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권에서 '솔솔' 나오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자금을 확보해놔 '실탄'도 있다. 금융당국이 법원의 결정을 이유로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보류하기로해 맘을 달리 먹을 이유가 충분하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표명했다.
하지만 이들이 끝까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적다. KB금융의 막강한 자금력과 외환은행 인수가 불투명해진 하나금융의 사정을 감안한 판단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이미 지난 2월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 및 회사채 발행등으로 약 5조원 규모의 인수자금을 확보했다. 그렇지만 금융위가 사법적 절차가 마무리 될 때까지 연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상황이 난처해졌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무디스는 "만약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될 경우 하나금융은 인수자금으로 확보한 4조 90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주주들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새로운 인수 대상자를 찾을 수도 있고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들의 압력을 방어하기 위해 자사주를 사들여야 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제기된다.
무디스는 "만일 외환은행 인수 시기가 미뤄지면 론스타에 지불해야 할 비용이 더 많아진다는 점에서 하나금융의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금력 측면에서 KB금융도 배제하기 어렵다. 어윤대 회장은 국가브랜드 위원장을 지내던 당시 '세계 50위권 은행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또 "확실한 리딩뱅크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목표를 수차례 밝혀 왔다. KB금융이 우리금융을 차지할 경우 은행산업에선 절대적 '리딩뱅크'를 실현하게 된다.
다만 어 회장은 최근 "지금은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가할 생각이 없다"며 "현재까지는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얘기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KB금융 관계자 역시 "신한 등에 비해 증권, 생명보험 약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언제든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는 매물이 없다"며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분리매각을 하면 프리미엄을 줄 용의까지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들러리' 참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석동 위원장의 자신감은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전날 금융위원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한국형헤지펀드 도입방안과 향후 전망' 세미나에서 김 금융위원장은 "유효경쟁 정도가 아니라 과당경쟁을 우려할 정도"라며 매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산은지주의 한 관계자는 "산은만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반드시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KB금융도 지금은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M&A에 대한 열망을 여러 차례 내비췄다"며 "노조의 반발 등이 문제지만 우리금융과 결합하는 주체가 누구든 우리금융을 가져가면 은행산업에선 최대의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만큼 우리금융 입찰에 안 들어올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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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