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의 공동락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쇼크와 관련, “서브프라임 쇼크로 인한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한 위험이 금융시장을 강타해 국내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은 것에 반해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자산으로 부각되면서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락 연구원은 “이런 현상은 신용위기보다는 크레디트의 구분을 두지 않고 채권시장 전체가 동시에 인정하는 외부 호재로서의 의미에 보다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한 인식 차이는 양국 통화정책의 차별화 가능성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냈다”며 “미국은 이번 재할인율 인하 조치를 통해 통화완화 조치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졌지만, 한국은 추가 긴축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공 연구원은 이어 “전략적인 관점에서는 신용 경색에 대한 불안심리가 해소된 이후 수익률곡선의 평탄화 시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하나대투증권 공동락 연구원의 주간 채권 전망 전문입니다.
서브프라임 쇼크로 촉발된 신용 리스크에 대한 불안이 금융시장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3월에 발생했던 사태와 이번 위기의 본질적 차이는 실물 경제의 한 부분인 주택경기 위축이 연계된 금융 시스템으로 확산되느냐의 여부다. 단순히 미국 주택경기가 위축되면서 일부 가계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개별적인 사안에서 이를 담보로 발행된 채권이나 여타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금융의
영역으로 범위가 확산되면서 우려 수위가 한 단계 더 높아진 것이다.
신용 리스크의 부각은 고스란히 미국 채권시장에서의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로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 신용 스프레드는 01년 9.11테러와 02년 기업 분식회계 파문 등을 기점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올해 3월과 4월 1차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으로 반등한 이후 잠시 안정세를 보이다가 8월 2차 충격으로 다시금 급등했다.
신용 스프레드가 상승한다는 것을 경기 관점에서 판단한다면 일반적으로 완만한 스프레드 상승은 경기 회복의 징후로 받아들여진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자금 수요가 증가하고 당연히 한정된 자금 공급 하에 신용도가 낮은 등급의 기업의 조달 비용은 증가하게 된다. 경기 활성화로 기업 활동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 수준이 상향되면서 높은 금리도 감당할 여지가 커진다는 경로다. 그러나 정상적
인 상태에서의 스프레드 상승과 달리 신용 리스크에 따른 위기가 돌출할 경우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자금 경색으로 인해 높은 금리를 지불하고서라도 돈을 구해야 하는 상황, 좀 더 악화될 경우 기업이 부도 위험에 직면한다면 경기는 종전에 비해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정확한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지만 이번 서브프라임 쇼크로 인해 향후 경기가 이전 수준에 비해 상당부분 둔화될 수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01년 9.11사태는 앞선 두 경우보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극단적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동일한 신용 위험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지만 신용 스프레드의 급등이란 관점에서는 충분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가파른 신용 스프레드 확대를 경험한 미국에 비해 한국 채권시장은 매우 대조가 되는 반응을 보였다. 신용 스프레드의 급등은 물론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징후조차 거의 발견되지 못했다. 적어도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신용위기에 대해 한국시장은 이를 신용 스프레드 확대로 받아 들이지 않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한국 채권시장이 현 서브프라임 쇼크를 광범위한 신용 리스크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주요한 신용 이벤트에서 나타난 반응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90년대 후반 국내에서 발생한 주요 신용 이벤트(99년 대우 사태, 00년 현대 쇼크, 03년 SK글로벌 및 카드채 위기) 당시 국내 채권시장은 신용 스프레드 확대 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금리 수준(특히 국고채 수익률)의
상승을 동시에 수반했다. 물론 이번 사태의 진앙지가 한국이 아닌 미국이란 점은 상이할 수 있으나 과거 글로벌 신용시장에서의 리스크 요인에 대해 국내 채권시장이 외평채 가산금리 상승과 국내 금리의 동반 상승 등으로 민감하게 동요를 보인데 반해 이번에는 국내 금리가 오히려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관심을 가질만한 하다.
