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그리스 위기와 관련해 보다 적극적인 해법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금융시장이 점차 회복되고는 있지만 아직 안도하기에는 이르다는 경계감도 제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전문 사이트인 마켓워치는 시장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그리스 해법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은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최근 그리스 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유럽 재정안정기금(EFSF)의 증액 기대감에 점차 희석되고는 있지만 아직 세부 내용은 모호하고 불확실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은 유럽 주요 관료들이 EFSF의 증액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각국이 이번 사태의 중대성을 결국 인정했다는 신호로 풀이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RBS 캐피털 마켓츠의 데이비드 와트 수석 외환전략가는 "시장은 결국 합리적인 해법이 될 수 있는 실행안이 나와야만 한다는 점에서 잠재적으로 재앙이 될 수 있는 암울한 시나리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선호해 왔다"고 밝혔다.
여기에 유럽 주요 당국자들이 문제에 직면한 유럽 국가들이 발행하는 국채를 매입하기 위해 특수 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다만, EFSF 증액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 관료들은 이런 관측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대변인은 독일 정부가 EFSF 증액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EFSF의 확대안을 배제하고 있으며 이같은 시도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스페인의 엘레나 살가도 재무장관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금의 확대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주요 관료들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EFSF의 증액 기대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뉴욕 GFT 포렉스의 케시 라이언 연구원은 "유럽 국가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결국 시장이 이번 위기를 끝내기 위해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 대규모의 구제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실행안이 나올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모간 키건의 케빈 기디스 채권시장 담당 대표는 "유럽 각국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지만 이 가운데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질 방안이 몇이나 될지 의심스럽다"며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기대감은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