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기자]1분기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정유사들이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모처럼의 실적호조가 더없이 반갑지만, 고유가에 따른 정부의 압박과 소비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부담스러워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 4사의 올 1분기 실적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고유가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정제마진이 호황 수준까지 회복된 데다 파라자일렌(PX) 등 석유화학 제품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기록적인 실적을 예감케 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대지진 및 해일 피해, 원전사태 등에 따른 반사이익까지 점쳐지면서 향후 실적 전망도 매우 밝은 상황이다.
2009년 배럴당 4.4달러(아시아 복합정제마진 기준)까지 내려갔던 정제마진은 최근 호황의 기준이되는 배럴당 10달러 수준까지 증가했으며, 당분간 10달러 이상의 정제마진이 유지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 보고 있다.
또 정유사들이 주로 생산하는 PX 가격은 지난해 중반 t당 900달러 수준에서 일본 대지진 이후 1700달러 대로 급등했으며, 아직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각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을 7500~85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3578억원) 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올렸던 2008년 3분기(7330억원) 수준을 넘어설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작년 1분기 453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던 에쓰오일도 올 1분기에는 사상 최대인 6천억원 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HMC투자증권 조승연 애널리스트는 “정제마진 개선으로 정유사업에서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고, 일본 대지진 영향까지 겹치며 PX 등 화학사업 실적까지 매우 좋은 상황이다”며 “1분기 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기록적인 실적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지난 2008년의 호황을 재연하고 있는 정유사지만, 드러내 놓고 기뻐할 수 없는 것이 업계가 처한 상황이다.
정부가 고유가의 주범으로 정유사들을 몰아가고 있고, 소비자들도 연일 치솟는 기름값에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는 점은 고유가 상황을 이용해 제 배만 불린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뚜껑을 열어 봐야 정확한 실적을 알 수 있지만, 시황 등 전체적인 시장여건이 좋은 것은 맞다”며 “하지만,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사상 최대라는 말 자체를 쓰는 것조차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