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효과와 유로존 경제국들의 소버린 위기, 그리고 일본의 디플레이션 위험 등 환율에 큰 변수가 될만한 경 제 문제들이 산재되어 있어 외환시장의 긴장감은 내년에도 여전 히 고조될 전망이다.
G2로 이야기되는 미국과 중국의 환율 공방을 비롯해 유로화 와 엔화 등 외환시장에 제 2라운드의 환율전쟁이 시작될지 귀추 가 주목되고 있다.
◆ 변동성 지속. 공은 프랑스 'G20'으로
올 한해 외환시장에 지속된 변동성은 내년에도 더욱 극심해질 전망이다.
경기 부양을 위한 미국 연준의 6,000억달러 규모의 2차 양적 완 화와 뒤이은 일본의 추가 양적 완화, 그리고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경제국들의 이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며 환율 갈등을 봉합하 기가 어려웠다.
환율 갈등은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이어지며 미국 달러화와 위 안화, 엔화와 유로화의 갭은 큰 변동성을 보였다.
G20 서울 정상회담에서 환율 문제와 관련해 '시장결정적 환율제 도'와 '경상수지 흑자국들의 환율 유연성 확대'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주최국인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 환율이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면서 G20 합의가 무색해지기도 했다.
이에 2011년에도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으며 무역 마찰 역시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해소되지 않은 세계 경제 불균 형과 슈퍼 차이나의 위력 증대, 글로벌 유동성 증가 등이 무역마 찰 심화의 배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내년 상반기 환율 갈등 대책을 내놓기로 한 프랑스 주요 20 개국(G20)회의에 무게감이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美-中 환율갈등, 中 쉽게 승복할까
2011년 제 2차 환율 전쟁의 중심에는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미국 과 중국의 갈등이 놓여있다.
중국은 여전히 환율전쟁의 근원으로 지목된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의 최대 수혜자인 만큼 국제 통화시스 템의 균형을 위해 가시적인 양보, 즉 위안화 평가절상이 불가피 한 실정이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이후 미·중간 마찰에서 볼 수 있듯 인위적인 압력 등의 비시장적 수단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시 장 메커니즘을 통한 글로벌 불균형 해결책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 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연준은 경기 부양이란 가시적 목표를 내세워 국 채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2차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 약세를 이끌어냈다.
이에 중국 역시 쉽사리 위안화를 절상하는 '손해'를 보진 않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2011년에 '신중한(prudent)'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중앙공장회의에서도 위안화에 대해 "안정적이며 적정한, 또 균형있는 환율 수준을 유지할 것" 이라며 "금융시스템의 유동성을 잘 제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민은행(PBOC)은 지난 6월 위안화 환율 유연성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올 들어 절상률은 2% 초반에 그쳤다. 이는 2005~ 2008년 한해당 평균 7%씩 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현재 위안화 환율은 2011년에 달러 대비 3~5% 수준으로 절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하이 증권보 역시 20일자 전망기사를 통해 위안화가 내년도 들어 달러화나 유로화 등 주요 통화 대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 역시 이같은 중국 외환당국의 실질 반영률을 고려해 내년도 달러/위안이 1/4분기에 6.5위안 수준에 머물다 연말로 갈수록 6.3위안 수준에 머무를 것 으로 내다봤다.
내년 1월 중국 후진타오 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의 위안 화 절상압력이 다시 커질 것이란 예측을 반영한 결과다.
하지만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지 않게되면 환율과 글로벌 자금 흐름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만큼 중국이 얼마만큼의 절상을 용인할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유로화, 약세 지속. "소버린 리스크"
그리스와 아일랜드로 촉발된 연이은 유로존 소버린 위기에 유로 화는 올 하반기 들어 지속적인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 이같 은 위기가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주변 국가들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쳐지며 유로화에 가해지는 압력은 더욱 세지고 있다.
이에 21일 유로/달러는 유로존 경제 위기 우려가 지속되며 1.31 달러를 하회, 3주래 최저치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또한 유로/스 위스프랑 역시 1.2448프랑을 하회하며 사상 최저 수준으로 후퇴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보고서를 통해 아일랜드가 오는 201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성장을 3% 수준으로 회복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에 신용평가사들이 아일랜드의 신용 등급을 다섯 단계 강등한 것이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외환 전문가들 사이에선 내년에도 유로존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유로화 약세 역시 당연한 결과로 예측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유로안정화기구(ESM)' 도입에 합의했지만 실제 유로화를 구제할 만한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어 별 다른 구제책이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렉스 닷 컴의 수석 전략가 브라이언 돌란은 "현재로서는 유로 의 저지선이 아래를 향하고 있다"며 "아마도 유로/달러는 보다 강력하게 1.30달러를 시험할 것이며 내년에도 이같은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IB기관들 역시 내년도 유로/달러가 1.30달러 부근에서 소폭 하회 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엔화, 주요 통화 대비 약세 전망
작년 말 비정상적인 오름세를 보이던 엔화는 올 한해 '슈퍼엔고' 로 현실화됐다. 미국의 미약한 경기 회복세와 중국의 긴축으로 안전자산인 엔화 에 대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은행(BOJ)는 지난 9월 6년만에 처음으로 2조엔 규모의 개입을 단행했으며 여전히 추가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도 엔화는 대부분 통화에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B기관들이 내다본 내년도 달러/엔은 83~87엔 수준.
글로벌 경기회복세와 각국 중앙은행들의 부양 조치가 위험 자산 의 수요를 증대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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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