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기술력·경쟁력을 인정받다
[싱가포르=뉴스핌 최주은 기자]유럽에 K-POP열기가 뒤덮는 등 전세계가 한류(韓流)열풍에 흠뻑 빠졌다. 하지만 연예계 한류의 '원조'를 찾아보자면 단연 70년대 후반부터 세계 건설사의 한 획을 그은 국내 건설업계를 들 수 있다.
특히 '아시아 4龍'중 하나로 국민소득 면에서 세계 유수의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싱가포르는 이미 30년 가까이 '건설 한류'로 흠뻑 젖어있다. 그 건설한류의 주인공은 국내 고급 해외건축 1위의 건설사 쌍용건설이다.
쌍용건설은 지난 1980년 이후 싱가포르에 진출해 30년 동안 건축, 토목 공사를 병행하며 각종 사업을 진행해왔다. 때문에 정부 성향 및 기후 등의 특성을 파악해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쌍용건설만의 노하우로 축적해오고 있다.
쌍용건설은 2008년 마리나해안고속도로 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이듬해 도심지하철 2단계 사업을 수주했다. 또 우리나라 업체와 수주를 앞두고 열띤 경쟁을 펼치기도 하는 등 싱가포르에서의 사업은 꾸준하고 다채롭게 진행하고 있다. 진출 이래 최근까지 총 36건, 약 5조1000억원의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싱가포르는 비교적 금전 리스크가 적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호하기도 한다. 싱가포르에는 국내 건설사의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대형사인 현대건설, 삼성건설이 진출해 있으며 대림산업, GS건설, SK건설도 최근 싱가포르 토목 및 플랜트 사업에 발을 담그는 추세다.
하지만 마리나 베이와 같은 매립지의 경우 지반이 연악해 공사가 까다롭다. 따라서 현지에 사전 스터디가 없었던 업체들은 입찰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실정이다.
쌍용건설 싱가포르 도심지하철 2단계 사업 김남현 현장소장은 “뛰어난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현지 사정에 맞게 시공하는 융통성 또한 필요하다”며 “기술력과 현지사정에 맞는 적절한 융통성 발휘가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쌍용건설만의 노하우”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러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싱가포르에서의 사업을 안정적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쌍용건설은 신시장 개척을 위해 사우디, 쿠웨이트, UAE 등 중동지역과 적도 기니 등 아프리카, 괌 등 초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증대하고 있는 지역을 적극 공략하고 기존 진출 시장에서도 꾸준히 영업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 급성장하고 있는 BIM, LEED, 저탄소, 수처리 환경사업 등을 포함하는 그린 컨스트럭션(Green Construction) 분야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외부(좌)와 내부 모습(우)
싱가포르 남부지역 매립지인 마리나 베이에 들어선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Marina Bay Sands Hotel)은 현재 독보적 랜드마크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싱가포르 대표 상징인 머라이언상과 시너지 효과를 통해 핫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0년 6월 오픈식을 거행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세련된 모습과 다양한 미술품 등의 볼거리로 호텔을 찾는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시공 당시 싱가포르 국민들이 중시하는 풍수지리를 건물에 고스란히 담아 지역 주민들의 정서를 반영했다. 뿐만 아니라 호텔 외·내부에 비치된 장식 대부분은 예술작품이며 외벽에 빛 전도율을 고려한 네트칸(Ned Kahn) 작품 윈드 아보(Wind Arbor) 를 적용하는 등 실용성에 만전을 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두 장의 카드가 맞대어진 모양의 건물은 기울기가 52도에 달해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됐다. 쌍용건설은 세계 최초 포스트 텐션(Post-Tension)과 특수 가설 구조물(Temporary Bracing) 설치 공법 등을 사용해 피사의 사탑보다 약 10배 기울어진 호텔의 디자인을 완벽하게 시공해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단연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스카이 파크 시공을 위해 쌍용건설은 길이 38~75m, 무게 200~700톤의 철골 구조물 총 7700톤을 지상에서 조립해 200m 위로 끌어 올리는 유압 잭을 이용한 해비 리프팅(Heavy Lifting) 공법을 사용했다.
또 기울어지고 갈라진 하층부 건물에 전해지는 약 6만 톤에 달하는 스카이파크의 막대한 하중은 트랜스퍼 크러스(Transfer Truss) 공법을 통해 해결하는 등 뛰어난 기술력을 담아냈다.
호텔을 찾은 한 외국인 관광객은 “싱가포르 해변과 도심이 어우러진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싱가포르의 단연 으뜸”이라며 “바다와의 조화가 잘 이뤄진 아름다운 건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건물과 해변과의 조화, 놀라운 기술력, 야경이 아름다운 호텔 등의 갖가지 수식어로 MBS 호텔은 한동안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핫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 마리나 해안고속도로…1㎞구간 공사비, 8200억원 ▲쌍용건설 마리나 해안고속도로 482공구 현장
이 공사는 2008년 11월 쌍용건설이 수주한 마리나 해안고속도로로 공사 난이도가 높아 고부가가치 토목 공사로 알려져 있다. 쌍용건설은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 482공구를 미화 6억 2700만 달러(한화 약 8200억원/환율 1300원 기준)에 단독 수주했다. 이 공사는 국내 건설사가 2008년 수주한 해외 토목공사 중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1m당 공사비는 약 8억 2000만원으로 국내 최고인 성남판교지구 8차선 지하도로의 1m 당 공사비 7 20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10배 이상 비싼 금액이다. 이처럼 공사비가 비싼 이유는 불안정한 매립지 지하에 최고 난이도의 각종 최첨단 공법을 사용하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즉 기술력 값인 셈이다.
이 구간은 연약한 지반에 지하철 연결구조물, 추가로 건설될 도로와의 접속 구조물 등을 미리 시공해야 하는 고난이도 구간이다. 때문에 콘크리트 50만㎥와 철근 7500톤 등 3000여 가구를 건축하는데 드는 물량이 요구되는 대규모 토목 프로젝드다.
실제로 이 고속도로에는 연약지반을 보강하기 위해 직경 2m 파일 (Drilled shafts, 현장타설 말뚝)이 무려 1300여 개가 설치됐다. 이후 구조물 공사를 위해 지표면 15m 아래에 시멘트를 고압 분사해서 약 9만㎡(45m ×2,000m) 넓이, 5~10m 깊이의 견고한 구조체를 만드는 DCM(Deep Cement Mixing) 공법과 JGP(Jet Grouting Pile)공법이 적용된다. 또 고속도로 아래로 지하철이 교차 개통될 예정이어서 도로 시공과 함께 4~5m 아래에 약 300m 길이의 박스형 터널 구조체를 미리 건설해야 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경쟁사가 최저가를 제출했지만 기술 평가를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가격 보다는 기술력이 우선시된 고부가가치 프로젝트였다”며 “특히 싱가포르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미화 400억불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발주를 계획하고 있어 활발한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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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