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금융시장이 위험투자와 안전투자의 두 가지 방향으로만 움직이고 있어 가치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주식과 채권이 정반대로 움직이고 주식과 달러화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들어 이같은 패턴투자 흐름은 잠시 무너지면서 정상 상황으로 복귀하는 듯했다.
하지만 중동사태와 일본의 방사능 누츨 위기 등으로 인해 다시 시장이 극단적인 흐름으로 변동하면서 가치주 투자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을 실망시키는 모습이다.
페이든앤라이젤의 짐 사르니 대표는 "시장이 하루하루의 이슈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장기적 트렌드가 없는 장세"라고 지적했다
많은 투자자들은 시장이 예측가능한 상황에 대해 반사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같은 원인은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증대하고 있다는 점과 연방준비제도의 유동성 공급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무라 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달러화와 증시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으나 올해들어 주춤하는 모습이다.
이론 상으로 달러화와 미국증시는 큰 관련성이 없다. 달러화 가치는 기업 수익에 영향을 주지만 미국 기업들의 건전성이나 경제 상황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달러화가 위험회피의 투자수단으로 부각되면서 달러화간 역의 상관관계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노무라의 아니시 아부왈라 통화전략가는 "당분간 리스크냐 아니냐의 양극화된 반응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비린이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이와 유사한 역의 상관관계는 지난해 여름 미국 증시와 10년물 국채간에도 나타났다.
당시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국채 매수로 몰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도 이같은 현상은 점차 심화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최고 수준의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펀더멘털에 기반한 투자는 여전히 투자 의사결정의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
ING투자관리의 매트 톰스 미국 채권투자부문 대표는 "우리의 투자 원칙은 여전히 상관관계에 입각한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며 "이같은 상관관계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증시와 국제유가 간의 상관관계는 지난해 이후 그다지 돋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두가지 모두 리스크 투자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 증시와 국제유가 간의 상관관계는 엇갈리고 있으며 오히려 역의 상관관계 쪽에 가까운 모습이다.
비린이 측의 분석에 따르면 그 이유는 투자자들이 국제유가가 상승할수록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일 때 투자자들은 이를 반긴다.
최근 몇년동안 투자자들은 예측하기 힘든 뉴스에 따라 변동하는 시장의 비이성적인 움직임에 허탈한 심정이었다.
투자자들이 채권이나 배당주에 자금을 묻어두는 것은 헤지펀드나 대형 기관들의 리스크 투자를 회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시장지수펀드(ETF)의 출현으로 인해 전체 업종이나 시장을 순간적으로 사고 팔 수 있게 되면서 상관관계도 증가하고 있다.
RNC젠터캐피탈의 댄 젠터 대표는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을 움직이는 힘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톰스 대표와 마찬가지로 금융시장에서 현재의 위기 국면이 지나가면 다시 가치투자의 흐름으로 바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트렌드는 펀더멘털보다는 상관관계의 확대 쪽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최근 몇년간 이뤄져 온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조셉 건나의 클라크 잉스트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양적완화의 중단은 리스크 투자냐 안전자산 투자냐의 이분법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