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양적완화와 저금리 지속 입장 확인
*버냉키, "달러 강세가 미국과 세계 경제에 유익"
*엔화, S&P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으로 하락
[워싱턴=뉴스핌 장도선 특파원] 미국 달러가 27일(현지시간) 6개 주요 통화 바스켓에 대해 3년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의 예상대로 양적완화와 저금리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달러가 하락 압박을 받았다.
연준은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 성명을 통해 6000억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QE2) 프로그램을 당초 예정대로 마무리하고 0% 가까운 기준금리를 "장기간(extended period)"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장중 내내 약세를 이어가던 달러는 이날 벤 버냉키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이 열리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버냉키는 FOMC 성명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강한 달러가 미국과 세계 경제에 유익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연준의 출구전략 시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힌트를 제공하지 않았다.
클래러티 FX의 시니어 통화전략가 개럿 실베스터는 "FOMC 성명은 이전 것과 비교해 달라진 게 거의 없으며 버냉키는 (기자회견에서) 성명서 내용을 반복하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이날 73.284까지 하락, 3년 최저치를 경신한 뒤 뉴욕시간 오후 4시 22분 현재 0.7% 내린 73.321을 가리키고 있다.
이는 지난 1월의 고점에 비해 거의 10% 하락한 것이다. 많은 트레이더들은 달러지수가 궁극적으로는 2008년 7월 기록한 사상 최저치 70.698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유로는 2009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1.4791달러까지 상승, 1.48달러를 시험한 뒤 이 시간 0.94% 오른 1.4782달러에 호가되고 있다.
씨티FX의 G10 전략가 그레그 앤더슨은 "(유로존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달러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달러가 하락세에서 벗어나려면 연준의 입장이 대폭 강경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달러는 전반적 약세를 보인 상황에서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상승했다. 이 시간 달러/엔은 0.68% 오른 82.08엔을 가리키고 있다.
엔화는 신용평가기관 S&P가 이날 일본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하락 압박을 받았다. S&P는 일본 정부가 세금을 인상하지 않을 경우 가뜩이나 취약한 일본의 공공재정이 동일본 지진참사로 더욱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중앙은행이 미국 연준보다 더 장기간 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엔화 약세 원인으로 작용했다.
호주달러는 이날도 미국 달러에 상승, 이 시간 0.72% 오른 1.0870 US달러에 호가되고 있다. 이는 호주가 29년 전 변동환율을 도입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연준은 이날 기존의 양적완화 정책을 당초 예정대로 진행하고 초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연준은 26일과 27일 양일간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6000억달러 규모의 장기국채 매입프로그램을 당초 계획대로 6월 말까지 시행하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도 현 0~0.25% 수준을 장기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어 앞으로 경제 회복세와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 전망과 자금시장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며 필요한 경우 정책조치들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NewsPim]장도선 기자 (jds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