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로이터의 칼럼니스트 닐 언맥의 개인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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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핌 장도선 특파원] 아일랜드 부채 위기가 다른 유로존 국가로 전염될 수 있다는 걱정스러운 조짐들이 보인다. 스페인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유로화 도입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2010년 최고치로 올랐고 국채에 붙는 프리미엄인 CDS(신용디폴트스왑)도 치솟고 있다.
아일랜드에 대한 자금지원과 관련, 유럽연합과 IMF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 전반의 안정을 되찾는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이라고 할 수도 있다.
지난 5월 출범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는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고 이론상 스페인도 구제할 수 있다. 하지만 EFSF는 지금 상황에 맞춰 디자인됐기 때문에 그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자금이 고갈될 것이다. 시장은 지금 유럽이 위기가 확산될 경우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놓고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이해할 만한 일이다.
위기가 심화되는데도 ECB는 제한적 지원만 제공하고 있다. ECB의 이브 메르쉬 이사는 24일(현지시간) EFSF는 주권국가에 대한 구제금융을 담당하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비상 조치"를 취할 필요는 적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ECB가 은행업계 지원을 위한 특별 유동성의 점진적 제거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그렇다면 무슨 위기가 발생한다는 말인가? ECB가 상황을 안정시킬 권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ECB가 이 같은 순수한 접근방식을 고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제일 먼저 ECB는 은행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다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앞에 언급한 출구 조치로부터의 유턴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방법이 제일 먼저 사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직접적인 국채 매입을 통해 주권국가 국채 스프레드를 축소하려는 시도는 정말로 급진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할 경우 최소한 스페인이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시장에 보여줄 시간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악셀 베버 분데스방크 총재와 같은 ECB의 매파들로부터 큰 반발을 초래할 것이다.
하지만 ECB는 지난 5월 EFSF 창설에 맞춰 국채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이미 국채매입을 시작했다. 국채매입은 이후 줄어들었지만 최근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ECB의 국채 매입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과 같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의 국채에 한정돼 있다.
문제는 ECB가 주권국가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 스페인 국채를 빨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만일 ECB가 스페인국채를 상당 규모, 확신을 갖고 매입한다면 투자자들을 다시 국채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페인 국채 시장을 지지하려면 많은 양의 국채 매입이 필요하다. 스페인은 내년에 950억유로, 2012년에는 1010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ECB는 이렇게 막대한 규모의 금전적 모험을 싫어한다. ECB가 스페인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한다면 투자자들에게 스페인이 정말로 큰 어려움에 빠졌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게다가 현실적인 장애물도 존재한다. ECB는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줄이기 위해 은행업계로부터 과도한 유동성을 제거해야 한다. 대규모 국채 매입은 위험할 수 있다.
ECB가 개입해야할 정도로 아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폭풍우는 지나갈 수 있다. 그러나 부채위기가 확산된다면 ECB는 원칙보다는 실용성을 택해야 할 수도 있다.
[Reuters/Newspim] 장도선기자 (jds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