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품을수 있나]③ 국민연금 러브콜, 짝사랑?
[한화, 대우조선 품을수 있나]③
[뉴스핌=원정희 문형민 기자]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안정적 자금조달에 대한 의구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주가는 바닥을 모르게 곤두박질치고 금리는 오를대로 올랐다. 이젠 은행마저 원화자금이 넉넉지 못한 상황이어서 한화의 자금조달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짙다.
게다가 한화가 대우조선 주가의 6배가 넘는 금액을 적어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화로서는 재무적 투자자(FI)들에 만족할만한 풋백옵션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는 다시 한화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자칫 M&A의 성공이 승자의 재앙을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연신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국민연금마저 반응은 시큰둥하다.
◆ 은행 대출, 금리 올리거나 추가담보 요구하거나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컨소시엄엔 하나은행 외환은행 농협 등이 들어가 있다. 한화는 이들 은행으로부터 2조원 정도를 대출을 받을 생각으로 이 은행들이 3분의1씩 나눠서 신디케이트론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략 한 은행당 6500억원 정도로 나눠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특정 기업에 대한 익스포져 제한 규정에 저촉되는 걸림돌이 있다. 이 때문에 국민 우리 신한 등 다른 대형 시중은행들을 추가로 참여시켜 금액과 여신리스크 쪼개기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신용경색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은행들은 예대율이 높아 대규모 여신을 제한하고 있고 원화유동성비율을 맞추는것도 힘겨운 상황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은행 IB담당 한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원화유동성 상황이 어려워 가격(금리)에 관계없이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만약에 추가로 참여하더라도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IB관계자도 "한화가 은행에 지불해야 할 신디케이트론 금리가 'CD+250bp'안팎으로 얘기가 나오는데 현 상황에서 LBO(차입인수) 파이낸싱이 충분히 될만한 조건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도 올 상반기 LBO 건들을 보면 통상 250~300bp사이에서 됐다"며 "지금같은 금융경색 상황에선 더 높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협 관계자도 "기존의 계약조건들은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며 "신용경색이 지속된다면 일반적으로 금리를 조정하거나 담보력을 높이는 쪽으로 조정돼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그는 "전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렸고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 금리가 급격히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금이 납입될 올 연말연초 즈음에 금리가 급격히 내려가고 은행들의 자금조달도 수월해진다면 한화로서도 조달코스트를 최소화하며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반응하지 않고 있어 이 역시 전망이 불투명하다.
◆ FI 참여여부, 주가기대감 낮아 풋백옵션 수준이 좌우
한화는 한화증권 등 제2금융권이나 연기금으로부터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역시 한화로서는 과도한 풋백옵션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가 대우조선 입찰에 6조5000억원 안팎을 써냈다면 현재 8000~9000원을 오르내리는 대우조선 주가를 감안할 때 주당 무려 6배도 넘는 값을 치르는 셈이다.
이는 재무투자자 입장에선 주가기대감(포텐셜)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들 투자자들은 풋백옵션을 통해 투자안전판을 마련하려고 할테고 이 수준에 따라 재무투자자들의 참여여부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M&A프리미엄이 과도하기 때문에 결국 풋백옵션(매도선택권)이 중요하고 파이낸싱 비용이 9~10%로 얘기 나온다면 재무투자자들은 이보다 0.5~1%포인트까지 더 받으려고 할 것"이라며 "투자원금의 10% 초반대에서 보장수익률이 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가 그렇듯 과도한 풋백옵션은 오히려 '승자의 재앙'을 불러 올 수 있다는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국민연금 러브콜, 결국 짝사랑?
이런 이유로 금융당국도 기업M&A전에서의 과도한 풋백옵션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고 이는 결국 국민연금의 불참 선언으로 이어졌다는 전언이다. 다른 재무투자자들과 한화 모두 부담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한화그룹은 재무적 투자자로서 국민연금의 참여를 여전히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짝사랑에 그칠 공산이 큰 상황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이달초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려던 계획을 참여하려던 계획을 철회한 이후 입장이 변화된 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화쪽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국민연금 관계자도 "시장 상황이 급격히 악화돼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신규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주가하락 신용경색 등의 상황으로 외부에서 돈을 끌어오는게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우려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뉴스핌=원정희 문형민 기자]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안정적 자금조달에 대한 의구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주가는 바닥을 모르게 곤두박질치고 금리는 오를대로 올랐다. 이젠 은행마저 원화자금이 넉넉지 못한 상황이어서 한화의 자금조달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짙다.