당사는 이처럼 미국에서 최근 발생한 서브프라임 쇼크에 따른 신용 리스크가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신용 위기보다는 신용도에 구분없이 시장 전체가 동시에 인정하는 호재로서의 의미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단기에 급격한 조정을 보인 주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자산이라는 반응 외에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판단이다. 다시 말해 국내 채권시장은 현 글로벌 신
용경색 리스크에 대해 경기나 통화정책 상의 기조 변화를 기대하기 보다는 외부에서 발생한 돌발 재료의 성격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한 인식 차이는 한국과 미국 통화정책의 차별화 징후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다. 특히 17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미국의 재할인율 50bp 인하 조치는 향후 연준이 내놓을 실질적인 통화완화 조치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여주고 있는 반면 아직도 추가 긴축의 여지가 상존하는 한국과는 상당한 편차가 있음을 확인한 이벤트였다. 시기적으로 상이하게 진행된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 사이클로 인한 착시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서브프라임 쇼크로 인한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한 위험이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고스란히 충격을 반영한 것에 반해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자산으로 부각되면서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채권시장이 보이고 있는 반응은 통상적인 신용 리스크 상황과는 구분된다. 크레딧스프레드가 안정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금리 수준 역시 하향 안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용 위기보다는 크레딧의 구분을 두지 않고 채권시장 전체가 동시에 인정하는 호재로서의 의미에 보다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한 인식 차이는 양국 통화정책의 차별화 가능성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다. 특히 전격적으로 단행된 미국의 재할인율 인하 조치는 향후 실질적인 통화완화 조치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여주고 있는 반면 아직도 추가 긴축의 여지가 상존하는 한국과는 편차가 있음을 확인한다. 전략적인 관점에서는 신용 경색에 대한 불안심리가 해소된 이후 수익률곡선의 평탄화 시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지난 주 채권시장은 미국 발(發) 신용 리스크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와 장단기금리차 축소에 대한 부담이 서로 엇갈린 한 주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쇼크로 인한 글로벌 신용 경색에 대한 불안이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전반에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에 대한 선호가 강했다. 더구나 현재 신용위기가 미국을 주요 진앙지로 삼고 있는 까닭에 신용위기
상황마다 단골 메뉴인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와 같은 현상은 국내 시장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예상과 달리 2개월 연속 콜금리 운용목표를 깜짝 인상함에 따라 통화당국의 매파적 긴축기조에 대한 긴장은 꾸준히 이어졌다. 미국의 경우 FRB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시기적으로는 시장의 예상과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결국 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설득력을 얻은데 반해 한국은행의 경우는 여전히 통화긴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 금리의 하락 흐름 속에서도 시장 참가자들을 압박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정책 당국자들의 발언이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한국은행은 주가가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했던 16일 ‘최근의 금융 시장동향 점검 자료 ’를 통해 현 금융시장 불안이 투자심리의 변화에 민감한 주식시장 등에 국한되고 있으며 이외 금융시장에서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 일고 있는 8월 금리인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지로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상당수 정책당국자들 역시 현 상황을 실질적인 펀더멘털보다는 심리적인 불안의 표출로 진단하며 진화에 나섰다.
추가 긴축에 대한 부담 외에도 수익률곡선이 가파르게 평탄화되고 있다는 점도 섣부른 포지션 구축을 어렵게 만들었다. 콜금리 인상 이후 대표적인 단기금리인 CD(91일물) 수익률의 경우 5.25%까지 상승한 반면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이를 하회하는 수준에 이르면서 만기 구간이나 거래 유동성 차이로 일부에서 나타났던 장단기금리 역전이 아닌 채권시장 전반에 걸친 금리역전의 국면으로 구도가 변했다. 따라서 금융시장 전반에 확산된 불안심리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를 인정하면서도 적극적인 채권 매수는 어려운 흐름이 반복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전격적으로 재할인율을 50bp 인하했다. 재할인율을 인하하기 직전까지도 ‘재앙(calamity) ’ 수준이 아니면 금리인하를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윌리엄 풀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의 발언과 비교해 볼 때 사뭇 배치되는 내용이다. 그러나 액면 그대로 평가한다면 풀총재의 발언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의 말대로 FRB는 금리는 인하하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시장 참가
자들이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재할인율을 인하하는 방식으로 금융시장 참가자들을 안정시켰다.
