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기자] 식량 물가 압력이 크게 높아지면서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물가 억제 조치들이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행정지도로는 단기적인 효력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에 추가 긴축조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보다 5.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CPI 상승률은 지난 10월의 25개월 최고치인 4.4%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당초 경제전문가들의 예상(+4.7%)보다도 강한 것이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6.1%나 상승했는데, 이 역시 전문가 예상치(+5.2%)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CPI는 월간으로 1.1%, PPI는 월간 1.4% 각각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국가통계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11월 물가 상승 압력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한 것을 넘어서는 수치"라고 평가하고 "부분적으로는 식량 물가가 크게 높아진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주거비 부담도 상승했다"는 점을 적시했으나 "곡물 가격은 정부당국의 조치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 CPI 지표 발표는 당초 13일로 예정된 것이었으나 앞당겨 발표됐는데, 이 지표 발표에 앞선 지난 10일 런민은행(PBoC)는 지급준비율을 50bp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국가통계국은 "중앙은행의 지준율 인상과는 무관한 것"이라며 "앞으로 매달 11일에 더 많은 거시지표를 발표하고 이에 대해 브리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11월에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 폭 중에서 식량물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4%에 달하며, 주택관련 기여도는 18% 수준을 보였다. 나아가 인플레이션 수입 효과와 투기도 물가 상승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통계국은 "정부가 실시한 물가 안정 조치들은 완전한 효과를 보이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물가를 기본적으로 안정적이도록 유지할 수 있을 것이며 12월과 그 이후에는 물가가 훨씬 더 양호한 여건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12월 물가에 대해서는 "기저효과는 12월이면 끝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2010년 한 해 전채로 보면 중국 CPI 상승률은 정부의 안정 목표치인 3%를 약간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이 목표치는 가이드라인이며 물가는 여전히 통제 목표 범위 내에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국가통계국은 예상했다.
또한 국가통계국 관계자는 "지방정부들이 중앙정부의 물가 통제 조치들을 반드시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11월 중국 CPI의 구성 부문을 보면 도시물가가 4.9%, 농촌지역 물가가 5.6% 각각 전년대비로 상승했다. 식량물가가 11.7%나 급등한 가운데 비식량물가는 1.9% 증가하는데 그쳤다. 주거비는 5.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전문가들은 중국 물가 압력이 11월에 고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최소한 내년 초반까지 당분간 4%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당국의 물가 통제 정책은 당장은 효과가 있겠지만 이 조치의 효력이 떨어지면 물가 압력은 다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추가적인 긴축이 필요하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
런민은행이 조만간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빠르면 이번 주말 지준율 인상에 이어 다음 주 정도엔 금리인상도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에 중국 산업생산은 지난해보다 13.3% 늘어난 역시 10월의 13.1%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역시 당초 예상치(+13.0%)를 약간 웃도는 것이다.
11월에 중국 소매판매는 18.7% 늘어났으며, 1월부터 11월 사이 기간 동안 도시 고정자산투자는 전년동기보다 2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기대치를 약간 하회했으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예상보다 강한 수치다. 경제전문가들은 소매판매가 18.8%, 도시고정자산투자가 24.3% 각각 늘어날 것으로 보았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