게다가 한화가 대우조선 주가의 6배가 넘는 금액을 적어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화로서는 재무적 투자자(FI)들에 만족할만한 풋백옵션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는 다시 한화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자칫 M&A의 성공이 승자의 재앙을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연신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국민연금마저 반응은 시큰둥하다.
◆ 은행 대출, 금리 올리거나 추가담보 요구하거나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컨소시엄엔 하나은행 외환은행 농협 등이 들어가 있다. 한화는 이들 은행으로부터 2조원 정도를 대출을 받을 생각으로 이 은행들이 3분의1씩 나눠서 신디케이트론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략 한 은행당 6500억원 정도로 나눠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특정 기업에 대한 익스포져 제한 규정에 저촉되는 걸림돌이 있다. 이 때문에 국민 우리 신한 등 다른 대형 시중은행들을 추가로 참여시켜 금액과 여신리스크 쪼개기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신용경색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은행들은 예대율이 높아 대규모 여신을 제한하고 있고 원화유동성비율을 맞추는것도 힘겨운 상황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은행 IB담당 한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원화유동성 상황이 어려워 가격(금리)에 관계없이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만약에 추가로 참여하더라도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IB관계자도 "한화가 은행에 지불해야 할 신디케이트론 금리가 'CD+250bp'안팎으로 얘기가 나오는데 현 상황에서 LBO(차입인수) 파이낸싱이 충분히 될만한 조건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도 올 상반기 LBO 건들을 보면 통상 250~300bp사이에서 됐다"며 "지금같은 금융경색 상황에선 더 높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협 관계자도 "기존의 계약조건들은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며 "신용경색이 지속된다면 일반적으로 금리를 조정하거나 담보력을 높이는 쪽으로 조정돼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그는 "전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렸고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 금리가 급격히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금이 납입될 올 연말연초 즈음에 금리가 급격히 내려가고 은행들의 자금조달도 수월해진다면 한화로서도 조달코스트를 최소화하며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반응하지 않고 있어 이 역시 전망이 불투명하다.
◆ FI 참여여부, 주가기대감 낮아 풋백옵션 수준이 좌우
한화는 한화증권 등 제2금융권이나 연기금으로부터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역시 한화로서는 과도한 풋백옵션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가 대우조선 입찰에 6조5000억원 안팎을 써냈다면 현재 8000~9000원을 오르내리는 대우조선 주가를 감안할 때 주당 무려 6배도 넘는 값을 치르는 셈이다.
이는 재무투자자 입장에선 주가기대감(포텐셜)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들 투자자들은 풋백옵션을 통해 투자안전판을 마련하려고 할테고 이 수준에 따라 재무투자자들의 참여여부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M&A프리미엄이 과도하기 때문에 결국 풋백옵션(매도선택권)이 중요하고 파이낸싱 비용이 9~10%로 얘기 나온다면 재무투자자들은 이보다 0.5~1%포인트까지 더 받으려고 할 것"이라며 "투자원금의 10% 초반대에서 보장수익률이 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가 그렇듯 과도한 풋백옵션은 오히려 '승자의 재앙'을 불러 올 수 있다는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국민연금 러브콜, 결국 짝사랑?
이런 이유로 금융당국도 기업M&A전에서의 과도한 풋백옵션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고 이는 결국 국민연금의 불참 선언으로 이어졌다는 전언이다. 다른 재무투자자들과 한화 모두 부담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한화그룹은 재무적 투자자로서 국민연금의 참여를 여전히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짝사랑에 그칠 공산이 큰 상황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이달초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려던 계획을 참여하려던 계획을 철회한 이후 입장이 변화된 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화쪽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국민연금 관계자도 "시장 상황이 급격히 악화돼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신규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주가하락 신용경색 등의 상황으로 외부에서 돈을 끌어오는게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우려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