풀 총재의 발언에 대한 서로 상반된 평가는 고스란히 FRB에도 적용이 가능해 보인다.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금리의 자원배분 기능을 활용, 경기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 기능은 뱅크런(Bank Run)이나 펀드런(Fund Run)과 같은 위기국면에서 필요한‘최종대부자 ’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점에서는 좀처럼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연준의 이번 재할인율 인하는 이처럼 어떤 특정한 항목에 초점을 맞추기 힘든 상황에서 전략적인 선택수단을 다양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이 생각했던 금리인하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향후 정책 선택의 영역을 확장시켰기 때문이다. 통화긴축이냐 완화냐에 차이는 있으나 올해 한국은행이 연간 통화신용정책 방향에서 시사한 소위 ‘절도있는 ’ 지준관리를 통해 콜금리 목표를 변경하지 않고서도 시장 콜금리의 변동성 확대를 통해 금융시장에 당국의 스탠스를 알린 것과 유사한 행보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FRB의 재할인율 인하에 대해 초점을 맞춰야 할 대목은 향후 통화정책 스탠스에 대한 시그널 효과일 것이다. 지난 8월 FOMC 성명서를 통해 연준은 현재 경기 여건이 견고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다운사이드 위험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구체적인 시기는 언제일지는 장담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연준이 정책금리를 변경한다면 분명히 인상보다는 인하일 것이라는 힌트를 준 것이다. 이번 전격적인 재할인율 인하는 이 같은 힌트에 행동의 돌입 시점을 보다 구체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미 중앙은행 차원에서 행동을 보인 만큼 통화완화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금리인하 시기를 지연시킬 필요는 없어 보인다. 따라서 당사는 연말까지 미국의 경우 최대 50bp의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FRB의 전격적인 재할인율 인하는 중앙은행의 구체적인 행동 돌입 시기를 공고하게 했다는 사실 이외에도 연준이 현재 인식하고 있는 경기에 대한 판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금리인하라는 과정에 곧바로 진입하지 않고 약간의 시기를 조율함으로써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신용 리스크가 실물 경제에 광범위하게 전이될 위험이 크지 않으며 동시에 경기 역시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입장을 드
러낸 것이다.
즉 연준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만큼 향후 경기가 둔화될 확률은 높아졌지만 재할인율과 같은 통화정책에 있어서의 보조 수단을 적절히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정도의 심각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사는 이번 재할인율 인하는 급격한 경기위축에 대한 가능성보다는 향후 도래할 수 있는 약간의 경기 굴곡을 시정하는 정도에 대비한 통화완화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9.11사태 이후와 같은 적극적인 통화완화에 대한 개연성은 높지 않으며 미국 경제의 둔화로 인한 급격한 글로벌 경제의 위축을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한다. 앞서 채권시장 전망에도 언급했듯이 미국발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를 국내 시장에도 섣불리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또 다른 논거인 셈이다.
공동락 연구원은 “이런 현상은 신용위기보다는 크레디트의 구분을 두지 않고 채권시장 전체가 동시에 인정하는 외부 호재로서의 의미에 보다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한 인식 차이는 양국 통화정책의 차별화 가능성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냈다”며 “미국은 이번 재할인율 인하 조치를 통해 통화완화 조치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졌지만, 한국은 추가 긴축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공 연구원은 이어 “전략적인 관점에서는 신용 경색에 대한 불안심리가 해소된 이후 수익률곡선의 평탄화 시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하나대투증권 공동락 연구원의 주간 채권 전망 전문입니다.
서브프라임 쇼크로 촉발된 신용 리스크에 대한 불안이 금융시장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3월에 발생했던 사태와 이번 위기의 본질적 차이는 실물 경제의 한 부분인 주택경기 위축이 연계된 금융 시스템으로 확산되느냐의 여부다. 단순히 미국 주택경기가 위축되면서 일부 가계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개별적인 사안에서 이를 담보로 발행된 채권이나 여타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금융의
영역으로 범위가 확산되면서 우려 수위가 한 단계 더 높아진 것이다.
신용 리스크의 부각은 고스란히 미국 채권시장에서의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로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 신용 스프레드는 01년 9.11테러와 02년 기업 분식회계 파문 등을 기점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올해 3월과 4월 1차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으로 반등한 이후 잠시 안정세를 보이다가 8월 2차 충격으로 다시금 급등했다.
