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유럽연합(EU)이 수익성이 높은 시장들과의 쌍무무역협정에서 미국과 중국에 앞서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1일 발효된 EU와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한국과의 FTA협정이 발표됨에 따라 관세의 98.7%가 제거되고 고용성장이 힘을 받는 것은 물론 상호교역 규모도 이전의 두배 수준인 1200억유로로 급증할 전망이다.
EU통상담당 집행위원인 Karel De Gucht는 "한국과의 FTA협정은 EU가 이제까지 체결한 무역협정가운데 가장 야심적인 것으로 향후 아시아와의 교역관계를 변화시키는 게임체인저(game-changer)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협정으로 유럽 수출업체들은 와인에서 식품, 화학제품과 자동차에 대한 한국의 수입관세 축소로 FTA 발효 첫 1년간 8억500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관료주의적 장벽 제거와 투자보장 효과도 볼 수 있다.
EU-한국 FTA협정은 단계적으로 이행되기 때문에 완전한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EU는 잠재력이 높은 시장들과의 쌍무무역협정에 미국이나 중국과 인도보다 훨씬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향후 수년간 EU는 캐나다, 인도 및 동남아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희망하고 있다.
유럽은 미국, 브라질, 중국과 인도는 물론 세계무역기구(WTO) 미가입국인 러시아에 비해 자유무역협정을 추구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수출주력국들에게 5억명의 강력한 소비자들을 거느린 유럽은 놓칠 수 없는 교역 파트너다.
특히 일본은 한발 앞서 유럽과 FTA협정을 체결한 한국에게 유럽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에 EU와의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의 무역정책이 테크노크랫들로 구성된 위원회에 의해 운용되기 때문에 쌍무협정 체결에 있어 정치적 긴장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면 중국은 수출 횡포국이라는 오명과 인권문제로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값싼 제품들에 대한 우려로 중국과의 쌍무무역협정 협상을 꺼리는 형편이다.
그러나 중국은 자원부국인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비공식적인 일련의 거래를 통해 최소한 이 지역에서는 유럽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인도와 브라질은 무역정책이 정치적 영향을 강하게 받는데다 수입대체에 대한 선호성향이 강해 교역 자유화가 더딘 진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노조의 반발과 민주당내 분열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의회비준이 늦어지고 있다.
유럽의회의 국제무역위원회 회장 바이탈 모레이라는 "요즈음 미국은 제대로 기능하는 무역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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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