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싐=김종길 기자] 롯데그룹은 신격호 그룹 회장이 롯데기공과 푸드스타, 케이피케미칼 등 3개 계열사에 950억 원 상당의 주식 28만800주를 무상 증여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증여된 주식은 해당 회사의 결손금 및 부채 상계처리에 사용된다.

롯데기공에 증여된 주식은 롯데건설 지분 0.7%(1만3300주, 197억원 상당), 한국후지필름 지분 2.6%(3650주, 87억원 상당), 롯데제과 지분 1.5%(2만1310주, 216억원 상당) 등이다.

푸드스타에 증여된 주식은 롯데정보통신 지분 6.5%인 5만5350주, 케이피케미칼에 증여된 주식은 롯데알미늄 지분 3.9%인 3만7000주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의 주식증여는 지난해 9월 경제위기 이후 대기업 총수가 직접 사재를 털어 계열사를 지원하는 첫 사례"라며 "자금사정이 어려운 롯데기공 등 3개사에 대해 본인의 사재를 출연해서라도 결손법인의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신 회장의 뜻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롯데건설이 지난달 금융권의 신용등급 평가 결과 C등급을 받은 롯데기공의 부실자산 및 악성 미분양 등을 떠안으면서 이에 대한 내부 불만이 고조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제스쳐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회사채를 발행해가면서 롯데기공 빛을 끌어안았지만 악성 미분양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까지 겹쳐 상장을 앞두고 시장의 평가가 나빠지고 있는 데 따른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롯데기공 건설 부분은 롯데건설에 매각하고 나머지는 롯데알미늄에 합병시키는 방식으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중이다.

T.G.I 프라이데이를 운영 중인 푸드스타의 경우 외식업계의 전반적 침체로 결손이 누적돼 왔으며 석유화학업체인 케이피케미칼도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원가상승으로 큰 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는 "이번 회장의 주식 무상증여로 해당 회사들의 재무구조가 개선돼 기업 신용도가 올라가고 상장사의 경우 조기 배당이 가능하게 돼 소액주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