신용 스프레드가 상승한다는 것을 경기 관점에서 판단한다면 일반적으로 완만한 스프레드 상승은 경기 회복의 징후로 받아들여진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자금 수요가 증가하고 당연히 한정된 자금 공급 하에 신용도가 낮은 등급의 기업의 조달 비용은 증가하게 된다. 경기 활성화로 기업 활동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 수준이 상향되면서 높은 금리도 감당할 여지가 커진다는 경로다. 그러나 정상적
인 상태에서의 스프레드 상승과 달리 신용 리스크에 따른 위기가 돌출할 경우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자금 경색으로 인해 높은 금리를 지불하고서라도 돈을 구해야 하는 상황, 좀 더 악화될 경우 기업이 부도 위험에 직면한다면 경기는 종전에 비해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정확한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지만 이번 서브프라임 쇼크로 인해 향후 경기가 이전 수준에 비해 상당부분 둔화될 수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01년 9.11사태는 앞선 두 경우보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극단적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동일한 신용 위험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지만 신용 스프레드의 급등이란 관점에서는 충분한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가파른 신용 스프레드 확대를 경험한 미국에 비해 한국 채권시장은 매우 대조가 되는 반응을 보였다. 신용 스프레드의 급등은 물론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징후조차 거의 발견되지 못했다. 적어도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신용위기에 대해 한국시장은 이를 신용 스프레드 확대로 받아 들이지 않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한국 채권시장이 현 서브프라임 쇼크를 광범위한 신용 리스크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주요한 신용 이벤트에서 나타난 반응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90년대 후반 국내에서 발생한 주요 신용 이벤트(99년 대우 사태, 00년 현대 쇼크, 03년 SK글로벌 및 카드채 위기) 당시 국내 채권시장은 신용 스프레드 확대 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금리 수준(특히 국고채 수익률)의
상승을 동시에 수반했다. 물론 이번 사태의 진앙지가 한국이 아닌 미국이란 점은 상이할 수 있으나 과거 글로벌 신용시장에서의 리스크 요인에 대해 국내 채권시장이 외평채 가산금리 상승과 국내 금리의 동반 상승 등으로 민감하게 동요를 보인데 반해 이번에는 국내 금리가 오히려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관심을 가질만한 하다.
당사는 이처럼 미국에서 최근 발생한 서브프라임 쇼크에 따른 신용 리스크가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신용 위기보다는 신용도에 구분없이 시장 전체가 동시에 인정하는 호재로서의 의미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단기에 급격한 조정을 보인 주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자산이라는 반응 외에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판단이다. 다시 말해 국내 채권시장은 현 글로벌 신
용경색 리스크에 대해 경기나 통화정책 상의 기조 변화를 기대하기 보다는 외부에서 발생한 돌발 재료의 성격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한 인식 차이는 한국과 미국 통화정책의 차별화 징후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다. 특히 17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미국의 재할인율 50bp 인하 조치는 향후 연준이 내놓을 실질적인 통화완화 조치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여주고 있는 반면 아직도 추가 긴축의 여지가 상존하는 한국과는 상당한 편차가 있음을 확인한 이벤트였다. 시기적으로 상이하게 진행된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 사이클로 인한 착시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서브프라임 쇼크로 인한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한 위험이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고스란히 충격을 반영한 것에 반해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자산으로 부각되면서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채권시장이 보이고 있는 반응은 통상적인 신용 리스크 상황과는 구분된다. 크레딧스프레드가 안정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금리 수준 역시 하향 안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용 위기보다는 크레딧의 구분을 두지 않고 채권시장 전체가 동시에 인정하는 호재로서의 의미에 보다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한 인식 차이는 양국 통화정책의 차별화 가능성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다. 특히 전격적으로 단행된 미국의 재할인율 인하 조치는 향후 실질적인 통화완화 조치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여주고 있는 반면 아직도 추가 긴축의 여지가 상존하는 한국과는 편차가 있음을 확인한다. 전략적인 관점에서는 신용 경색에 대한 불안심리가 해소된 이후 수익률곡선의 평탄화 시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지난 주 채권시장은 미국 발(發) 신용 리스크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와 장단기금리차 축소에 대한 부담이 서로 엇갈린 한 주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쇼크로 인한 글로벌 신용 경색에 대한 불안이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전반에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에 대한 선호가 강했다. 더구나 현재 신용위기가 미국을 주요 진앙지로 삼고 있는 까닭에 신용위기
상황마다 단골 메뉴인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와 같은 현상은 국내 시장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예상과 달리 2개월 연속 콜금리 운용목표를 깜짝 인상함에 따라 통화당국의 매파적 긴축기조에 대한 긴장은 꾸준히 이어졌다. 미국의 경우 FRB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시기적으로는 시장의 예상과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결국 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설득력을 얻은데 반해 한국은행의 경우는 여전히 통화긴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 금리의 하락 흐름 속에서도 시장 참가자들을 압박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정책 당국자들의 발언이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한국은행은 주가가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했던 16일 ‘최근의 금융 시장동향 점검 자료 ’를 통해 현 금융시장 불안이 투자심리의 변화에 민감한 주식시장 등에 국한되고 있으며 이외 금융시장에서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 일고 있는 8월 금리인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지로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상당수 정책당국자들 역시 현 상황을 실질적인 펀더멘털보다는 심리적인 불안의 표출로 진단하며 진화에 나섰다.
