 봤을 때 올해 1월을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의 정점으로 보면 8개월 뒤인 올 9월에 실물경기가 정점에 이른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러한 결론은 고유가, 환율하락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대폭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재정경제부 김철주 경제분석과장은 “선행지수만 중립적으로 놓고 보면 올해 9월부터 내년 4월 사이에 경기 정점에 이른다”며 “그러나 조금 더 지켜봐야 보다 확실한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수출 모멘텀 유지 여부 주목, 지방선거 이후 정책기조 유지 중요 그러나 올해 경기가 꺾였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직은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경기 안정화 및 개혁 정책이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을 얻고 있다.굿모닝신한증권은 경기회복 기조는 유지되고 있고 4월 경기 조정은 일시적 조정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구속으로 자동차 생산이 전달 대비 6.3% 감소했고 승용차 내수 판매 역시 8.5% 하락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내수 회복세 지속과 세계 경기 호조로 수출 모멘텀이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중단기적으로는 경기의 반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경기가 올 9월을 정점으로 하락할 것인지, 아니면 점진적인 상향 기조를 이어갈 것인지 5월 이후 지표가 좀 더 상세히 말해 줄 것 같다.다만, 연초 이래 지속된 환율 급락과 고유가 영향이 시차를 두고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또한 5.31 비장선거 이후 야당의 압승 이후 정부 여당의 경기 안정화 등 정책 주도력이 이어질 수 있을지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오문석 상무는 “4월 산업활동 동향은 전체적으로 생산이나 출하 등이 둔화되고 경기 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것이 특징"이라며 "지난해 4/4분기 이후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 또는 확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오문석 상무는 "최근래 경기 사이클이 아주 짧아지고 올해는 특히 대외여건에 악재가 많은 상황에서 투자나 소비가 견조한 회복 국면에 들어서지 못한 상태"라며 "내수가 경기를 이끌 견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수출이 둔화된다면 하반기 경기는 둔화될 수밖에 없으므로 환율 안정와 더불어 투자활성화 등의 성장 잠재력 확충이 요망된다“고 말했다.특히 오 상무는 "지방선거 이후 정책방향이 혼선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정치 논리가 게재되면 경제개혁이나 경제안정화가 어려워 지고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더욱 악화될 수 있어 정부는 향후 경제활성화 원칙을 분명히 하고 개혁정책도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뉴스핌 Newspim] 최중혁·이기석 기자 tanju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