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채권금리가 사흘만에 다시 상승했다.
주변여건은 매도를 말하고 있지만 수급을 바탕으로 견조한 장세가 지속된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의 물가상승 압력 발언 등 금리인상에 대한 시그널링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참가자들은 이미 포지션을 비워 더 팔게 없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장이 밀린다 싶으면 어김없이 매수가 나와 이를 만회했다.
특히, 현물에서는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수와 풍부한 자금에 기댄 사자가 유입됐다.
장중 WGBI관련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잠시 흔들림이 이어지기도 했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적극성이 예전만 못하다"며 "사실상 애를 쓸 이유가 없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국채선물에 대해 대량 순매도를 보였다. 증권사는 넓어진 저평과 수급에 대한 기대로 외인의 매도물량을 다 받아냈다.
다만 3일째 이어진 외국인의 매도우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경험을 돌이켜 봤을 때 외국인이 롤오버 이후 포지션을 급격히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8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3.72%로 전날보다 2bp 올랐다고 최종고시했다. 국고채 5년물 역시 2bp 오른 4.41%에 고시됐다. 국고 10년물은 4.91%로 1bp 올랐다.
통안 1년물과 2년물은 전날 종가수준인 2.11%와 3.01%에 고시되는 등 상대적으로 강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3년만기 국채선물 9월물은 110.69로 전날보다 3틱 하락했다.
외국인들은 8384계약을 순매도하며 시세하락을 주도했다.
하지마 증권이 8416계약을 순매수하는 등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받아내며 시세를 보전했다. 은행도 막판 매수에 올라타 2110계약을 순매수한 채 장을 마쳤다.
이날 시장은 전반적으로 약보합권 횡보양상을 보였다.
전날 미국채 금리가 하락한데 대한 기대감이 엿보였지만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의 '하반기 물가상승압력 강화'발언이 심리를 냉각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은 견조했다.
외국인의 원화채권매수가 지속됐고, 이에 대한 믿음이 국내기관들의 매수로 이어졌다.
장중 WGBI편입에 대한 논란이 다시금 불거졌다. 시장참가자들은 여전히 뉴스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지만 영향력은 제한됐다.
국채선물의 경우 외국인의 순매도와 증권의 순매수가 대립되는 양상이었다. 외국인들이 3일 연속 순매도를 보인 점은 사상최대의 순매수포지션 청산을 시작한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했다.
증권은 30틱 중반의 저평 및 수급에 대한 기대로 순매수를 보였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또 스왑 3년을 페이하고 선물을 매수하는 포지션이 있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차가 안되서 현물매도가 안되니까 스왑과 연계해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한편, 시장참가자들은 금리가 상승하는 게 자연스러운 상황인데도 금리가 견조히 버티는데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다.
결론은 매파적인 금통위를 대비해 포지션을 너무 가볍게 했다는 것. 밀리면 사야겠다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보니 장이 조금만 약해져도 현물로 매수가 들어오는 상황이다.
아울러 외국인의 매수가 당연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점이 수급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지루한 장세였다"고 운을 뗐다.
외국인의 순매도와 증권의 순매도가 대립을 이룬 가운데 현물만 소폭 밀리고 저평이 좀 줄어드는 정도 였다는 평가다.
그는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좀 줄였는데 여전히 많다"며 "전체적으로 수급이 나쁘지 않다보니 이에 기댄 매수가 있는 듯하다"고 관측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재료는 숏인데 금리가 안오르고 시장참가자들도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금통위를 대비해 포지션을 많이 비우면서 밀리면 사겠다고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인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이 관건인데 롤오버 이후 숏을 하고 있다"며 "그들이 과거의 경험처럼 매수를 꺾을 경우 갑자기 숏장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유진투자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은행의 국채선물매도를 증권이 다 받아준 듯하다"며 "은행은 막판 스펙성 매수에 나선 것 같은데 주말사이에 경제지표가 없다 보니 포지션을 넘긴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