추가 긴축에 대한 부담 외에도 수익률곡선이 가파르게 평탄화되고 있다는 점도 섣부른 포지션 구축을 어렵게 만들었다. 콜금리 인상 이후 대표적인 단기금리인 CD(91일물) 수익률의 경우 5.25%까지 상승한 반면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이를 하회하는 수준에 이르면서 만기 구간이나 거래 유동성 차이로 일부에서 나타났던 장단기금리 역전이 아닌 채권시장 전반에 걸친 금리역전의 국면으로 구도가 변했다. 따라서 금융시장 전반에 확산된 불안심리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를 인정하면서도 적극적인 채권 매수는 어려운 흐름이 반복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전격적으로 재할인율을 50bp 인하했다. 재할인율을 인하하기 직전까지도 ‘재앙(calamity) ’ 수준이 아니면 금리인하를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윌리엄 풀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의 발언과 비교해 볼 때 사뭇 배치되는 내용이다. 그러나 액면 그대로 평가한다면 풀총재의 발언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의 말대로 FRB는 금리는 인하하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시장 참가
자들이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재할인율을 인하하는 방식으로 금융시장 참가자들을 안정시켰다.
풀 총재의 발언에 대한 서로 상반된 평가는 고스란히 FRB에도 적용이 가능해 보인다.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금리의 자원배분 기능을 활용, 경기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 기능은 뱅크런(Bank Run)이나 펀드런(Fund Run)과 같은 위기국면에서 필요한‘최종대부자 ’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점에서는 좀처럼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연준의 이번 재할인율 인하는 이처럼 어떤 특정한 항목에 초점을 맞추기 힘든 상황에서 전략적인 선택수단을 다양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이 생각했던 금리인하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향후 정책 선택의 영역을 확장시켰기 때문이다. 통화긴축이냐 완화냐에 차이는 있으나 올해 한국은행이 연간 통화신용정책 방향에서 시사한 소위 ‘절도있는 ’ 지준관리를 통해 콜금리 목표를 변경하지 않고서도 시장 콜금리의 변동성 확대를 통해 금융시장에 당국의 스탠스를 알린 것과 유사한 행보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FRB의 재할인율 인하에 대해 초점을 맞춰야 할 대목은 향후 통화정책 스탠스에 대한 시그널 효과일 것이다. 지난 8월 FOMC 성명서를 통해 연준은 현재 경기 여건이 견고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다운사이드 위험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구체적인 시기는 언제일지는 장담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연준이 정책금리를 변경한다면 분명히 인상보다는 인하일 것이라는 힌트를 준 것이다. 이번 전격적인 재할인율 인하는 이 같은 힌트에 행동의 돌입 시점을 보다 구체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미 중앙은행 차원에서 행동을 보인 만큼 통화완화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금리인하 시기를 지연시킬 필요는 없어 보인다. 따라서 당사는 연말까지 미국의 경우 최대 50bp의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FRB의 전격적인 재할인율 인하는 중앙은행의 구체적인 행동 돌입 시기를 공고하게 했다는 사실 이외에도 연준이 현재 인식하고 있는 경기에 대한 판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금리인하라는 과정에 곧바로 진입하지 않고 약간의 시기를 조율함으로써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신용 리스크가 실물 경제에 광범위하게 전이될 위험이 크지 않으며 동시에 경기 역시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입장을 드
러낸 것이다.
즉 연준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만큼 향후 경기가 둔화될 확률은 높아졌지만 재할인율과 같은 통화정책에 있어서의 보조 수단을 적절히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정도의 심각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사는 이번 재할인율 인하는 급격한 경기위축에 대한 가능성보다는 향후 도래할 수 있는 약간의 경기 굴곡을 시정하는 정도에 대비한 통화완화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9.11사태 이후와 같은 적극적인 통화완화에 대한 개연성은 높지 않으며 미국 경제의 둔화로 인한 급격한 글로벌 경제의 위축을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한다. 앞서 채권시장 전망에도 언급했듯이 미국발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를 국내 시장에도 섣불리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또 다른 논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