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은행 인수자금 조달, 9부 능선 넘을 수 있을 듯
- 공정위의 경쟁제한성 심사…인수 최종 승인 지연될 수도
[뉴스핌=한기진 변명섭 기자] 하나금융지주의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외환은행 인수는 올해 첫 빅(Big) 인수합병(M&A) 성공작이 된다.
하나금융의 계획은 오는 3월까지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사들인 대가로 론스타에 총 4조 6888억원을 지불하고 금융당국의 인수승인까지 받는 것.
인수에 필요한 자금조달 성공 여부를 가늠할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곧 마무리 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인수 승인을 늦추고 있어 하나금융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 이번주 중 FI 윤곽, 지분 8~9%까지 투자 열어놔
하나금융 관계자는 19일 “외환은행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한 재무적 투자자 유치를 이르면 이번 주 중에 마무리 짓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예비후보자(쇼트리스트)에 오른 증자 참여 투자자 중에서 최종 투자자를 확정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최대 1조 5000억원 한도로 보통주와 의무 전환우선주(의무적으로 보통주로 전환해야 하는 우선주) 발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투자 지분은 최대 8~9%까지 열어놨다. 최대주주가 골드만삭스에서 다른 투자자로 뒤바뀔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늦어도 2월 중에 이사회를 열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자금 4조 6888억원 중에서 2조 3000여억원을 하나은행의 배당 등 자회사에서 조달했다. 나머지 2조 4000억원은 주식과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17일 5200억원 어치 등 총 4차례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1조 5000억원을 확보했다.
◆ 인수 마침표 3월 넘길 수도
인수 자금 마련이 진척되는 것과 달리,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심사는 늦어질 가능성이 짙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쟁제한성’ 판단 여부를, 금융당국이 지켜보기로 하면서 하나금융이 제출한 외환은행에 대한 자회사편입 신청 심사를 늦추고 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은 상호 경쟁관계에 있어 공정거래법상 '수평적 기업결합'에 해당한다. 두 회사의 자산만 합해도 310조원을 넘어 국내 금융그룹 3위에 오른다. 이 때문에 공정위가 소비자금융 부문, 기업금융 부문, 외환업무 부문 등 구체적으로 세분화해 경쟁제한성을 판단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은 시장점유율을 많이 차지하고 있는 부문이 각각 달라 부문별로 경쟁제한성을 판단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경쟁제한성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쉽게 결론을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할 계획으로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의 인수승인 심사 결과가 3월말까지 끝나지 못할 가능성이 커져,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마침표는 다소 늦춰질 수도 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변명섭 기자 (bright07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