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안나 기자] 유럽 지도자들이 그리스 채무재조정이 질서 있게 이루어지도록 합의할 경우 디폴트에 따른 부작용들을 막을 수 있다고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주장했다.
15일(현지시간) 한 투자 컨퍼런스에 참석 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라구람 라잔 전 IMF 이코노미스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전일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민간채권자들이 어떤 식으로 새 구제금융의 비용을 분담해야 할지에 대해 합의를 이루는 데 실패했다.
이에 대한 부담으로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국채수익률은 1999년 유로존 창설 이후 최고치로 급등했고, 무디스는 프랑스 주요은행 세 곳에 대해 그리스 국채에 대한 높은 익스포저를 이유로 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라잔 전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에 노출된 유럽 은행들의 경우 노출규모가 6개월 또는 1년 전보다 더 줄어든 만큼 그리스 디폴트와 채무재조정 비용은 은행권에서 흡수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리스에게 대대적인 민영화나 예산긴축을 실행할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채무재조정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채무재조정이 은행들이나 시장에서 대비하고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이에 따른 부작용들도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관련 논의에 실패해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라면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에게까지 영향이 있을 수 있고, 또 차후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더 복잡하게 돌아갈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