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공간에 있는 이들에게 건내는 위로
[뉴스핌=여유란 기자]
2006년 『금이 간 거울』로 어린이의 내밀한 속마음과 두려움을 쩌릿한 긴장과 공포로 풀어낸 작가 방미진이 이번엔 주변의 상황과 사람들이 두렵기만 한 청소년의 내면을 이야기한다.
청소년기를 지나는 십대들은 자기가 왜 힘든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할 때가 많다. 작은 일에도 쉽게 깔깔거리는 그들이지만 혼자 있을 때면 지금의 시간을 영원히 끝나지 않을 길고 어두운 터널로만 느끼곤 하는 외로운 존재들이다. 『손톱이 자라날 때』는 자신에 대한 질문과 의심 또는 과도한 자존감으로 자신과 타인에게 쉬이 상처를 내고 마는 청소년을 작가 특유의 '강렬하고 음습한 이미지'의 언어로 독특하게 그려낸다.
방미진은 십대의 불안한 자의식이 불러일으키는 공포를 다섯 편의 이야기로 날카롭게 드려낸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손톱을 기르기도 하고(「손톱이 자라날 때」),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타인을 완벽히 흉내 내기도 한다(「난 네가 되고」). 이런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모두 특정한 공간에서 고통 받는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은 교실에서, 집에서, 학교에서 자신이 융화될 수 없는 상황에 둘러싸여 고통 받는다.
방미진은 '작가의 말'에서 세상에는 이상한 공간들이 있다고 한다. 그 공간은 집일 수도 있고, 직장일 수도, 학교일 수도, 시간일 수도 있다. 작가는 청소년 시기도 하나의 공간으로 파악한다. 그 안에 있는 것이 낯설고 힘겹고 공포스럽지만, 언젠가는 다른 공간을 찾아 떠나게 될, 잠시 머물렀다 지나가는 한 공간 말이다. 이에 작가는 이상한 공간이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저 존재할 뿐, 어떤 악의도 갖고 있지 않으며 어떤 공간도 누군가를 영원히 가둘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순간순간 소름이 돋게 하는 다섯 편의 이야기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자신의 공간을 힘겨워하는 우리 모두에게 '그래, 나만 힘들고 무서운 건 아니야. 이 시기는 지나갈거야'라는 적잖은 위안을 준다.
문학동네/방미진/220쪽/9500원
2006년 『금이 간 거울』로 어린이의 내밀한 속마음과 두려움을 쩌릿한 긴장과 공포로 풀어낸 작가 방미진이 이번엔 주변의 상황과 사람들이 두렵기만 한 청소년의 내면을 이야기한다.
청소년기를 지나는 십대들은 자기가 왜 힘든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할 때가 많다. 작은 일에도 쉽게 깔깔거리는 그들이지만 혼자 있을 때면 지금의 시간을 영원히 끝나지 않을 길고 어두운 터널로만 느끼곤 하는 외로운 존재들이다. 『손톱이 자라날 때』는 자신에 대한 질문과 의심 또는 과도한 자존감으로 자신과 타인에게 쉬이 상처를 내고 마는 청소년을 작가 특유의 '강렬하고 음습한 이미지'의 언어로 독특하게 그려낸다.
방미진은 십대의 불안한 자의식이 불러일으키는 공포를 다섯 편의 이야기로 날카롭게 드려낸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손톱을 기르기도 하고(「손톱이 자라날 때」),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타인을 완벽히 흉내 내기도 한다(「난 네가 되고」). 이런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모두 특정한 공간에서 고통 받는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은 교실에서, 집에서, 학교에서 자신이 융화될 수 없는 상황에 둘러싸여 고통 받는다.
방미진은 '작가의 말'에서 세상에는 이상한 공간들이 있다고 한다. 그 공간은 집일 수도 있고, 직장일 수도, 학교일 수도, 시간일 수도 있다. 작가는 청소년 시기도 하나의 공간으로 파악한다. 그 안에 있는 것이 낯설고 힘겹고 공포스럽지만, 언젠가는 다른 공간을 찾아 떠나게 될, 잠시 머물렀다 지나가는 한 공간 말이다. 이에 작가는 이상한 공간이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저 존재할 뿐, 어떤 악의도 갖고 있지 않으며 어떤 공간도 누군가를 영원히 가둘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순간순간 소름이 돋게 하는 다섯 편의 이야기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자신의 공간을 힘겨워하는 우리 모두에게 '그래, 나만 힘들고 무서운 건 아니야. 이 시기는 지나갈거야'라는 적잖은 위안을 준다.
문학동네/방미진/220쪽/9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